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소재' 베스트셀러 작가의 범인 지목 오류로 16년 옥살이

대법원 무죄 선고 받자 작가 "미안하다"

세계적인 작가 앨리스 시볼드(우)의 성폭행범으로 몰려 16년 옥살이를 한 이후 지난달 22일 무죄 선고를 받은 브로드워터(좌). 사진 연합뉴스
세계적인 작가 앨리스 시볼드(우)의 성폭행범으로 몰려 16년 옥살이를 한 이후 지난달 22일 무죄 선고를 받은 브로드워터(좌). 사진 연합뉴스

자신이 겪은 성폭행을 소재로 작품을 써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미국 작가 앨리스 시볼드가 과거 자신의 성폭행 범인으로 지목했던 남성이 무죄로 밝혀지자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30일(현지시각) 시볼드(58)는 온라인 출판 플랫폼 미디엄(Medium)을 통해 범인으로 지목됐던 흑인 앤서니 브로드워터(61)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시볼드는 "무엇보다 브로드워터에게 당신이 영위할 수 있었을 삶이 부당하게 박탈당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어떤 사과로도 당신에게 일어난 일을 바꿀 수 없을 것이란 걸 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18살이었던 나는 성폭행 피해자로서 미국의 사법체계에 신뢰를 보내는 선택을 했다. 당시 내 목표는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었지 불의를 영속시키는 것도, 내 삶을 바꾼 그 범죄로 또 다른 젊은 남성의 인생을 영원히 회복 불가능하게 바꾸려던 것도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보내는 사법 체계 안에서 내가 담당했던 역할로 인해 앞으로 계속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나의 불행이 브로드워터의 부당한 유죄 판결과 16년 징역으로 귀결된 점에 대해서는 남은 인생 동안 미안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브로드워터는 변호사를 통해 "그(시볼드)가 사과하기까지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잘못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그의 사과가 나의 평안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볼드는 지난 1981년 시러큐스 대학교 1학년으로 재학하던 당시 뉴욕주 시러큐스의 한 공원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이로부터 5개월 뒤 시볼드는 캠퍼스에서 마주친 브로드워터를 경찰에 범인으로 지목했다.

브로드워터는 계속해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DNA 검사가 이뤄지지 않던 시기였던 탓에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수집한 체모의 현미경 비교 분석만으로 브로드워터를 법정에 세웠다.

결국 브로드워터는 시볼드의 성폭행 혐의로 16년 형을 살게 됐다. 출소 이후에도 브로드워터는 무죄를 주장했고 지난달 22일 끝내 뉴욕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시볼드는 1981년 당시 자신이 겪었던 성폭행 피해와 이후 재판 과정 등을 담은 회고록 '럭키(Lucky)'를 1999년 출판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하지만 브로드워터의 무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럭키'의 출판사 사이먼&슈스터는 30일 '럭키'의 배포를 전면 중단하고 작가와 수정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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