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돈→빈곤층 주머니' 강조한 중국 '부자증세' 첫 타겟은 부동산

중국 상하이의 주거지역에서 지난 15일 부동산 중개인들이 무리를 지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주거지역에서 지난 15일 부동산 중개인들이 무리를 지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주택 보유자에게 물리는 세금인 '부동산세'(房地産稅) 도입 절차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는 그간 주택을 사고팔 때 물리는 거래세는 일부 있지만 한국의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에 해당하는 보유세는 사실상 없어 고가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들에게 유리했다.

23일 중국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일부 지역의 부동산세 개혁업무에 관한 결정'을 의결했다. 전인대는 정부 조직인 국무원에 세부 규정 마련 및 시행권을 위임하면서 국무원이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시범 지역을 선정하라고 요구했다.

중국에서 주택 보유세 도입 얘기가 나온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와 세금 계산·징수에 대한 이견 등으로 아직 전면적으로 실현되지는 못했다. 지난 2011년 상하이와 충칭(중경) 두 대도시에서만 고가 주택과 다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방산세'라는 이름으로 부동산세를 시범 도입해지만 각종 예외 규정이 많아 실제 적용되는 이들은 극소수에 그쳐 도입 효과가 전혀 없다시피 했다.

중국 당국이 해묵은 과제인 부동산세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선 것은 최근 전면화한 '공동 부유' 국정 기조와 관련이 깊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을 맞아 절대 빈곤을 타파하고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사회에 접어들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심각해진 중국의 빈부 격차가 중국 공산당의 집권 정당성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고 이미 주민 소득 수준 대비 너무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주택 가격은 불평등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의 주거용 빌딩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의 주거용 빌딩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대도시의 주택 가격은 서울, 도쿄와 유사하거나 일부 지역은 오히려 비싸다.

아직은 한국, 일본보다 많이 낮은 평균 소득을 고려했을 때 일반 중국인,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자력으로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중국의 주택 보유세 도입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지난 8월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를 열고 분배 역할을 한층 강화하는 공동 부유 국정 기조를 전면화하면서부터 예고됐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는 지난 15일 시 주석이 당시 회의에서 "법에 따라 합법적 수입을 보호함과 동시에 양극화를 방지하고 분배 불공정을 근절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부유층 대상 증세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두고 당국이 부동산세 도입을 위한 여론 정지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가 급랭 중인데다 헝다(恒大) 사태로 부동산 시장 불안이 커진 가운데 당내에서조차 부동산세 도입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져 향후 국무원이 부동산세 시범 도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해 내놓은 부동산세 전국 도입이 강한 역풍으로 후퇴할 전망이라면서 부동산세 시범 도입 대상이 당초 계획상의 30개 도시에서 10여개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WSJ은 상하이와 충칭이 부동산세 우선 도입 대상이며 선전, 하이난, 항저우도 유력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세 시범 도입을 계기로 중국에서 '공동 부유' 국정 기조에 맞춰 각종 '부자 증세'가 잇따라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부자들에게 물리는 세금이 선진국보다 크게 적다. 주택 보유세는 물론 세계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속세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 주석은 지난 8월 중앙재경위 회의에서 양극화를 방지하고 분배 불공정을 근절해야 한다며 고소득층과 자본 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증세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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