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달인'에 대하여

김동훈 연극배우

김동훈 연극배우 김동훈 연극배우

TV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을 보다보면 자신의 일터에서 경이로울 정도로 숙련된 사람들이 출연한다. 어떤 면에서 달인의 경지는 천부적인 재능과 소질에 의해 판가름 나기도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고된 시간을 인내한 결과 '달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이 처음부터 특별한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으나, 반복된 노력의 나날들이 그들을 장인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나는 꾸준함이 불러오는 성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배우의 관점에서 반복적인 훈련은 대가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게 한다. 일본 '노'(가면악극)의 대가 제아미는 자신의 저서 '풍자화전'을 통해 끊임없는 훈련만이 꽃 피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고, 현대연극에 원천을 준 스타니슬랍스키와 메이예르홀드, 그로토프스키 또한 평상시 배우훈련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특별한 비법이나 방법이 아닌 꾸준한 반복만이 그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배우가 갖춰야 할 기본적 소양을 위함이기도 하다. 배우는 자신의 몸을 가지고 관객 앞에서 행동과 행위로 표현해야 하는 직업이기에 몸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몸의 움직임에 대해 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기를 하는 도중 지나친 감정에 함몰되게 되고 이로 인해 자신의 몸은 제어하지 못하여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평상시 훈련을 통해 언제든지 연기할 수 있는 유연한 몸의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대본읽기'에서도 반복적인 연습은 중요하다. 대본을 꾸준하게 반복해서 읽다보면 텍스트에 대한 해석과 깊이가 점점 풍부해지며, 이성으로 분석할 수 없었던 캐릭터의 목적이나 상황을 어느 순간 납득하게 되어 배우의 역할창조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렇듯 단순하고 반복적인 연습만으로도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필수적 습관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한편으로 특별한 방법이나 행운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들추어 보면 그 진리는 반복을 위한 '인내'라는 단순한 행동에 있다. 우리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이 기본적인 진리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 단군신화 속 등장하는 곰이 인고의 시간 끝에 쑥과 마늘을 먹어 인간이 된다는 점,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시합에서 거북이의 승리는 인내하며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음을 일컫는다. 이와 같은 단순한 삶의 진리를 내 자신에 질문했을 때 나는 과연 실천하며 살았는지 되돌아본다. 나태한 자신을 반성하면서 다시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자세로 실천해보자. 김동훈 연극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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