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이 한국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일 대구시 중구 행정사합동사무소에서 만난 이상복 한국다문화나눔센터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와 이주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게 합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23년 전 필리핀 여성과 결혼한 이 대표는 주한필리핀교민회와 다문화협동조합, 다문화순찰대 등 10여 개의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이처럼 외국인들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아시아마트를 운영하며, 다양한 외국인을 만난 경험 덕분이다. 그는 "경찰, 출입국관리사무소 등과의 소통을 통해 각종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등 수많은 활동 하며 자긍심을 느꼈다"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을 돕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 중인 주한필리핀교민회는 전국에서 3천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는 한글 교육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3년 전부터 필리핀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했다"며 "공간 부족으로 인해 40명의 외국인만 수강을 할 수 있지만 선착순으로 수업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6년 전부터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여성, 자녀 등 40명으로 구성된 순찰대를 만들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주 순찰 지역은 팔달시장, 서남시장, 와룡시장 등 서구, 북구, 달서구 지역 대표시장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행정사합동사무소 행정명장 아시아 총괄대표 업무를 하며 외국인들에 대한 각종 민원도 처리하고 있다. 그는 "가족 및 친척 초청,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소송, 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수많은 외국인이 불이익을 당했지만 불법체류 상태이거나 말하지 못하는 가정 폭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각종 방법으로 외국인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 차별받지 않도록 노력 중이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가톨릭이나 병원 등에서 보내온 도움의 손길로 어려운 분들을 돕고 있었다"며 "8월부터 '다모디'라는 쇼핑몰을 본격적으로 운영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를 만들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대표는 "많은 한글 교육이 있지만 대부분 평일에 진행하다 보니 외국인 근로자들은 참여하기 힘들다"며 "폐교를 활용한 주말 외국인 대안학교를 만들어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에 있는 사람들을 교육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