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할퀴고 간 대보상가...구둣방에서 화재 번져

소방, “전기적 요인 등 다각도로 보고 국과수 결과 기다리는 중”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사우나 화재 이틀째인 20일 오전 현장감식을 위해 경찰 및 소방 등 합동감식반이 화재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사우나 화재 이틀째인 20일 오전 현장감식을 위해 경찰 및 소방 등 합동감식반이 화재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91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중구 대보사우나 화재는 남탕 입구 구둣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당국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일 "발화지점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구둣방이라는 사실을 수차례 확인했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전기적 요인과 전열기 사용 등 다양한 요인을 두고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화마가 대보상가를 할퀸 뒤 하루 지난 20일 화재현장에 들어가자 매캐한 냄새가 여전히 코를 찔렀다. 전력이 차단된 탓에 탈의실 한 쪽에 있는 환풍기 사이로 들어오는 빛만 있을 뿐 어둠이 자욱했다.

화재 현장 곳곳에는 불에 타버려 형태를 알아보지 못하는 잔해들이 나뒹굴었다. 검게 탄 건물 내벽과 앙상하게 남은 천장을 고정하는 철제 골조 사이로 구리 전선이 미로처럼 어지럽게 연결돼 있었다. 유리창은 다 깨져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물과 습기 가득했던 탕 내부는 유독가스가 빠져나간 뒤 화마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온전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진행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소방, 경찰의 합동 감식에서는 현장에 있는 배전반과 전선 등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선 아직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은 2주쯤 뒤 국과수의 감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했다.

목격자 진술 및 수사 관계자들의 이야기도 엇갈리고 있다. 전열기에서 발화가 시작됐다는 진술이 있는가 하면 소방 측에서는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 발생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 화재 당일 목욕탕 주인 A씨는 "전열기구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지만, 경찰 측은 "목욕탕 주인과 구둣방 운영자 및 목격자들을 중심으로 여러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보다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로 인해 피해자는 20일 오후 6시 현재 모두 91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3명, 중환자 4명, 단순 연기 흡입 84명 등이다. 19일 화재 당시 중상자로 분류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B(71) 씨는 20일 오전 4시 30분쯤 끝내 숨을 거뒀다. 그 외에 일산화중독 증세가 악화돼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는 C(77) 씨와 기도 화상이 심한 D(68) 씨도 중상자로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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