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왜 대구경북 행정통합인가?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빅데이터센터장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빅데이터센터장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찬반 양론이 비등하다. 주장이야 어떠하든 모두 지역 발전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지역의 위기는 코로나19 이전인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륙과 해양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했던 대한민국의 주력 제조업인 철강, 조선, 기계, 전자 등 중후장대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구조 전환기를 맞아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었다.

지역 주력 산업의 쇠퇴는 지역 경제와 일자리 붕괴를 가져왔고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그런데 정부의 위기 극복 방식은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보다는 수도권 규제완화 카드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역 소재 주력 기업과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데 해결책은 대기업 공장의 수도권 이전 등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었다. 국가균형발전에 지역의 역할이 강조되는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그나마 괜찮았던 대구경북의 경제성장률이 이제는 전국 수준보다 낮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자 등 일자리도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외부적 충격에 의한 생산성이나 취업자가 감소하였던 것이, 이제는 내부적 구조 변화 실패와 비효율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취업자도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고령화 저출산 등 생산인구 감소는 미래 지역 경제의 어려움과 주민 삶의 질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일부 시군 지역의 경우 내부적 역량으로 새로운 발전의 틀을 만들기는 힘든 상태이다. 몇 년 내 소멸될 지방자치단체가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언급되었던 지방행정제도 개편도 저출산과 인구 감소의 원인과 무관치 않다. 시간의 문제이지 어떤 형태로든 머지않은 시점에 지방행정제도 개편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내부적으로 준비가 필요하다.

지역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생산성과 일자리(실업률) 지표에서 데이터 기반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대구의 1인당 생산성이 수십 년간 전국 지자체 중 꼴찌라고 하고, 청년실업률도 높은 축에 들어가는데 현재의 공간구조와 산업 및 일자리 정책을 통해 이를 개선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위 지표들은 행정 경계를 중심으로 생성되지만, 실질적 생산과 구직 활동은 생활권 혹은 경제권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지역 경계 내에서 창출된 최종생산물 가치의 합으로 대구 거주 근로자가 구미 소재 직장에서 생산하면 경북(구미)의 생산으로 집계되고, 대구에 거주하면서 경북 소재 대학을 다니는 청년들이 구직 활동을 하면 대구 실업률로 집계된다.

이는 거주 지역과 생산 및 경제활동 지역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통계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제와 산업 및 일자리 정책 수립과 집행의 중요한 한계이다. 데이터 기반 정책을 통한 성과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대구 취업자 중 10.8%인 12만3천 명이 경북 지역에 일자리가 있고, 경북의 취업자 중 2.8%인 3만9천500여 명이 대구에 일자리가 있다. 대구 거주 근로자 중 경북 지역에 일자리가 있는 근로자의 임금은 대구 평균임금보다 1.3배 높다. 구미 지역은 1.7배 정도 높다. 대구의 좋은 일자리는 대구 인근 경북 지역에 많다는 것인데, 1인당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 성장 전략과 일자리 정책 수립 및 성과 관리는 현재의 행정 경계 구분으로는 한계가 있다. 문화관광 분야나 각종 SOC 유치, 고급 인재 양성과 활용의 정책 수립에서도 다르지 않다.

생산가능인구는 앞으로도 감소할 것이며, 축소사회로 진행될 것이다. 행정 경계로 인한 정책의 비효율성은 개선되어야 한다. 행정통합이 미래에 다가올 위기의 완벽한 대응책은 될 수 없지만 차선책은 될 수 있다.

행정통합 과정에서 많은 현실적 문제와 갈등이 있을 것이다. 이의 원만한 해결이 지역의 미래 발전 틀을 만들 수 있다. 행정 서비스는 광역화하면서 효율화, 구체화되어야 한다. 행정이 효율성만을 추구할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발전을 위한 큰 변화가 필요하다. 민간 분야의 세계적 자동차 회사나 보험 및 항공 회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하여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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