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공공 테마공원 딜레마, 복지로 해결하자

김경호 신나는체험학교 대표

김경호 신나는체험학교 대표
김경호 신나는체험학교 대표

아이들은 무엇으로 커야 하는가? 수많은 가치가 있겠지만, 필자는 놀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의 성장기에 필요한 원리이다.

'놀이'는 아이들을 재미에 빠져 몰입감을 느끼게 한다. 몰입감 속에서 창의력이 커진다. 이때 단순하게 혼자 노는 것보다 어울려서 놀 때 효과는 더 커지고 세상과 사람 간의 관계까지 배운다.

아이들은 조건 없이 놀이로 성장해야 한다. 특히 '조건 없이 노는 구조'를 만들 때, 현시대 아이들의 성장과 놀이 형태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필자가 유럽 거주 시 봤던 유명한 테마공원이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 인근 동물농장 테마공원(Irrland Bauernhof)으로 99만㎡(30만 평) 규모의 유럽 최대 동물농장이다.

동물농장이라 해서 동물들만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모양의 워터슬라이드 수영장, 지상 50m 미끄럼틀, 헬리콥터와 비행기 모형 미끄럼틀, 200t의 옥수수 풀장, 가족들이 타고 다니는 뗏목 체험장, 200여 명이 동시에 입장 가능한 초대형 물 풍선 트램펄린과 짚 더미 놀이터 등이 있다.

또한 동물농장답게 닭의 한살이를 보고 돼지를 키워 보고 소젖을 짜거나 조랑말 타기, 염소 먹이 주기, 양털 깎기 체험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아마도 하루 당일치기로는 모자랄 것이다. 이런 사례는 국내에도 엇비슷하게 있지만, 특이한 건 입장료. 한화로 1만 원이면 모든 시설이 무료이다.

이 외에 유럽은 농장 혹은 자연, 모험 관련 테마놀이터가 대도시 인근에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유럽 전역에 공사판과도 같은 모험놀이터가 1천여 곳, 영국 런던 인근에만 80여 곳이 있다.

이들 모험놀이터는 번듯한 시설 중심의 놀이터와는 대비된다. 짚풀 더미, 타이어, 폐목재, 잡동사니로 구성된 건축물들이 대부분이다.

모래 더미와 물웅덩이는 필수다. 이 놀이터는 흡사 우리의 1960, 70년대 도시 변두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들이 방과 후 잡동사니가 쌓인 곳으로 몰려가 새로운 놀이들을 만들고 발견하며 노는 것과 같다.

혹자는 안전 얘기를 하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안전하지 않을수록 아이들은 스스로 안전을 지킨다.

안전 의식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안전 의식을 만드는 구조이다. 부모들이 여기에 동의하기 때문에 얼마 전 EU 의장이 모험놀이터를 유럽 내 2천 곳으로 늘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런 형식의 놀이터는 자연 속에서 자유와 모험을 배우고 동물들 속에서 사람과의 교감을 확대하며 협동과 창의성을 키운다. 또한 부모와 아이가 분리되지 않고 함께 참여하며 상호 교감하는 기능도 있다. 물론 이 모든 놀이터는 소액의 입장료를 지불하거나 무료로 운영된다.

반면에 우리의 테마공원은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시설을 잘 갖추면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적게 투자해서 볼품이 없으면 사람이 오지 않는 딜레마이다.

이 딜레마를 해소하는 방안은 정부나 지자체가 테마공원을 만들 때, 국민복지, 특히 아동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면 된다. 그러면 당장 테마공원 내 놀이시설을 이용할 때마다 이용료를 지불하는 영리성이 사라진다.

유럽의 경우처럼 돈 걱정하지 않고 아이들이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노는 구조가 되면 테마공원은 아동복지가 된다. 눈앞에서 당장 돈 버는 일보다 장기적으로는 이 방식이 더 값진 공적인 투자가 된다.

공공 테마공원이 돈벌이에서 탈피하면 정부, 지자체나 국민들 모두 행복해진다. 딜레마는 생각을 바꾸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 10월 22일 0시 기준 )

  • 대구 21
  • 경북 45
  • 전국 1,440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