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공포 '패닉 셀링'…하루 새 시총 71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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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코스피 3%·코스닥 5% 급락…엘앤에프 등 2차전지株 타격

26일 코스피가 3% 넘게 폭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92.3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2년 3개월여만이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코스피가 3% 넘게 폭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92.3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2년 3개월여만이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검은 월요일'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후폭풍이 국내에도 불어닥치면서 증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코스피 연저점 경신, 코스닥 700선 붕괴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2%(69.06p) 급락한 2,220.94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는 지난 2020년 7월 27일 2,217.86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 낙폭은 지난 6월 13일(-3.52%)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컸다. 지수는 전장보다 1.28%(29.20p) 내린 2,260.80에 개장한 뒤 초반부터 빠르게 떨어졌다. 장중에는 2,215.36까지 밀리며 장중 기준 2020년 7월 27일(2,203.4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은 2천45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3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2천8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오후 들어서도 증시 급락세에 매도 폭을 키우며 코스피·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4천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패닉 셀링'(공포에 의한 투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1.10%)와 SK하이닉스(-1.20%)가 나란히 1%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건설업(-5.68%)과 기계(-5.62%), 비금속광물(-5.18%), 운수·창고(-4.45%) 등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내린 종목 수는 891개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오른 종목 수는 불과 34개였다.

코스닥지수는 26일 전장보다 5.07%(36.99p) 급락한 692.37에 마감하며 7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가 7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 15일(693.15)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1.34%(9.76p) 내린 719.60에 출발했다. 개인이 1천903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229억원, 839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8.70%)과 엘앤에프(-8.15%), 천보(-6.09%) 등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했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 시가총액은 54조4천억원, 코스닥 시총은 16조6천억원 감소해 도합 시총 71조원이 증발했다.

◆코스피 바닥 어디까지…"1,920 갈 수도"

이날 국내 증시 급락은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미국과 유럽발 악재가 시장을 짓누를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차례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며 경기 침체 공포가 드리웠고,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와 이탈리아 극우 정권 출범 등 유럽발 악재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투자자 관심은 코스피 바닥이 어디인가에 쏠린다.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내년에 1,92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5~10% 줄면 코스피가 1,9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늘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며 "내년 실적이 줄어들며 경제적 고통이 예상되는 상황이면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이번 하락 국면에서 코스피가 2,000선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전 세계 경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역성장을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침체 가시화에 따라 이번 하락추세에서 코스피 바닥을 2,050선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이 안 온다면 코스피가 2,200선에서 버틸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현실화하고, 이후 신용·은행·국가 재정 위험 연쇄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행되는 게 아니라면 잠재 조정 압력은 코스피 2,200선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해 금리와 환율이 급등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가 저점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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