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미중 최고지도자의 건강이 문제다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서명수 슈퍼차이나 대표 서명수 슈퍼차이나 대표

시진핑 주석의 동정에 대해 중국 인민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러나 지난 연말 시 주석이 뇌동맥류 이상으로 긴급 입원했다는 건강이상설이 나돌면서 중국 인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단순한 해프닝이자 '가짜 뉴스'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매체인 CCTV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직접 대응하는 대신, 시 주석의 동정이나 시 주석이 주재하는 정치국 상무위원회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시 주석의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시 황제'(习 皇帝)로 불릴 정도로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막강한 지도력을 갖추고 있는 시 주석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면 강경한 자세로 일관해 온 중국의 대미 관계도 급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직후부터 '웨이보'(微博)와 웨이신 등 중국 SNS를 뒤졌지만 시 주석의 건강과 관련한 소식은 전혀 없었다. 물론 중국 내에서 최고 지도자의 건강에 대한 언급은 엄격하게 통제되거나 금지돼 있다.

1953년생인 시 주석이 최고 지도자에 오른 지 10년이 다 돼감에 따라 후계 구도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시 주석이 '격대(隔代) 지정'이라는 후계 구도 관행을 깨고 아직도 차기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음에 따라 덩샤오핑 이후 관행이 된 최고 지도자의 한 차례 연임을 깨고 장기 집권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시 주석의 건강이상설이 터져 나왔다.

이에 CCTV는 시 주석이 지난해 12월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농촌공작회의에 참석했다며 시 주석의 영상을 공개했고, 이어 31일 생방송으로 신년사를 방송하면서 시 주석의 건강 문제는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해외 매체들은 계속해서 시 주석의 건강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14일 광둥성 선전(深圳) 경제특구 지정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시 주석의 모습에서 건강 이상 논란을 빚은 장면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날 기념식에 예정보다 30분 지각하기도 한 시 주석은 연설 도중 심하게 기침을 했고, 이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생중계하던 CCTV가 급하게 화면을 돌리기는 했지만 기침 소리는 그대로 방송됐다. 시 주석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다음 날 시 주석은 예정된 다른 행사에 참석하는 등 선전 방문 일정을 이어 나갔다.

최고 지도자의 건강 상태는 그 나라의 국가 안보와 직결될 수 있는 극도의 보안 사항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구체적인 건강 상태 역시 국가 기밀 사항에 해당한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가는 도중에 담배를 피우던 모습이 일본 매체에 의해 포착된 바 있다. 그때 김 위원장 바로 옆에서 김여정이 재떨이를 들고 있다가 담배꽁초를 수거한 것은 자칫 담배꽁초로 인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드러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반중 유튜버의 시 주석 건강이상설 제기가 뜬금없는 것은 출처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하다. 홍콩의 뇌종양 전문의사를 건강이상설의 근거로 제시했지만 중국 최고 지도자가 외부로 건강 상태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은 홍콩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이번에는 유튜버에 의한 해프닝이지만 이전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나 뉴욕타임스(NYT) 같은 영향력 있는 미국의 유력 매체가 시 주석의 건강이상설과 중국 지도부 내 권력투쟁설을 보도한 적도 있다. 미국 언론이 중국 최고 지도자의 건강을 걱정할 리는 없다. 건강이상설이 거짓으로 드러나더라도 중국이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 독재체제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비판적 효과는 충분히 거뒀다.

취임식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1942년생으로 우리 나이로는 80세다. 뇌출혈로 인해 두 번이나 수술한 전력이 있어 대통령의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선거 과정에서 여러 번 제기된 바 있다. 시 주석보다 바이든 당선자의 건강 상태가 더 위험한 셈이다.

어쨌든 새해부터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 최고 지도자의 건강 상태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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