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정비·개발지역 집 사면 '현금청산'…"사고 팔고 못해?"

4일부터 집 팔고싶은 사람, 집 사고 싶은 사람 모두 묶여
재개발·재건축 주민 동의 요건 3분의 2로 완화…주민 갈등 증폭 우려

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4일 남한산성에서 바라 본 서울 모습. 정부는 서울 등 대도시의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2025년까지 서울에만 32만호 등 전국에 83만6천호의 주택을 공급을 목표로 한다. 연합뉴스 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4일 남한산성에서 바라 본 서울 모습. 정부는 서울 등 대도시의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2025년까지 서울에만 32만호 등 전국에 83만6천호의 주택을 공급을 목표로 한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놓은 2·4 공급대책이 소급 적용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공공 주도 정비·개발사업 지역의 부동산을 취득하면 매수인에게 우선공급권(입주자격)을 주지 않는 것이 골자인데 이 기산점을 '대책발표일'로 잡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사유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4일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날 이후 이들 사업이 시행되는 지역의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주택·상가 등 우선공급권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동산 분할이나 분리소유 등 권리변동이 일어난 경우에도 역시 우선공급권은 부여하지 않는다.

이에따라 이날 이후 사업구역 내에서 신규 주택을 매입한 경우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개발이 호재로 작용해 투기 수요가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4동 경남타운 앞에 공사도급 계약 체결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수성구 범어4동 경남타운 앞에 공사도급 계약 체결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문제는 현금청산 대상 조합원 기준이 일반 정비사업과 다르다는 점이다. 일반정비사업의 경우 정비예정구역 지정일이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이를 대책 발표일로 앞당겼다.

사업 추진 여부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집을 매수했다가 나중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꼼짝없이 쫓겨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국토부는 전날 대책 발표에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 이같은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주민과 협의한 곳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이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시킬 우려도 제기된다. 구역 지정 가능성만으로도 주택이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셈이다.

대구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자칫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새 집은 고사하고 살던 집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데 누가 함부로 집을 사겠느냐"며 "그동안 활발했던 대구지역 재개발·재건축 사업들도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동의 요건을 기존 4분의 3에서 3분의 2로 낮춘 점도 부작용이 우려됐다.

재개발·재건축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현금청산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에 따른 소송 등 갈등을 증폭시켜 오히려 사업을 지연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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