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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암재단 매각 중 받은 후원금 2억…대금 쪼개기 의혹

대구 장애인복지법인, 동구 자립지원주택 3억원에 팔고 2억 후원금 수령
2014년 청통농장 매각하면서 주의 처분 받고도…대표이사 "미흡한 점 인정"

청암재단이 자립지원주택으로 활용하던 아파트가 주택 재개발 시행사에 매각된 후 철거를 앞두고 있다. 구민수 기자
청암재단이 자립지원주택으로 활용하던 아파트가 주택 재개발 시행사에 매각된 후 철거를 앞두고 있다. 구민수 기자

장애인 폭행 의혹으로 민관합동특별감사를 받고 있는 대구 청암재단(매일신문 11월 24일 자 9면 등)이 주택 매각 과정에서 편법으로 2억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편법 쪼개기 후원금 의혹

대구 장애인복지법인인 청암재단은 자신들이 소유하던 동구 신천동 도시형생활주택(원룸형) 1채를 지난 6월 대구 한 아파트 시행사에 3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해당 주택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청암재단이 탈시설 장애인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자립지원주택'으로 활용하던 곳이었고, 이 지역에서 주택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 시행사는 이를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문제는 청암재단이 지난해 9월쯤 아파트 시행사로부터 2억원의 후원금을 받은 기록이 최근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청암재단뿐만 아니라 같은 건물에서 자립지원주택을 운영하던 (사)장애인지역공동체도 아파트 시행사에 주택을 매각하면서 매각 대금 3억원 외에 후원금 2억5천만원을 수령했다.

대구시와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후원금이란 아무런 대가 없이 무상으로 받은 금품이나 그 밖의 자산을 의미한다. 법인의 기본재산 매각과 연계된 금품은 매각에 따른 반대급부이므로 후원금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건물과 같은 재단의 기본재산은 법인 운영비로 사용될 수 없고 매각할 때 대구시의 처분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된다. 반면 비지정 후원금의 경우 인건비를 포함한 법인 운영비로 사용할 수 있다. 기본재산을 매각하면서 매각금을 쪼개고 후원금이란 명목으로 받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 다시 반복된 논란…재단 "미흡한 점 인정"

청암재단의 편법 후원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청암재단은 지난 2014년에도 기본재산인 영천시 청통면 죽정리 146 외 6필지(청통 농장) 5만4천㎡을 23억원에 매각하면서 후원금 1억1천500만원을 따로 받아 2016년 12월 대구시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대구시가 기본재산에 포함돼야 할 매각대금 일부가 법인 운영비로 사용됐다고 지적하자 박배일 청암재단 대표이사는 "매각과정에서의 여러 오류로 인해 관련 법규를 준수하지 않은 미흡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향후 이사회 논의를 통해 세부적인 처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1952년 설립된 청암재단은 지적장애인거주시설인 청구재활원과 중증장애인거주시설인 천혜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두 시설에서 장애인 144명이 거주하고 있고 종사자는 90명에 이르는 등 대구 지역 장애인 복지시설 가운데서도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천혜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진실 공방에 이어 노사 갈등으로 번지면서 재단 운영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대부분 이주가 결정된 상태였고,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사가 다른 주택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매매가는 3억원으로 하고 대신 별도의 후원을 해주겠다고 제안해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후원금을 전달한 시행사도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새로운 시설을 마련해 주려고 했는데 장애인 거주 시설 기준에 부합하는 곳을 찾지 못해서 애를 먹었다"며 "후원을 하면 법인 세제 혜택도 있어서 차량 등 필요한 물품을 후원할 테니 저희가 원하는 금액에 매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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