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서는 선거 안할건가"…민주 지역당원 바닥민심 '부글부글'

'가덕도' 내세운 노골적 지역 무시…험지서 고생하는 당원들 허탈감
"취약 지역 탈피 전략·정책 전무"

지난해 4.15총선 더불어민주당 대구 지역 출마 후보들이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모여 '대구시민께 드리는 약속과 호소문'을 발표하는 모습. 매일신문DB 지난해 4.15총선 더불어민주당 대구 지역 출마 후보들이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모여 '대구시민께 드리는 약속과 호소문'을 발표하는 모습. 매일신문DB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용인 '가덕도 신공항'을 내세워 대구경북(TK) 지역 민심을 노골적으로 무시하자 오랫동안 TK에서 민주당을 위해 노력해온 밑바닥 당원들의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은 취약지역 TK에서 '대약진'을 했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에 각각 4명과 7명의 광역의원을 입성시켰고, 기초의회에도 대구 45명, 경북 38명의 당선자를 각각 배출했다. 특히 대구 수성구의회는 9명의 당선자를 내며 '원내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반이 흐른 지금, TK 민주당 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대통령선거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중앙당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몰두해 TK 민심에 정면으로 반하는 가덕도 신공항을 몰아붙이면서도, 험지에서 고생하는 TK 당원들에게는 제대로 된 양해나 정치적 투자조차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연이은 '가덕도 드라이브'에 실망한 TK 민심을 달래긴커녕 오히려 '영남 갈라치기'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 부산시당과의 연대회의에서 "'불필요한' TK지역 신공항 특별법 등으로 가덕도 신공항 논의를 가로막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대놓고 TK를 무시했다.

민주당 소속 한 선출직 인사는 "지금 민주당 중앙당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 TK에서는 그냥 선거를 안 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TK는 아예 안중에도 없다"라며 "지방선거는 '버리는 패' 취급한다 쳐도, 대선에서는 TK의 표도 필요할 텐데 그때 우리 당원들 민심마저 돌아선다면 어쩌려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해 대구시청 별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대구시 지역균형 뉴딜 현장방문 및 정책간담회에서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영진 대구시장. 매일신문DB 지난해 대구시청 별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대구시 지역균형 뉴딜 현장방문 및 정책간담회에서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영진 대구시장. 매일신문DB

더욱 심각한 것은 '험지 중 험지' TK에서 오랫동안 고생해온 밑바닥 당원들의 허탈감이 크다는 점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역에서 민주당원이 '딴 세상 사람' 취급받던 시절부터 표밭을 갈아왔다. 그런 노력 끝에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뤄냈지만, 중앙당은 여전히 TK 지역당을 '홀대'한다는 불만이 높다.

10년 넘게 민주당에 몸담은 한 당원은 "지난해 총선 때 당규상 취약지역에 안배하는 당선 가능권 비례대표 번호조차 TK에는 주지 않아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도 창구가 없다"며 "지역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탄생을 위해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지역 인사 중 중앙당에서 중요한 직책을 갖고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백종훈 수성구의원이 "내로남불 여당에 실망했다"며 탈당한 사태는 이런 불만이 임계점에 달해 터져 나온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 백 구의원의 탈당을 전후해 대구 달성군을 비롯한 곳곳에서 '기초의원 탈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구시당 당직을 지낸 한 민주당원은 "중앙당은 말로는 항상 TK를 취약하니 험지니 하지만, 실질적으로 취약지역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정책이나 전략 등은 전무했다. 당원이 적어 세력이 없으니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TK 표밭을 위해 뭘 고민했고 어떤 정책적 지원과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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