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수원 자회사 사장 선임에 '회전문 인사' 논란

최근 설립한 자회사 두 곳 사장으로 한국수력원자력 고위 간부 출신 임명
한수원 측 “절차 따라 공정한 심사 거쳤다” 해명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하나로 설립한 자회사 두 곳의 사장으로 내부 고위 간부 출신을 임명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중 한 곳의 사장은 지난달 29일까지 한수원 산하 원자력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주말과 휴일을 보내고 이달 5일 이곳으로 출근하는 등 퇴직한 지 6일 만에 다시 한수원에 들어와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한수원은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지분 100%를 출자해 퍼스트키퍼스㈜와 시큐텍㈜을 지난 6월 설립했다. 퍼스트키퍼스는 한수원 본사를 포함한 각 발전소의 시설관리·환경미화·소방방재·홍보관 안내·스포츠센터 운영 등을, 시큐텍은 경비 업무를 담당한다. 인원 규모는 각각 1천100명, 1천명 정도다.

한수원은 지난 10월 말쯤 이들 두 회사의 사장을 공모했다. 공정한 채용을 하겠다며 외부인사가 포함한 사장추천위원회까지 구성했다.

그 결과 한수원은 지난달 말까지 고리원전 본부장으로 근무한 A씨를 시큐텍 사장으로, 지난해까지 한수원 관리전무로 있었던 B씨를 퍼스트키퍼스 사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A씨는 지난 5일자로 사장에 취임했고, B씨는 지난달 27일부터 퍼스트키퍼스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앞서 한수원은 다른 자회사인 인천연료전지(한수원 지분 60%)와 경기그린에너지(한수원 지분 62%), 노을그린에너지(한수원 지분 29%)의 사장도 각각 전직 한수원 기획본부장, 관리본부장, 그리고 전직 한수원 임원으로 임명해 논란이 됐다.

'한수원 자회사가 퇴직자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했다', '한수원이 제 식구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공모 절차에 따라 외부 인사가 포함된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서류전형·면접 등을 통한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임했다는 입장이다.

퍼스트키퍼스는 지원자 5명 중 3명이, 시큐텍은 지원자 3명 모두가 한수원 출신이어서 당연히 한수원 출신이 사장에 선임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 출신이 자회사 사장으로 선임된 이유는 평가위원들이 회사 초기 안정화 목적을 위해 해당 분야의 풍부한 경험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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