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이제는 진짜에 신경 쓸 때

장현우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장현우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필자는 12월에 결혼식을 했다. 좁은 고시원 생활을 마치고 12월의 추운 날씨에 웨딩 사진을 찍은 기억이 새롭다. 바람이 부는 찬 날씨로 인해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주로 촬영을 진행했고, 사진관에서 그림으로 그려진 여러 배경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웃는 표정을 만들었다. 사진첩을 보니 생각보다 근사했고, 화려한 그림 배경에 눈길이 더 가기도 했다. 비록 배경이 가짜였지만 사진으로 보니 진짜 같고 심지어 근사하기까지 했다. 미래를 꿈꾸며 행복했었다.

하지만 올해 2020년 결혼기념일은 잊어 버리고 지나가 버렸다. 코로나 검사와 주위 분들의 격리 소식, 아이들 시험, 임대차 계약 갱신에 신경 쓰느라 어느새 지나가 버렸다. 고생한 집사람과 가족들에게 뭔가 미안하다.

2020년을 돌아보면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임대차 문제, 코로나19 문제, 최근의 백신 확보까지 우리는 뭔가 열심히 뜀박질을 했으나 해결한 것이 없다.

요즘 근로 의욕을 가장 많이 꺾어 놓는 것은 부동산 가격 폭등이다. 집을 사자고 할 때 말렸다는 이유로 부부싸움이 잦아졌다는 주위 분들의 이야기는 이제는 흔한 말이 됐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구매했다는 '영끌', 공황 상태에서 구매했다는 '패닉 바잉', 부동산 우울증에 걸렸다는 '부동산 블루', 이번 생애 집 사기는 망했다는 '이생집망' 등 부동산 관련 단어가 요즘처럼 많이 생긴 적도 없었다. 벼락부자의 반대 개념으로 '벼락거지'도 있다. 집이 없어 월세 난민으로 전락한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주말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천30명이라고 한다. 올해 첫 환자 발생 이후 1천 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은 이미 지난주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미국은 '초고속'이라는 작전명으로 백신 공급을 군사작전처럼 하고 있다. 전 세계 선진국들은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별 백신 확보 여부에 따라 경제 활력과 발전 가능성도 재평가될 것이다.

반면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 설정과 병상 마련, 백신 확보 등 어느 하나 확실하게 해결한 것이 없다. K방역이라고 홍보했으나 사실 이것도 국민의 참여와 의료진과 방역 인력이 현장에서 버텨준 덕분이었다. 정부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주저하다 둘 다 놓칠 위기이다. 이제는 코로나 백신도 병상도 의료진 확보도 잃어버린 2020년이 될 수 있다.

2021년 기업 환경은 코로나에 더해 경제 3법의 통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회사를 한 번이라도 경영하거나 몸담아 본 사람은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관계 3법의 내용이 얼마나 큰 후폭풍을 발생시킬 것인지 안다. 내년이 더 두렵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2020년 우리는 진짜 배경이 아닌 가짜 배경 앞에서 그림을 바꾸어 가며 사진을 찍고 만족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는 가짜 위에 쌓이는 행복이다. 맘에 드는 통계와 숫자를 배경에 두고 원하는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는 삶이라는 현실에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발을 현실이라는 땅에 딛고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찾아온다.

부동산 문제, 코로나 대응 문제, 백신 확보 문제,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 문제에서 말로만 하는 막연한 기대와 청사진은 위 사진관의 가짜 배경과 무엇이 다른가.

현재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젊은 세대다. 취업난으로 첫발도 내딛지 못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결혼은 생각도 못 하고 있다. 돈을 모아 편하게 쉴 집 한 칸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도 그들에게 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그들에게 꿈과 공평함을 이야기할 것인가.

2021년에는 부동산 가격이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는, 대한민국의 코로나 대응과 백신이 전 세계적 표준이 되었다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말들이 진정 지켜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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