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빨리 죽어" 가장 노릇 제대로 못한 대가 이렇게 클 줄이야…고통스러운 쪽방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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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찮은 벌이에 지쳐 어머니 돌보러 내려왔다가 가족과 연락두절
등돌린 자녀들…아내와 이혼 협의 안 돼 기초생활수급 자격 없어
고혈압·백내장 진단에 치아도 모두 빠져 통증 심각한 상황

유호준(76·가명) 씨가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기고 간 80년된 쪽방 마당에 앉아있다. 김세연 기자
유호준(76·가명) 씨가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기고 간 80년된 쪽방 마당에 앉아있다. 김세연 기자

"애들한테 폐 끼치지 말고 빨리 죽어"

막내아들의 결혼식 날, 수화기 너머로 아내의 말이 비수가 돼 유호준(76·가명) 씨의 가슴에 꽂힌다. 아내의 매정한 태도에도 유 씨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아들에게는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유 씨는 수화기를 든 손을 떨군다. 유 씨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기고 간 쪽방 마루에 아무렇게나 걸터앉아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아내와 자녀들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뿐. 유 씨는 이대로 자신과 영영 연을 끊는 게 가족을 위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해고 후 경제난 극복 못해

경북 구미에서 태어난 유 씨는 서울과 만주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6·25전쟁 이후 대구에 정착했으나 유 씨는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며 힘겹게 살았다. 성인이 된 유 씨는 3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상경했고, 한 공장에 취업해 숙소에서 먹고 자며 일했다. 28살 때는 서울의 페인트 회사로 이직했다. 일만 하던 유 씨에게 회사 동료는 어느 날 아내 한지선(71·가명) 씨를 소개해줬다. 어렵게 자란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가까워졌고 1년 후 두 사람은 결혼했다. 자녀 3명과 함께 다섯 가족은 어려운 형편에서도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유 씨가 49살 당시 회사는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해왔다. 직장을 잃은 유 씨는 이후 가구 운반, 택시 기사 등 갖은 일을 했지만 벌이는 변변치 않았다. 유 씨는 아이들과 제대로 된 추억 하나 없는데 가장 노릇도 못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점점 지쳐갔다. 갑자기 서울이 낯설게 느껴지며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유 씨는 어머니가 계신 대구로 귀향을 결정했고, 가족들도 대구에서 일만 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말리지 않았다.

유 씨는 성서공단의 한 섬유회사에 취업했지만 버는 돈은 한 달에 80만원이 고작이었다. 아픈 어머니를 돌보고 나면 가족들에게 보낼 수 있는 돈은 40만원이 전부였다. 그러는 사이 가족들과의 골은 점점 깊어져 갔다. 가세는 점점 기울어 가는데 곁에 없는 유 씨에 대해 자녀들과 아내는 등을 돌렸다. 대구에 온 지 12년,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아내는 유 씨와 연락을 완전히 끊었다. 자녀들조차 연락을 피하며 유 씨의 곁에는 더 이상 아무도 남지 않았다.

◆기초생활수급도 못 받는데 건강 악화에 열악한 거주지

유 씨에게 남은 건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기고 간 80년도 더 된 쪽방뿐이다. 흙으로 지어진 집은 점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방의 천장은 내려앉아 비가 오면 누수가 되는 탓에 비닐로 덮어놓은 상태고 겨울에는 연탄을 때도 추위를 막을 수가 없다. 유 씨는 벌써 올겨울을 걱정하며 견뎌내야 하는 데 자신이 없고 겁이 난다. 가전·가구는 버려진 용품을 주어 사용하는 탓에 정상적인 물건은 하나도 없다.

유 씨는 만성 고혈압에 백내장 진단까지 받았다. 치아도 모두 빠져버려 통증이 심각한 상황에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통해 간에 혹도 발견됐다. 하지만 치료는 엄두도 나지 않는다. 고혈압 약도 아까워 꾸준히 복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 유 씨의 한 달 소득은 노령연금 29만6천원이 전부다. 아내와의 이혼이 진행되지 않은 탓에 재산 기초생활수급 자격도 취득하지 못했다. 아내에게 이혼 요청을 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시 일을 시작해보려 해도 건강 악화와 나이 문제로 그마저도 쉽지 않다. 유 씨는 하루 두 끼 중 한 끼는 라면으로 때우며 하루를 버틴다.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이 남아 있으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는 가족들도 자신도 서로를 미워하지 말고 잘 살았으면 한다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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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내와 중매결혼 후 같은 장애 가진 아들 돌보느라 일자리도 잃은 이상호 씨에 1,983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발달장애 아내와 아들 돌보느라 일자리도 잃고 폐지 주워 생계유지 하는 이상호(매일신문 9월 6일 자 10면) 씨에 1천983만8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조영훈 2만원 ▷김강현 1만1천원 ▷이운대 1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뇌성마비아이 출산 후 남편 교통사고로 죽고 시어머니 폭력에 사기까지 겪은 최세희 씨에 2,350만원 성금

교통사고 후 뇌성마비아이 출산하고, 남편 사망후 시어머니에게 폭력에 도망쳐 사업은 사기당하고 홀로 아이 돌보는 최세희 (매일신문 9월 13일 자 10면) 씨에 54개 단체, 232명의 독자가 2천350만2천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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