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민지(MZ)] 여행가고 싶다고? 기차가 서빙해주는 카페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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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가창면 온더레일…남녀노소 좋아할 공간 만들려 기차카페 문 열어
기차가 음료 서빙하는 이색 광경에 손님 줄 이어
산·꽃밭·저수지 등 탁 트인 자연경관 보고 힐링도

"칙칙-폭폭!"

기차의 경적소리를 들으면 어디론가 떠나는 것 같은 설레는 마음이 든다. 우리가 기차에 대해 품고 있는 일종의 로망이랄까. 바쁘고 지치는 현실에 어디라도 떠나고 싶지만 당장 그러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멀리 가지 않고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장난감 기차가 음료를 서빙하는 곳, 카페 '온더레일'을 대구에서 만날 수 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한 카페 '온더레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한 카페 '온더레일'
카페 건물 앞에 기찻길 모양의 포토존이 있다.
카페 건물 앞에 기찻길 모양의 포토존이 있다.

◆기차가 배달해주는 음료

2019년에 문을 연 카페 '온더레일'은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해있다. 시내 중심부에서 거리가 꽤 있지만 차를 타고 도시 외곽을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달리다 보면 머지않아 도착하게 된다. 안내 표지판을 따라 3층 규모의 큰 카페 건물 앞에 도착하면 마당 입구에 깔린 기찻길이 제일 먼저 보인다. 포토존이기도 한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레일을 밟으니 진짜 기차역에 도착한 듯한 기분에 마음이 들뜬다.

계단을 올라 2층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동심의 세계에 온 것 같은 장면을 마주하게 되는데. 모형 기찻길이 카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고 그 레일을 따라 양쪽으로 테이블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주방 앞에 위치한 선로의 출발점엔 모양과 크기가 다른 모형 기차 4대가 대기하고 있다. 전조등 불빛이 들어오고 기관사도 타고 있는 등 기차의 디테일이 꽤나 살아있다.

손님이 음료를 주문하고 메뉴가 모두 준비되면 기차는 경쾌한 기적소리를 내뿜으며 목적지로 출발한다.

카페 내부에 들어서면 모형 기찻길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다.
카페 내부에 들어서면 모형 기찻길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다.
선로의 출발점엔 모양과 크기가 다른 모형 기차 4대가 대기하고 있다.
선로의 출발점엔 모양과 크기가 다른 모형 기차 4대가 대기하고 있다.
모형 기차가 지정된 테이블로 음료를 배달하는 모습.
모형 기차가 지정된 테이블로 음료를 배달하는 모습.

◆전기로 운영되는 모형 기차

온더레일을 운영하는 전희재(35) 대표는 부모님이 운영하던 식당 자리에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서 기차 카페를 생각하게 됐다. 기차가 서빙하는 카페라는 콘셉트는 일찌감치 정했지만 카페를 지금의 모습으로 구현해 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단다.

전 대표는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는 기차 프라모델의 취미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의 문화다"며 "대부분의 모형 기차들을 독일에 직접 방문해 구해와야 했고 또 운영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본사와 소통이 잘되지 않아 고생했다"고 말했다.

실제 열차를 축소한 이 모형 기차의 작동 원리는 전기다. 전기의 힘으로 기차 모터를 돌려 바퀴를 움직이고, 여기에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컨트롤러(조종장치)를 통해 기차가 정해진 곳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각 테이블에 1번부터 8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는 이유다. 4대의 기차별로 각기 다른 디지털 신호를 입력한 후 지정 번호를 클릭하면 해당 기차가 목적지를 찾아가고 일정 시간 후 다시 돌아오는 방식이다.

전기를 이용한 기차의 작동법이 쉽지 않다 보니 종종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손님들이 선로나 기차를 만져 기차가 탈선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또 과거 선로의 기계적인 결함으로 수리하는 과정에서 1주 정도 기차 서빙이 중단된 적도 있다.

카페 곳곳에서 기차와 관련된 장식품을 찾아볼 수 있다.
카페 곳곳에서 기차와 관련된 장식품을 찾아볼 수 있다.
기차표를 본떠 만든 카페 '온더레일' 명함.
기차표를 본떠 만든 카페 '온더레일' 명함.

◆독특한 광경에 손님 줄 이어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요즘 시대에 로봇이 서빙하는 모습은 종종 볼 수 있지만 기차가 서빙하는 콘셉트는 아직 대구에서 유일하다. 그래서 평일·주말할 것 없이 그 이색적인 모습을 보러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주말에는 기차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웨이팅하는 사람들로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카페를 찾는 연령대도 젊은 커플부터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 노년층까지 다양하다.

음료를 실은 기차가 출발하기 시작하면 카페에 있는 손님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저마다 카메라를 꺼내 기차가 운행하는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기에 바쁘다. 자신이 주문한 음료를 실은 기차가 도착하면 구경하느라 정신없는 나머지 시간 내에 음료를 내리지 못해 허둥지둥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장난감 기차가 마냥 좋은 아이들은 넓게 펼쳐진 선로와 기차를 따라다니며 구경한다.

친구와 카페를 찾은 김동선(29) 씨는 "SNS에 올라온 카페의 모습을 보고 콘셉트가 독특한 것 같아 방문하게 됐다"며 "직접 보니 더 재미있고 신선해서 여건이 되면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3층 루프탑에 앉아 있으면 마치 휴양지에 놀러 온 것 같다.
3층 루프탑에 앉아 있으면 마치 휴양지에 놀러 온 것 같다.
카페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카페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탁 트인 전망도 인기에 한몫

기차 서빙으로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카페 온더레일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전망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꽃밭, 연못,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카페는 풍경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전 대표는 "이색적인 테마도 있지만 푸른 자연으로 둘러싸인 경관도 빼어나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3면을 통유리로 만들었다"며 "카페 내부도 자연 느낌이 나는 녹색으로 채우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딸이 추천해 카페를 찾았다는 안영자(65) 씨는 "호수, 나무, 산이 있어서 전망이 너무 좋다"며 "단풍이 물든 가을에 와도 참 예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색 카페로 소문이 많이 난 탓에 타지에서도 카페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이러한 손님들의 방문에 힘입어 전 대표는 좀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대도시마다 온더레일 지점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

전 대표는 "어린이들에게는 기차가 움직이는 즐거운 공간이, 어른들에게는 잠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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