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이재명·유승민·홍준표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대표)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단한 강심장을 가진 정치인이다. 사소한 혐의로 고소·고발되더라도 보통 사람은 밤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긴장되고 초조할 텐데 천하태평이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대장동·백현동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한 검경 수사가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해 조여 오는 각종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를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보복이자 정치 탄압 프레임으로 대응하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공범으로 공소장에 적시된 정진상을 아예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라는 방탄복을 입히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가 눈앞에 다가온 이 대표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공개적인 우려나 비판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 당이 일사불란하게 이 대표 방어에 나선 형국이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지만 직무 정지 여부를 당무위가 결정하도록 해, 이 대표의 직무가 정지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인 김어준이 "(이 대표는)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사법 리스크 이후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해 눈길을 끈다.

중국 공산당이나 북한 노동당처럼 한목소리만 내는 정당은 정상적인 민주국가의 '공당'이라고 할 수 없다.

단일 대오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 징계와 비대위 체제를 둘러싼 내홍이 숙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 중진인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연일 공격하고 나서 눈총을 받고 있다. 그는 비속어 논란 초기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며 야당의 주장에 동조한 데 이어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고 (윤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침묵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며 유 전 의원의 처신을 '나무랐다'. 이 대표와 홍 대구시장, 유 전 의원, 그리고 구원투수 주호영 원내대표 등은 모두 TK 출신 중진 정치인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들의 행보가 'TK 정치권'의 현주소를 잘 드러내주는 것 같다.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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