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참을 수 없는 독서의 즐거움

김혜진 고산도서관 사서
김혜진 고산도서관 사서

도서관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려면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방학과제물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탐구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공도서관을 찾았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집 근처 도서관을 찾기가 쉽질 않아 여행을 떠나듯 설렜던 기억이 선명하다.

자료실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것은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을 알리는 게시물이었다. '정숙하세요', '음식물 반입 금지', '뛰지 마세요' 등 금지된 것들이 가득한 공간 속에서 독서라는 행위가 즐거울 리 만무했다. 한마디로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은 아니었다.

도서관 강국인 네덜란드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공공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여행 필수 코스로 언급되는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 전 세계 최고의 공공도서관으로 선정된 School 7 등 서로 다른 개성의 도서관을 만날 수 있어 도서관 투어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의 바탕이 되는 철학은 바로 '눈길을 사로잡고 계속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도서관이 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운하를 바라보며 책을 읽는 사람 옆에서 게임, 음악, 영화를 즐기고 전시, 공연 등 갖가지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 공간은 놀이터를 연상토록 하여 누구나 개방된 자유로움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속에 함께 한다.

폐교를 개조한 공공도서관인 School 7 안에 있는 카페는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고 생일 파티도 함께 한다. 심지어 결혼식을 할 수 있는 예식 장소로도 변신하며 모든 것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도서관이라고 해서 책을 소장하고 장서량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조용히 책만 읽는 엄숙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즐거움을 느끼고 사람들과의 유쾌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공간 자체가 행복함을 전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책 읽는 즐거움을 찾는 데 있어 공간의 역할이 생각보다 크다.

무슨 일이든 재미가 있어야 할 맛이 난다. 최근에는 책도 그저 읽는 것에서 '읽고 즐기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읽는 행위를 넘어 책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책의 표지를 찍은 사진, 마음에 드는 문구를 필사하여 SNS에 업로드 하는 등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책을 즐기는 것이다.

해시태그를 통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공감을 얻으며 책 읽는 문화를 독려하기도 한다. 이 같은 행위들은 책 한 권을 다 읽어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 책을 즐기기 위한 모임도 다양하다. 일과 후 편안하게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운영되는 심야 책방, 북팅, 북맥 등의 방식으로 책을 읽는 모임은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책 읽기를 즐길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올 여름 모두 나만의 공간과 방법을 찾아 참을 수 없는 독서의 즐거움에 빠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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