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과 사전투표 한 윤석열…'대권 행보' 질문에 침묵

퇴임 후 첫 공개 일정 해석 분분…등장 자체가 '무언의 메시지' 분석
여권 "정치적인 행동 시작" 경계…야권 "정권심판론 힘 실어" 긍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사퇴 후 29일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오전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했다.

애초 투표 일정을 예고한 터라 그의 입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차기 대권 주자 지지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다 이번 재보선의 정치적 함의가 큰 상황이어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묵묵부답이었다.

그는 검은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정치적 해석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특정 정당을 연상시키는 색깔을 배제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금지(공직선거법 58조2항)하고 있는 만큼 선거법까지 의식한 '의도된 침묵'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린 그는 지팡이를 손에 쥔 윤 교수의 왼팔을 잡고 부축했고, 그 오른편에서는 윤 전 총장의 사촌 동생이 윤 교수의 거동을 도왔다. 주민센터 앞에는 취재진과 지지자 등 100명 가까운 인파가 모였다.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들은 윤 총장이 보이자 박수로 환영했다.

윤 전 총장은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기력이 전과 같지 않으셔서 같이 왔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보통 부인과 함께 오는 데 부친과 함께 오신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다.

그는 투표 뒤 "사퇴 이후 행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정치적 중립성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대권 행보로 해석해도 되느냐"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첫 공개 행보를 사전투표로 선택한 이유나 국민의힘 입당 의향 등을 묻는 말에도 대꾸하지 않았다. 다만 지지자로 보이는 일부 시민과는 인사를 나눈 뒤 현장을 떠났다. 윤 교수의 고향인 충청도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지지자는 윤 전 총장에게 악수를 요청했다.

마지막까지 입을 열지 않았음에도 이날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만으로도 '모종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권에서는 '정치적 행동'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에 대해 "사전투표 일정을 알린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행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경계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최근 몇몇 유명인사를 만나고 그걸 언론 보도로 만들고 있다. 낮은 수준이지만 명백한 정치 행위이며, 존재감을 드러내 뉴스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윤 전 총장의 투표 자체가 국민의힘이 들고 나온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사전투표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투표가 많은 사람들에 알려져 투표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이뤄질 야권 재편을 의식한 듯 윤 전 총장의 사전 투표에 대해 "커다란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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