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같은 결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마라맛으로 상쾌 통쾌".
20일 방송가에 따르면 용서 없는 독한 복수를 내세운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 이어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에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학교폭력 복수극인 '더 글로리'는 공개 첫 주 시청 시간 1억2천446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 부문 정상에 올랐고, 각종 범죄에 휘말린 억울한 피해자들의 복수를 대행해주는 '모범택시2'는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 16%를 기록하며 주말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더 글로리', '모범택시2'에 앞서도 복수극은 통쾌한 쾌감을 선사하며 인기를 끄는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종영한 '법쩐'은 법과 돈을 쥔 카르텔에 희생당한 이들이 똑같이 법과 돈으로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를, 지난해 최고 히트작인 '재벌집 막내아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죽임을 당한 대기업 비서가 과거로 회귀해 배후를 밝히는 과정을 그렸다.
이 밖에 마피아 변호사가 악당을 악당의 방식으로 잡는 '빈센조'(2021·tvN), 청년사업가의 반란을 담은 '이태원클라쓰'(2020·JTBC),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를 향한 처절한 응징을 담은 '부부의 세계(2020·JTBC) 등도 복수를 공통 키워드로 하고 있다.
복수극의 인기는 우리 사회가 각종 악행과 악인들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함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복수는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눈여겨볼 점은 과거에는 악행을 세상에 드러내고 악인들을 감옥에 보내는 사회 정의 구현으로 복수극의 마침표를 찍었다면, 최근 복수극은 법의 울타리를 넘어 가해자나 범죄자를 파멸로 끌고 가는 사적 복수를 내세운다는 것이다.
최향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더 글로리'나 '모범택시'의 공통점은 사회 정의 구현이 정부나 법에 따라 판결 나는 게 아니라 개인이 사적으로 직접 복수를 한다는 것"이라며 "쉽게 말해 나쁜 놈들은 내가 직접 잡는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우리 사회는 공정성, 사회 정의 구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굉장히 누적된 상태"라며 "공적인 영역에서 정의가 구현될 것이라는 믿음이 굉장히 옅어지다 보니 법으로 응징하는 것보다 개인이 나서서 복수를 해버리는 데 훨씬 쾌감을 느끼는 측면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복수극의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만 복수극이 쏟아져 나오면서 점점 세지는 표현 수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복수극은 복수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살인, 폭행,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들을 녹이는 경우가 많다.
'이브'(2022·tvN)는 한 여자가 인생을 걸고 사회 고위층을 끌어내리는 이야기를 그리면서 고문, 정사, 자해 등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으로 비판받았다. 원작 웹툰의 '돼지의 왕'(2022·티빙)은 학교폭력 피해자의 복수를 연쇄살인 사건으로 풀어내며 피 칠갑한 장면들을 내보내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등장하고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표현이나 메시지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저 분노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다 보면 '왜 복수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잘 안 보일 수 있다. 현상 자체를 보여주기보다는 그 안에 담겨있는 본질적인 의미들을 담아내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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