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복의 골프 에티켓] <28>삼복 더위의 라운드

푹푹 찔 땐 'OK 사인'도 후하게 '슬기로운 라운드'

삼복 더위의 라운드 삼복 더위의 라운드

"삼복지간(三伏之間)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말이 있다. 삼복 기간에는 더위가 심해, 몸의 기운이 쉽게 약해지고 그 때문에 입술에 붙은 가벼운 밥알도 무겁게 느껴질 만큼 사소한 일조차도 힘들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이럴 때 푹푹 찌는 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간에 필드에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OK 사인'도 후하게 주고 '멀리건'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면서 훈훈하게 라운드를 이어가면 좋다. 배려가 만들어주는 기분좋은 라운드는 흐르는 땀이 구슬땀처럼 느껴지게 뿌듯한 스윙을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삼복 더위에 기다리는 동반자들을 뒤로한 채 연습 스윙을 이어가는 골퍼가 있다. 연습 스윙은 몇 번이 적당할까? 더운 날씨일수록 운동 시작 전에 도착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연습을 하면 라운드에서 연습 스윙을 줄이기에 좋다. 그럼에도 어프로치나 퍼팅은 스트로크 한번한번이 바로 스코어와 연결되므로 연습 스윙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일찍 도착해서 동반자들을 맞이하는 것도 동반자들을 기분좋게 하는 '오늘의 첫인상'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골프장에 오면 가벼운 스트레칭 후 바로 1번홀 티샷을 시작해, 티샷전 연습 스윙을 한번이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인체생리학상으로 열 번의 연습 티샷이 적당하다고 한다. 연습 스윙을 이어가는 동안 근육이 '드라이버에 적합하게' 전환이 되어, 바로 '나이스 샷'으로 이어지기에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습 스윙을 기다리며 내리쬐는 햇빛을 감당해야하는 동반자들에게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혼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동반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골퍼로서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현재 삼성 그룹의 뿌리가 되는 삼성물산주식회사 창립자 이병철 회장(1910~1987)의 연습 스윙 에티켓은 모든 골퍼들에게 전설과도 같은 귀감이 된다. 이병철 회장은 연습 스윙을 하지 않는 아마추어 골퍼로 유명했다.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배려'이다. 이병철 회장이 연습 스윙을 몇 번이나 한다고 해서 충고를 하는 이는 없을 터인데도 그렇게 기본 에티켓에 충실했다고 한다. 연습스윙을 줄이고 배려하는 골프는 더운 여름을 이겨내기 좋다.

배려로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도 좋지만, 과학적인 몇가지 방법이 있다. 라운드 전 식사를 평소보다 가볍게 먹는게 좋다. 과식을 하면 열이 머리로 올라와 더위를 식히기 어렵다. 또 라운드 중에는 푸짐한 안주에 시원한 막걸리나 생맥주를 들이키면 그늘집을 나가자마자 혼이 나는 경우가 있다. 제 컨디션으로 라운드에 임하기 어려워지는데 찬 물을 자주 마시는 것보다 소량의 소금을 섭취하거나 이온 음료를 섭취하는게 갈증을 식히는데 더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졸음에 유의해야 한다. 무더위 속에서 라운드를 마치면 몸이 무거워지기 마련이며 거기에 식사까지 하고 나면 몸은 천근만근이다. 가능하면 골프장에서 출발 전 잠깐 눈을 붙이면 좋다. 운동 후 컨디션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면 다음날까지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삼복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동반자에게 시원한 미소를 선물할 수 있는 라운드가 되길 바란다.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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