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 경험은 국가 자산이다

계성고 졸업. 영남대 영어영문학.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핀란드 알토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주)킨텍스 마케팅본부 부사장. 코트라 러시아CIS지역본부 본부장 겸 모스크바무역관장. 코트라 런던무역관장
계성고 졸업. 영남대 영어영문학.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핀란드 알토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주)킨텍스 마케팅본부 부사장. 코트라 러시아CIS지역본부 본부장 겸 모스크바무역관장. 코트라 런던무역관장

핀란드 중장년 취업률 60%에 육박

유럽서 가장 성공적으로 정책 안착

베이비부머 노후 준비 못하고 은퇴

경험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 찾아야

'경험은 국가 자산이다.' 1998년 핀란드가 중장년 고용 촉진 캠페인을 벌이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중장년층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고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당시 핀란드 국민들은 50대에 접어들면 조기 은퇴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인구 550만 명에 불과한 핀란드는 1990년대 중반 일찌감치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50, 60대의 노동인구 비율도 유럽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여기다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사회보장제도 운용에도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핀란드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중장년 고용을 통해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했다. '경험은 국가 자산'(Experience is a national asset)이란 슬로건을 만들고, 인기 가수를 섭외해서 로고송까지 만들었다. 중장년의 조기 은퇴는 언뜻 보면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숙련된 역량을 활용하지 못하면 국가 전체적으로 큰 손실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핀란드 정부는 65세가 정년이었던 사회보장제도를 63∼68세로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고, 중장년을 고용하는 기업에는 세제상 혜택을 주면서 고용을 촉진했다. 오래 일하고 퇴직하는 사람에겐 기존 연금에다 보너스까지 얹어주는 개혁을 단행했다. 또한 중앙정부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고용센터를 운영하여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재교육을 적극 추진하였다. 이러한 다각도의 노력은 핀란드의 중장년 일자리 정책이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 캠페인이 시작된 1998년 대비 2012년 55~64세의 취업률은 21.9%포인트나 상승했다. 현재 핀란드의 중장년 취업률은 거의 6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의 상시적인 인원 감축과 경기 침체로 인한 조기 퇴직자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을 지칭하는 '베이비부머'가 본격적인 은퇴 시기를 맞고 있다. 이 당시 태어난 베이비부머의 수는 2016년 기준 약 70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에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은퇴는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우리나라는 서구에 비해 사회 안전망이 충분치 않으며 재취업 기회도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들의 은퇴는 곧 중산층에서의 이탈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는 우리나라 경제가 활발하게 성장하던 단계여서 대부분의 경우, 취업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 베이비부머들은 부모와 자녀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로부터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은퇴를 맞이하고 있다.

2010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는 2020년이면 대부분 고령층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는 자녀 교육'결혼 자금 등으로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일자리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민간 일자리가 아닌 공익형 일자리로는 수입은 물론이고 일을 통한 보람도 느끼기가 힘들다.

엑스코는 올해부터 영업이나 해외 업무에 경험 있는 퇴직 전문 인력 10명(경력단절여성 포함)을 프리랜서 형태로 채용하여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시회 참가 경험이 많은 퇴직자를 채용하여 전시회 참가 기업을 유치토록 한다거나, 해외 업무 유경험자로 하여금 외국 바이어를 전시회에 참석하도록 유치하면 성과급을 더해 주는 제도이다. 재택 근무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으면서도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본인의 활동 여하에 따라서는 금전적인 혜택과 함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성과를 평가하기가 이르지만 결과에 따라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산하 유관기관에서 이러한 형태의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면 더 많은 중장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중장년층의 경험과 청년 인턴십을 연계하여 이들을 한 팀으로 묶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중장년층에게 과거의 경험을 살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경험을 청년에게 전수하는,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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