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론새평] 혼밥과 단식, 일자리…대한민국의 미래는?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고용문제 성공 못했다"는 文대통령

최근에 혼자 식사하는 일 잦다고 해

'김정은과 식사' 마냥 기다리지 말고

단식 야당대표 찾아 '밥 한끼' 했으면

삼국지에 위나라 장수 사마의가 적장인 촉나라 승상 제갈량의 식사량을 물어보고, 제갈량의 건강과 수명을 재는 대목이 나온다. 21세기 최첨단 문명사회가 된 요즈음도 여전히 '먹기'는, 개인의 의지를 가늠케 하고 집단의 행동 논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 '먹는 문제'가 우리 정치권의 화두가 됐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며 8일째 단식 중이다. 비례대표제는 표의 등가성을 담보하는 소중한 제도다. 그러나 야당이 요구하는 '권역별 연동형'은 현재로서는 지역 정당에 더 유리하고, 자칫 지역 정치를 고착화할 위험성이 있다. 단식의 명분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여권이 그의 단식을 보는 태도에는 아쉬움이 있다. 애정이 부족하다. 손학규, 그만한 정치인을 찾기 어려운, 한국 정치의 소중한 자산인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혼자 식사하는 일이 잦다 한다. 1년 전, 지난해 꼭 이맘때 중국 방문 당시 대통령이 혼자 식사하고 그 사진까지 공개됐기에, 대통령의 '혼밥'이 근거 없는 소문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대통령은 국정 전반을 챙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 많은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생각이 같은 사람과는 언제 어느 때나 대화할 수 있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식사는 생각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혼자 식사하신다? 생각 다른 사람과 대화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11일 "고용 문제는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성했다. 이미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은, 경험 없는 저학력자의 일자리가 설 여지가 별로 없다. '최저임금' 언저리의 일자리는 제3세계 출신의 노동자에게 넘어간 지 오래다. 아무리 돌아봐도 고학력 장기 경력자를 위한 일자리뿐이다. 국내 일자리 늘리기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청와대와 정부는, 국내만 뚫어져라 들여다보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언론 보도도 외면했다.(본지 2017년 10월 11일 자 「시각과 전망」 백설공주와 최저임금, 2018년 2월 8일 자 「새론새평」 청년 일자리, 해외에 길이 있다) 어쩔 수 없다. 대통령부터 다른 정책 아이디어를 가진 인사와 폭넓게 만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이 많아서 혼밥할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식사를 기다리느라 혼밥할 수도 있다. 그 식사는 우리가 부르고 김정은이 답한다고 바로 성사되는 게 아니다. 남과 북에 일부 반대 세력이 있고, 이웃 국가들이 국력을 기울여 견제하고, 멀리 미국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다. 마냥 기다릴 것인가?

대통령이 북의 동반자만 기다리지 말고 남의 동반자와 먼저 만나 식사하면 어떨까? 청와대에 탁월한 기획자가 있다는데, 대통령이 야당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아 함께 식사하는 기획은 왜 못 할까? 그는 대통령과 김정은의 식사만 기획하나? 쉬운 일은 하지 않고, 어려운 것만 시도하는 것이 큰 정치인가? 돌아가는 길이 지름길이라고, 정치권이 힘 모으면 북쪽과의 대화도 훨씬 쉽게 풀리지 않을까? 다행히 제1야당도 막말 지도부가 차례로 물러나고 합리적인 신임 지도부가 들어섰다.

가까운 쉬운 것부터 하는 것이, 일 잘하는 사람의 일하는 방식이다. 기획도 주변의 일상사를 살피는 데서 시작하면 좋겠다. 대화도 가까이에서 시작해야 한다. 성경에도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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