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핵 폐기 담보되지 않은 남북 정상회담, 국민 기만일 뿐

북한 김여정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자마자 문재인 정권은 기다렸다는 듯 환영하고 나섰다. 통일부는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고, 청와대는 "좋은 시그널인 건 사실"이라고 하며 더불어민주당은 "멈춰 있던 남북 대화의 재개를 알리는 파란불"이라고 평가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환영 강도를 더욱 높여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능동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마치 제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 것처럼 들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등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점까지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로부터는 "중국이 판을 깔아 주고 (남북미 간) 명분만 맞는다면 베이징 정상회담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소망적 관측도 나온다.

문 정권의 대북 정책은 처절하게 실패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3번이나 했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핵 무력 강화 의지는 더욱 강고해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근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경고한 것은 당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는 꼴밖에 더 되겠느냐는 것이다.

김여정은 이를 분명히 했다.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공정성을 잃은 이중 기준 제거'를 요구한 것이다.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은 자위권 차원이니 문제 삼지 말라는 것, 즉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를 해제하라는 의미다. 여기에 김여정은 한미 연합훈련 폐지와 한미 동맹 해체를 의미하는 '적대시 정책' 폐기도 요구했다. 남한으로서는 어떤 이유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

그런데도 문 정권은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들떠 있다. 북핵 폐기가 담보되지 않은 남북 정상회담은 필요 없다. 그것은 김정은의 '평화 쇼'의 소품이 되는 것에 불과하다.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바로 그랬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줄곧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공언해 왔다. 국민을 속인 것이다. 그만큼 국민을 속였으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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