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은퇴 밝히던 이동국, 아버지 얘기…)

28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 이동국 선수가 은퇴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 이동국 선수가 은퇴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울지 않기로 했다'던 '라이언 킹'은 아버지 얘기가 나오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K리그의 전설' 이동국(41·전북 현대)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했다. 무려 23년을 누빈 그라운드를 떠나는 선수치고는 매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42세 이상 의무출전 규정이 생기면 1년 더 뛸 생각이 있다"는 등 간간이 농담도 해 가며 여유롭게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최악의 기억'으로 꼽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최고의 순간'으로 꼽은 2009년 전북의 K리그 우승에 대해 말할 때는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기도 했지만, 그는 이내 평정심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전날 밤 아버지 이길남씨와 대화한 얘기를 전할 때, 이동국은 갑자기 울컥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고 34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그는 "30년 넘게 '축구선수 이동국'과 함께하신 아빠도 은퇴하신다고 하셨다. 그 말씀에 가슴이 찡했다"고 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아들의 경기 영상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녹화하고, 신문 기사도 모조리 스크랩할 정도로 이씨의 아들 사랑은 깊었다.

이동국이 장가를 가면서 뒷바라지의 대부분이 부인 이수진씨 몫이 됐으나, 보양식만큼은 아버지가 직접 챙기는 등 아들을 살뜰히 챙겨왔다.

이동국은 "부모님 얘기만 하면 왜 눈물이 날까. 오늘 안 울려고 했는데 망했다"라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웃었다.

10년 넘게 선봉에 서서 전북을 '최강 팀'으로 이끈 스타를 떠나보내는 프런트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인생역정을 글로 전해온 기자들 몇몇도 질문 도중 목소리를 떨었다. 모두 인사말을 맡은 백승권 전북 단장은 행사 시작부터 울컥했다.

백 단장은 "팀의 기둥이자 맏형으로서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라고 말한 뒤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선수 시절 2009년 이동국과 함께 전북으로 이적해와 함께해온 김상식 전북 코치는 "형, 동생 하다가 (내가 코치가 되면서) 코치님이라고 불러서 그동안 불편했는데, 이제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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