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틀 간격 3명 사망…공포의 포항 철강공단 삼거리

죽음의 도로 오명 이유는 진입 전 '기형적 도로 구조' 주원인
오천읍∼연일읍 직진 청신호 구간…실제론 왼쪽 꺾인 좌회전 가까워
포항시·경찰·도로교통공단 사고 대책마련 나서 "재발 방지에 최선"

31일 오후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에서 직진신호를 받은 차량들이 기형적 도로를 따라 좌회전 하듯이 커브를 돌고 있다. 배형욱 기자
31일 오후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에서 직진신호를 받은 차량들이 기형적 도로를 따라 좌회전 하듯이 커브를 돌고 있다. 배형욱 기자
31일 오후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에서 직진신호를 받은 차량들이 기형적 도로를 따라 좌회전하듯이 커브를 돌고 있다. 배형욱 기자
31일 오후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에서 직진신호를 받은 차량들이 기형적 도로를 따라 좌회전하듯이 커브를 돌고 있다. 배형욱 기자

경북 포항 철강공단 삼거리에서 이틀 간격을 두고 발생한 2건의 교통사고로 20대 남성 3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매일신문 30일 보도 등), 삼거리의 기형적 도로 구조가 이번 사고를 일으킨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1일 매일신문 취재결과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는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여럿 갖고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오천읍 문덕리에서 연일읍을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삼거리로, 해당 구간을 통과하는 신호는 직진을 뜻하는 '청신호'다.

하지만 신호만 이럴 뿐 실제 이 구간은 왼쪽으로 꺾여 있어 운전자가 체감하기에는 좌회전에 가깝다.

신호등에는 좌회전 화살표도 뜨는데, 이는 삼거리 통과 전 철강관리공단으로 진입하는 신호여서 운전자들이 직진과 좌회전을 헷갈릴 여지가 높다.

더욱이 이 구간 삼거리 진입에 앞서 약 1㎞가 직진 구간이다 보니 신호를 받기 위한 고속 주행이 빈번히 일어난다.

이런 탓에 속도를 낸 차량이 삼거리에서 직진신호를 보고 그대로 질주하다 꺾인 구간을 발견하고 급정거를 하거나 격하게 핸들을 꺾으며 휘청이는 일들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문덕에서 삼거리까지 1㎞ 간격으로 고정식과 이동식 과속단속기가 2대 설치돼 있지만 운전자들의 과속을 막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낮에도 위험한데 밤사이 초행길 또는 초보운전자가 이 길을 속도를 내서 달리면 위험은 더욱 커진다.

포항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 사고 차량 방향과 사고 지점. 네이버 지도 갈무리
포항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 사고 차량 방향과 사고 지점. 네이버 지도 갈무리

실제 지난 28일과 30일 새벽 이곳에서 옹벽 충돌 사망사고가 난 차량 2대는 모두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이 구간을 통과한 것으로 경찰에 조사됐다. 이들 사고로 숨진 운전자 등 3명의 나이는 20대 중반이며, 최근 차량을 구입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평소 이 도로를 다니는 운전자들은 이번 사고가 발생하자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운전자 김모(33) 씨는 "언제든 대형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도로였다"며 "기형적 구조와 과속을 유도하는 교통체계를 바로잡아 더는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 삼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8건(인명피해 3, 물적피해 5)으로, 올해는 벌써 2건의 사고에 3명이 숨졌다.

한편 포항시와 경찰,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도로 색깔 유도선 ▷과속단속장비 ▷사고지점 옹벽 방향 시선유도 시설물 등 각종 안전시설물 설치가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

색깔 유도선은 지난 30일 도로에 그려졌고, 과속단속장비는 31일 중 설치 계획이다.

포항시·경찰 관계자는 "도로교통공단에 도로 개선안을 의뢰한 상황"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31일 오후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에서 한 차량이 직진방향 신호를 받기 위해 속도를 내 달리고 있다. 배형욱 기자
31일 오후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삼거리에서 한 차량이 직진방향 신호를 받기 위해 속도를 내 달리고 있다. 배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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