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준표, 4년 전 이준석 "'나는 왜 정치하나' 아침마다 5번 복창" 발언 두고 "조롱"

페이스북 통해 이틀 연속 '개혁보수 타령' 비판
"이제 그만 해라. 보수는 정통 보수주의뿐"

올해 2월 12일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윤석열 대선 후보 선대본 상임고문이 거리 유세를 위해 대구 동성로를 찾았다. 매일신문DB
올해 2월 12일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윤석열 대선 후보 선대본 상임고문이 거리 유세를 위해 대구 동성로를 찾았다. 매일신문DB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페이스북 글에서 타깃으로 정해 연일 비판을 가하고 있는 '개혁보수'에 대한 지적을 3일 저녁에도 이어나갔다.

전날인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민주당과 합작해 끌어내린" "내부 분탕질로 탄핵 사태까지 간" "보수의 궤멸을 가져 온" 등의 표현으로 꼬집은 개혁보수에 대해 이틀 연속으로 SNS를 통해 비판한 것.

그러면서 4년 전 자신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에 썼던 글들도 소환했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에게 던졌던 제안 내지는 충고를 두고 "조롱이었다"고 표현하며 뒤늦게나마 감정을 드러낸 맥락도 엿보인다.

▶홍준표 시장은 3일 오후 8시 5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글을 올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2017년 3월 10일) 즈음~직후 시점 및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약 1년 후 보수 진영에서 갈라져 나와 창당(2018년 2월 13일)한 바른미래당을 가리키는듯 "궤멸된 보수 진영을 안고 악전고투하던 시절, 가장 내 마음을 아프게 하던 것은 우리를 버리고 떠난 탄핵파들의 조롱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매일 같이 조롱하면서"라며 "심지어 나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정치를 왜 하냐고 다섯 번 외치고 출근하라고까지 조롱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8년 당시 '전 바른미래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으로 수식되던 이준석 전 대표가 '전 자유한국당 대표'로 불리던 홍준표 시장에게 "아침마다 일어나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5번 복창해보길"이라고 한 제안 내지는 충고를 가리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2018년 7월 29일 오후 1시 46분쯤 작성. 빨간 네모 안이 홍준표 시장에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2018년 7월 29일 오후 1시 46분쯤 작성. 빨간 네모 안이 홍준표 시장에게 "아침마다 일어나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5번 복창해보길"이라고 한 부분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2018년 7월 28일 오후 11시 42분쯤 작성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2018년 7월 28일 오후 11시 42분쯤 작성

▶이준석 전 대표는 2018년 7월 29일 오후 1시 46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홍준표 시장이 전날인 28일 오후 11시 42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수일 전인 23일 발생한 故(고) 노회찬 정의당 국회의원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당시 홍준표 시장은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또다른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오죽 답답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일견 이해는 간다만, 그래도 자살은 생명에 대한 또다른 범죄이다.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의 자살은 그래서 더욱 잘못된 선택이다. 아울러 그러한 자살을 미화하는 잘못된 풍토도 이젠 고쳐져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는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형태로 죽음에 이른 것 때문에 홍준표 대표는 최근의 추모 분위기가 자살에 대한 미화라고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대중은 이 정치판에서 꼭 필요했던 사람이 사라진 것에 대해 추모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 때도 똑같은 현상을 봤으면서 또 저런 관점으로 바라봐야 될 이유가 있을까 모르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도, 아니면 나 이준석도 정치판에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사라질 상황이 된다면 그 빈자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게 정치를 하면 의미 있는 정치를 한 것"이라면서 당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서 물러난지(2018년 6월 14일 사퇴) 한달여 후 시점이던 홍준표 시장을 가리켜 "그렇지 못하다면 당 대표를 지내더라도, 어떤 유명세를 누리더라도 정치를 통해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일테니, 홍준표 대표도 이제 그 의미를 만드는 노력에 시간을 더 쏟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글 말미에서 홍준표 시장을 향해 "아침마다 일어나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5번 복창해보길"이라고 했던 것.

당시 홍준표 시장은 2017년 대선 패배에 이어 2018년 지선 패배 등 연이은 패배로 정치 인생 위기라는 평가도 받았고, 페이스북 설전을 벌인 당시에는 미국에 체류 중이라 정계 은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었다.

▶홍준표 시장은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를 탄핵의 강에 밀어 넣고 그렇게 매일같이 조롱 하더니, 총선이 다가오니, 탄핵의 강을 이제 건너자고 뻔뻔스럽게 말했다. 나는 그건 피해자가 할 말이지 가해자가 할말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있기에 그 뻔뻔스런 말에도 꾹 참았다"고 털어놓으면서 "가까스로 정권교체가 됐는데, 아직도 그들은 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와 연탄가스 정치를 한다. 출처 불명의 개혁보수 타령이나 하면서 지겹도록 달려 든다"고 지적했다.

'개혁보수 타령'이라는 표현은 홍준표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도 "개혁보수 타령 이제 그만 해라. 지겹다"며 비판에 활용한 바 있다.

이어 홍준표 시장은 "이제 그만 해라. 보수는 정통 보수주의뿐"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냉철하게 돌아보고, 늦었지만 반성부터 하거라"고 제안 내지는 충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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