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경북도청 터, 대구 비상(飛翔)의 새 둥지로

[대구공간구조] 현 시청 터 낙후한 원도심 동반 개발을 위한 촉매
옛 도청 터 창업 중심지인 '대구형 실리콘밸리'로
중구와 북구 7~9월 사이 이전 터 용역 발주…계획 구상 본격화

대구시청은 2025년까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로 옮길 예정이다. 이에 중구청은 연구 용역을 통해 시청 터와 주변 원도심 개발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 중구 동인동의 대구시청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시청은 2025년까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로 옮길 예정이다. 이에 중구청은 연구 용역을 통해 시청 터와 주변 원도심 개발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 중구 동인동의 대구시청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시청과 옛 경북도청 터(현 시청 별관)는 오랜 기간 행정의 중심이었다. 그 일대는 도심 상권을 비롯해 경제, 문화에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구가 줄고 낡은 주거지가 있는 곳으로 전락했다.

이 두 곳은 대구시청 이전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됐다. 빈터를 잘 활용한다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를 비롯해 중구청과 북구청은 이전 터의 미래 발전 방향 구상에 나섰다.

◆시청 터, 원도심 살릴 '마중물'

대구시는 시청 본관과 별관을 2025년까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로 옮길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신청사 규모와 사업비 등 이전 방향의 큰 틀을 설정할 방침이다. 시청 신청사가 준공되면 현 시청과 옛 도청 터는 빈 곳으로 남게 된다. 이곳들을 채울 또 다른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남은 기간은 4년 반에 불과하다.

현재 시청 주변 동네는 낙후돼 있다. 인구가 고령화되고 낡은 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나온 '2025 대구시 도시재생전략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시청 인근인 성내1동과 동인동을 비롯해 성내2동, 성내3동 등은 인구·사회 부문에서 높은 쇠퇴지수를 보였다. 국채보상로 북쪽 지역 원도심의 낙후도가 특히 심한 수준이다.

이에 중구청은 시청 터 개발이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청 자리에 대한 개발뿐 아니라 주변까지 포함한 발전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억원을 들여 '원도심 발전전략 및 시청사 후적지 개발방안 수립 용역'을 추진한다. 시청 터를 포함해 국채보상로를 중심으로 달성토성부터 신천까지의 발전전략을 짠다는 복안이다. 공모를 거쳐 이달 중에 용역 업체를 선정, 내년 말에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시청 주변은 낡은 동네지만,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품고 있다. 무엇보다 역사와 문화 자원이 풍부하다. 공원과 관광명소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시청 건너편에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비롯해 2.28기념중앙공원과 경상감영공원 등 녹지공간이 잘 조성돼 있다. 아울러 근대골목과 서문시장, 김광석길, 야시골목, 로데오거리, 귀금속거리 등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관광명소가 많다.

축제와 행사도 다채롭다. 시청 반경 1㎞ 내에서 컬러풀대구페스티벌과 동성로축제, 대구화교 중화문화축제,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 대구문화재야행, 북성로축제, 대구패션주얼리위크 등이 열린다. 시민들이 방문해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라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 1970년대 구축된 격자형 도로망의 중심으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청 반경 1㎞ 안에 버스정류장 71곳에 시내버스 노선이 50개나 된다. 이는 대구 전체 노선(113개)의 44%에 해당한다. 도시철도 역사도 6곳이나 된다.

북구 산격동의 옛 경북도청 터의 전경. 현재 대구시청 별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매일신문 DB 북구 산격동의 옛 경북도청 터의 전경. 현재 대구시청 별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매일신문 DB

◆'창업 허브'를 꿈꾸는 도청 터

현재 시청 별관으로 사용되는 옛 도청 터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1966년 4월 경북도청사가 자리를 잡았다. 이 터는 배산임수의 명당이다. 뒤로 연암산이 있고 앞에는 대구의 젖줄인 신천이 흐른다. 대구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위치다.

옛 도청 터 일대는 근·현대를 지나며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1941년 대구 최초로 침산동 일대가 공업지구가 조성됐고, 금성직물과 대구직물, 동흥직물 등이 자리를 잡았다. 이를 발판으로 1965년 노원동과 비산동, 침산동 일대에 대구 제3공업단지가 지정됐다.

1946년 3월에는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가 침산동에 설립되면서 안경제조산업의 시작을 알렸다. 이를 토대로 현재 3공단은 국산 안경테의 85%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안경산업의 핵심이 됐고, 세계 3대 안경 생산지로 손꼽힌다.

문제는 갈수록 경제 발전 축에서 소외된다는 점이다.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와 달성군의 국가산업단지 등으로 제조산업 중심이 옮겨갔다. 또 수성구와 달서구를 잇는 달구벌대로가 도시발전의 축이 돼 왔다. 반면 도청 주변의 산격1동과 산격4동은 인구와 산업 부문에서 높은 쇠퇴지수를 보이고 있다.

도청 터의 활용뿐 아니라 주변 개발, 나아가 대구의 새로운 성장모델까지 필요한 이유다. 이에 북구청은 예산 3억5천만원을 투입해 오는 9월쯤 '도청 터 종합개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2년 2월 완료를 목표로 한 이번 용역은 도청 터 14만2천㎡뿐만 아니라 반경 2.5㎞ 범위까지 공간을 넓혀 미래 개발 방향을 구상한다. 산격4동을 비롯해 도청교와 대구역 사이 구간, 복현오거리, 유통단지까지 포괄하게 된다.

북구는 도청 터가 '대구형 실리콘밸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용역 내용에 '청년창업단지'와 '문화예술창업존' 등을 조성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엑스코와 연계해 전시와 포럼, 회의 등의 'MICE 산업'을 활성화할 해법도 모색한다.

도청 터가 창업과 혁신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주변에 풍부한 편이다. 지역 국립대학인 경북대학교와 연계해 청년 창업 기능을 도모할 수 있다. 또 지역의 대표 창업 지원기관인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 삼성창조캠퍼스도 불과 1㎞ 남짓한 거리에 있다.

이진하 대구시 도시계획정책관은 "2030 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생활권 기본 발전 방향을 바탕으로 시청과 도청 이전 터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발전 방향을 구체화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 터는 시유지여서 중구청과의 협의가 밑그림을 완성하는 데 중요하고, 도청 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유여서 관련 분야의 국가공모사업 연계하는 등 맞춤형 활용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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