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실종사건 반복되지만 여전히 부실한 대응체계…"대책 마련 시급"

국가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1주년 토론회
“발달장애인 실종됐을 때, 관계기관 신속한 협조 필요” 한목소리

16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실종 예방과 대응 체계 모색' 토론회에서 '탈시설 장애인 실종 사례'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6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실종 예방과 대응 체계 모색' 토론회에서 '탈시설 장애인 실종 사례'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지난 2017년 10월 1일, 대구 동구 팔공산의 한 재활원에서 생활하던 지적장애 1급 A(당시 22세) 씨가 실종됐다. 당시 재활원은 A씨가 실종된 지 3시간 반이 지나 실종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고, 열흘간의 수색에도 A씨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결국 A씨는 두 달여가 지난 11월 말 인근 산기슭에서 싸늘한 백골로 발견됐다. 유족은 A씨의 실종 이유도, 사망 과정도 알 수 없었다. 해당 재활원과 경찰, 구청은 "절차대로 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1년이 지났지만, 장애인 실종사건은 꾸준히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의 실종 장애인 발생은 2014년 392건, 2015년 417건, 2016년 430건, 2017년과 2018년 각 441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2014년 7천724건에서 지난해 8천881건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에 끝내 발견하지 못한 장애인도 99명에 달한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는 16일 오후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1주년을 맞아 '발달장애인 실종 예방과 대응체계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구 장애인단체를 비롯해 대구경찰청, 대구시 관계자, 장애인 당사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달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이 활성화되는 상황인 데 비해 실종 위험에 노출된 장애인에 대한 관계기관의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달장애인이란 지적 장애 혹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이를 통칭한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발달장애인 문윤경 대구피플퍼스트 활동가는 "중증발달장애인의 경우 길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얼어 죽거나 굶어 죽기도 한다"며 "대책에는 실종 예방을 위한 시스템도 포함돼 더 이상 사고를 당하는 장애인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에 따르면 최근 대구에서도 ▷20대 초반의 발달장애인이 대구 어린이회관 인근 뒷산에서 산책하다 실종되고 ▷ 버스 하차 정류장을 놓치며 실종되고 ▷스스로 집을 나간 발달장애인이 돌아오지 않는 사례 등 발달장애인 실종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허미선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장애 당사자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일된 실종 매뉴얼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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