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 칼럼] 경찰, 권력 종속 대신 민주적 통제를

노동일 경희대 교수

노동일 경희대 교수
노동일 경희대 교수

법무부 검찰국은 검찰의 인사와 예산을 다룬다. 검찰청법은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라고 규정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총장 패싱' 인사 논란이 있었을 때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국에서 인사안을 짜서 가져와야 의견을 낼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검찰국장이 검찰 '빅4'의 하나로 꼽히는 것은 이처럼 장관의 검찰 인사권 보좌를 통한 영향력 때문이다.

검찰청법에 따른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인사권과는 또 다른 검찰권 견제 기능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과는 별개로 적법한 권한이다. 법무부는 검찰에 대한 감찰권도 있다. 조국 장관 시절에는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기능을 강화하는 '법무부 감찰 규정'을 개정하기도 했다. 2020년 11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발하고, 징계를 청구하여 정직 2개월을 결정한 초유의 사건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정치적 논란은 있지만 검찰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 일반적 감독권, 수사지휘권, 감찰 및 징계권 등은 선출된 권력에 의한 민주적 통제로서 적법한 권한이다. '검찰공화국' 시각에서 보자면 '무소불위의 검찰'도 이처럼 법무부 장관에 의한 다방면의 견제를 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행정안전부 '경찰제도 개선 자문위원회'의 권고안 발표에 따른 경찰 통제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특히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조직, 즉 가칭 '경찰국(경찰정책관)' 직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된 관심 대상이다. 현 정부가 경찰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과 공룡화된 경찰에 대한 견제 혹은 통제 방안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해 온 검경 수사권 조정, 대공 수사권 경찰 이관, 이른바 검수완박 법률 개정 등을 통해 과거와 비할 수 없이 경찰의 권한이 막강해졌다는 사실은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른바 '공룡 경찰'에 대한 우려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검수완박 개정 법률안은 경찰 권한을 지나치게 비대화하는 반면 통제 수단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라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권한을 남용한다'는 것만이 진실이라 믿는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공룡이든 아니든 국민에 대한 강제력을 행사하는 기관은 반드시 통제 장치가 있어야 한다. 권력 남용을 막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원칙이다. 국가권력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어 행사하게 하는 권력분립 원리는 어떤 권력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국가 구성원리이다. 경찰이라고 다를 바 없다. 무장 병력을 보유하고 수사개시권, 수사종결권 등을 갖게 된 경찰이 행안부 장관의 통제를 거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국방부 장관의 지휘·통제를 거부하는 군대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경찰법 등 관련 법령을 보면 그동안 행안부와 경찰청의 관계는 너무도 짜임새가 없다.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경찰이 직거래를 하고,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통해 경찰 수사를 통제하던 시절의 유산일 것이다. 경찰이 정치권력에 종속되었던 흑역사를 굳이 되풀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경찰의 위상이 상전벽해처럼 달라진 지금 과거와 다른 견제 방안이 나와야 한다. 여당과 야당, 검찰 편, 경찰 편이 아닌 국민 편에서 경찰의 민주적 통제 수단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 관련 법적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현재 경찰에서 파견된 직제 외의 치안정책관 대신 '경찰국(경찰정책관)'이라는 정식 직제를 신설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행정부 직제 조정·신설은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고, 권력과 경찰의 은밀한 거래를 막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권장할 일이다.

장기적 입법 과제도 있다. 인사권, 감독권, 수사지휘권, 감찰권 등에서 법무부와 그 외청인 검찰청의 관계를 그대로 행안부와 그 외청인 경찰청에 적용할 필요성과 적합성을 논의해야 한다. 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 모 총경이 들고 있던 팻말에 쓰인 대로 '권력종속 NO, 민주통제 YES'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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