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 33구경(邱慶), 방아쇠를 당겨라

7일 대구시의회에서 대구시의원, 경북도의원들이 14개 시·도의회 의장들의 '가덕 신공항' 건설지지 선언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7일 대구시의회에서 대구시의원, 경북도의원들이 14개 시·도의회 의장들의 '가덕 신공항' 건설지지 선언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정인열 논설위원
정인열 논설위원

대구경북이 요즘 외롭고 힘들다 못해 처량하기까지 하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노골적인 정부·여당의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부산 가덕도신공항 추진 등으로 대구경북의 속이 뒤집어지고 맞설 힘마저 없어도 어디 마땅히 하소연할 만한 곳조차 없다. 마냥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대구경북 처지라 가련도 하다.

가덕도신공항 추진 사업 경우 정부가 앞장서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뭉쳐 힘으로 특별법안까지 밀어붙이며 국비로 공항을 지으려 안간힘이다. 여기에 전국 17개 시·도의회 의장 가운데 여당 소속 14명과 무소속 1명이 7일 부산에서 모여 13명은 가덕도신공항 추진 지지 선언을 하며 정부·여당에 힘을 보탰다.

대구시·경북도의회 의장의 반대에도 이들은 마치 17명 전 의장이 뜻을 모은 것처럼 '전국 시·도의회 의장' 명의로 버젓이 포장을 하는 파렴치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2016년 영남의 5개 시장·도지사 합의를 뒤집은 이들 행태는 가덕도 대신 김해신공항 사업으로 결정한 국가 정책을 스스로 팽개친 문재인 정부의 여당과 다를 바 없다.

정부와 여당, 이들 의장들 행태가 합리와 논리와는 거리가 멀고 말도 되지 않지만 이들에 맞서 대구경북에 귀를 여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없다. 정치 고립 탓이다. 대구경북의 정치 색깔을 보면 더욱 그렇다. 지난 4월 총선 결과, 대구경북 24곳 선거구 모두 국민의힘 소속뿐이다. 대구의 홍준표 의원은 무소속이나 역시 같은 색이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역시 대구경북 33곳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자유한국당 소속 26명, 민주당은 1명에 그쳤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전체적으로 대구경북의 정당 색깔은 야당의 단색 같다. 항간에서는 지도를 펴놓고 천년 전 비좁은 땅을 차지했던 신라의 영토와 흡사한 모양의 꼴이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래선지 중국 우한발 폐렴 괴질이 넘실대고 2월부터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폭증하자 대구경북을 싸잡아 비난한 사람도 나타났다.

그러나 대구경북 사람들은 신라인들이 국난 위기를 이긴 것처럼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코로나 괴질과의 전쟁에서만큼은 대구경북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부 못된 인물을 빼면 국민 모두 나서 대구경북을 응원했다. 그런 덕분에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대구경북과 국민은 아무 색깔 없이 힘을 모았다.

이런 상애(相愛) 정신도 당파에는 빛이 바래고 힘에 부쳤다. 코로나 위기 속에 치러진 4월 대구경북의 총선 결과가 그랬다. 정당 깃발을 든 인물이 누군지를 따지기보다 당이 내건 깃발 색깔만 봤다. 그렇다 보니 대구경북의 정당 깃발 색깔과 정치 지형도는 4년 전보다 퇴보하고 특정 당이 싹쓸이한 결과 정부·여당 창구는 사라졌다.

이러니 대구경북은 다른 색의 정당 인물이 뿌리 내리기 어려운 척박한 황무지로 고착되고 다양한 정치 목소리와 색깔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구경북은 더욱 외톨이 신세로 전락하고 급기야 정부의 장차관 인사에서부터 국가 정책, 예산 등 곳곳에서 홀대와 푸대접, 무시의 대상이 되는 지경까지 자초하게 됐다.

그럼 고립무원의 대구경북은 어찌 해야 하나. 누굴 탓하랴. 문 정부의 잘못을 기억하되, 같은 길을 가지 않는 정치 토양을 일궈야 한다. 특히 정치 다양성 복원이 급하다. 정부·여당의 무관심과 차별은 33개 대구경북 지자체 소속 모두 참고 각오를 다지는 수밖에. 33구경(邱慶) 500만 마음을 모아 대구경북 발전을 이끌 방아쇠를 당기는 일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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