지역 건설업계와 대구시를 우롱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던 중앙 건설사가 백기를 들었다. 지역 업체에 '상화로 입체화 사업' 하도급 전체를 주기로 약속했던 코오롱글로벌㈜이 협약을 깨려다 지역 여론이 악화하자 원래 약속을 이행하기로 대구시와 전격 합의했다.
상화로 입체화 사업 발주자인 대구시는 30일 이 사업을 수주, 공사를 진행하는 코오롱글로벌과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 지역 업체에 사실상 100% 하도급을 주기로 해놓고 외지 업체를 끌어 들이는 상황이 전개돼 논란(매일신문 30일 1, 3면 보도)이 확산하자 해법을 모색하려고 마련한 자리였다.
이날 만남에서 대구시는 코오롱글로벌 측이 협약 원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지역 업체뿐 아니라 외지 업체까지 끼워 진행하던 '상화로 공사 종점·나들목 부근 개착부 공사 입찰' 과정을 취소하고 지역 업체만을 대상으로 다시 입찰 절차를 밟기로 했다는 것이다. 다음달 11일 입찰자를 결정하려던 일정도 없던 일이 됐다.
이에 따라 특수 공법을 도입, 지역에 경험 있는 업체가 없는 터널 본선 공사 외에 나머지 공사에는 지역 업체만 참여한다. 개착부(시점, 종점, 나들목) 토공업과 계측, 건축·기계·전기·조명 등 4월부터 2026년 10월까지 발주하는 826억원 규모의 공사다.
상화로 입체화 사업은 대구 달서구 유천동에서 상인동을 연결하는 총 연장 3.99㎞ 왕복 4차로 지하터널 공사. 추정 공사비만 3천228억원에 이른다. 2021년 코오롱글로벌이 사업을 수주하면서 지역 참여업체에 하도급 공사 금액의 90% 이상을 넘기겠다는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는 100% 하도급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8일 코오롱글로벌이 연 '상화로 공사 종점·나들목 부근 개착부 공사 입찰 설명회'에 지역 업체 2곳 외에 서울과 부산 업체 등 외지 업체 4곳이 참석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더구나 코오롱글로벌이 최저가 경쟁 방식을 제시, 지역 업계에선 협약 파기 수순을 밟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이날 만남 전 대구시는 코오롱글로벌 측에 협약 이행 방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홍 대구시 도시건설본부장은 "코오롱글로벌 측이 먼저 약속했고 대표이사가 서명한 만큼 지킬 방법도 스스로 찾아와야 한다고 했다. 상대가 우리 입장을 이해했다"며 "다음주 중 지역 업체들만 대상으로 응찰할 수 있게 한 뒤 입찰 절자를 다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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