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경제] 오픈런 부르는 '제2의 통큰치킨'…3만 치킨 시대에 만원도 안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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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부담 소비자 공략하는 가성비 치킨…대형마트 3사 연이어 출시
매입가 낮추고 직접 조리…비용 절감 비결
집객 유도 '미끼 상품' 지적도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는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통 치킨이 판매되고 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에서도 오는 11일 부터 한통치킨 가격을 44%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연합뉴스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는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통 치킨이 판매되고 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에서도 오는 11일 부터 한통치킨 가격을 44%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연합뉴스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서 두 아들을 키우는 송희숙 씨는 집에서 치킨 한 번 시켜 먹기 겁난다. 한 마리에 2만5천원을 넘는 가격에 '이게 서민 음식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다 얼마 전 장 보러 간 집 인근 대형마트에서 치킨 한 마리를 단돈 1만원도 하지 않는 가격에 파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한 사람당 두 통까지 살 수 있다고 했다. '혜자(가격에 비해서 양과 질이 우수하다는 신조어)다!'는 생각에 얼른 카트에 담았다.

그리고 치킨이 있던 자리에는 '오늘 준비한 상품은 모두 품절되었습니다'고 적힌 안내판이 놓였다.

자고 나면 치솟는 물가에 배달로 먹는 프랜차이즈 치킨업체의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었다. 여기에 음료 값과 배달비까지 더하면 3만원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자 대형마트 3사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찾으려는 소비자를 겨냥해 한 마리에 1만원이 되지 않는 가격에 치킨을 선보였다. 2010년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통큰치킨'이 12년 만에 귀환한 셈이다.

치솟은 물가로 지갑 형편이 어려워진 고객을 잡기 위해 '두마리 후라이드 치킨' 9990원 판매 등 유통업계의 '최저가·초저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할인 안내문. 연합뉴스
치솟은 물가로 지갑 형편이 어려워진 고객을 잡기 위해 '두마리 후라이드 치킨' 9990원 판매 등 유통업계의 '최저가·초저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할인 안내문. 연합뉴스

◆12년 만에 부활한 '통큰치킨'…"고물가 시대 가성비 갑"

통큰치킨은 2010년 12월 롯데마트가 딱 일주일간 900g 생닭으로 만든 치킨 한 마리를 단돈 5천원에 판매한 자체상표(PB) 치킨이다.

당시 한 마리 1만2천원 하던 프랜차이즈 치킨의 반값에도 미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양을 담아줘 출시와 동시에 통큰치킨을 사려는 고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때문에 1인 1통 구매 제한이 걸릴 정도였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와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고, 청와대까지 "롯데마트가 손해를 보고 치킨을 팔면서 영세 닭고기 판매점이 울상"이라고 판매 중단 압박에 나섰다.

2022년 판 '초저가 치킨'의 신호탄은 홈플러스가 쏘아 올렸다.

홈플러스는 '긴급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내산 8호 냉장 계육으로 만든 프라이드치킨을 마리당 6천990원에 내놓았다. 양념치킨의 가격도 7천990원으로 싼 편이다.

'당일 제조, 당일 판매'라는 뜻에서 '당당치킨'이라 명명한 이 상품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쓰는 10호 닭에 비해 크기가 작고 육즙도 적지만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제품으로 화제가 됐다. 6월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국적으로 30만 마리에 달했을 정도.

이마트 역시 지난달 국내산 9호 닭을 사용한 '5분 치킨'을 9천980원에 내놨는데 그달 델리 코너 치킨 매출을 전년도 같은 달보다 약 26%나 끌어올렸다.

가성비 치킨의 원조격인 롯데마트도 한 마리 반 구성 치킨인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 줄여서 '한통치킨'을 1만5천800원을 선보이며 월평균 3만5천개 이상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11일부터는 일주일간 행사 카드 결제 시 44% 할인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호평도 잇따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갑", "맛도 프랜차이즈 치킨 못지않다" "물량을 늘려달라" "선택권이 넓어지고 가격대도 낮아진다면 환영" 등의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대형마트는 "이벤트성 상품이지 정식 판매는 아니다"며 표정 관리에 한창이다. 12년 전 치킨 업계와 소상공인들의 반발로 열흘 만에 판매를 중단한 '트라우마'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는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치킨을 구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에서도 오는 11일 부터 한통치킨 가격을 44%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연합뉴스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는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치킨을 구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에서도 오는 11일 부터 한통치킨 가격을 44%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연합뉴스

◆마트 표 초저가 치킨 가격의 비결은?

마트 치킨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가격이다. 그렇기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대형마트와 치킨업계가 생닭 공급사를 공유하고, 크기 차이는 있으나 공급받는 생닭의 품질 차이가 없는데 값이 두 배 차이 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업계에서는 대형마트가 갖는 특징이 비용 절감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우선 대형마트의 최대 강점인 구매 경쟁력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룬 치킨업계 못지않게 생닭 매입가를 낮추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매장 직접 조리로 제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대형마트가 강조하듯 상시 판매 상품이 아닌 이벤트성 상품이라 마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박리다매 방식으로 상품 회전율은 빠르게 하면서 폐기율은 낮추니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것"이라며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치킨 무, 소금, 소스류, 탄산음료, 냅킨, 나무젓가락 등 제공품과 임차료‧수도광열비‧인건비‧배달비‧마케팅 비용까지 더해 판매 가격을 책정한다. 마트는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니 프랜차이즈 점포와 달리 임차료 부담이 없는 데다 기존 델리코너 조리 인력이 제조하니 추가 인건비 부담도 없다"고 전했다.

다만 대형마트가 치킨을 모객을 위한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면서 가격 왜곡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원재료인 8호 크기 닭은 9일 기준 마리당 4천244원이다. 마트 치킨 판매 가격으로는 사실상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다. 결국 이 같은 치킨 판매의 목적은 고객의 매장 체류 시간을 늘려 소비를 늘리는 데 있으며, 집객 유도가 목적이라 '미끼' 효과가 날 정도로 매일 소량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치솟은 물가로 지갑 형편이 어려워진 고객을 잡기 위해 '두마리 후라이드 치킨' 9990원 판매 등 유통업계의 '최저가·초저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치솟은 물가로 지갑 형편이 어려워진 고객을 잡기 위해 '두마리 후라이드 치킨' 9990원 판매 등 유통업계의 '최저가·초저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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