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는 사면"-"사과전제" 이명박·박근혜 사면 엇갈린 셈법

野 조건 없는 사면 요구에 與 반대 속 “‘반성·사과 전제” 기류 부상

(왼쪽부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왼쪽부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징역 20년 확정을 계기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이 급부상하면서 정치권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야권에서 '전제 조건 없는 사면'을 요구하는 가운데 사면에 줄곧 반대해온 더불어민주당에선 '선(先)반성·사과' 기류가 일각에서 떠오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면 시기를 놓고는 4월 재보선에 미칠 파장을 저울질하며 득실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사면 조건'을 어기는 것이 되더라도 이해 가능하다"며 사면을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이었던 그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국가 품격 차원에서라도 전직 대통령 처벌과 정치보복 논란이 지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정치보복의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며 '통합의 정치' 차원에서 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도 "사과와 반성이라는 조건을 달면 오히려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조건 없는 사면을 요구했다. 다만 시기에 대해선 '연내'로 예상했다. 그는 "대통령이면 누구나 임기 말에는 역사적 평가를 생각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불행과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사면을 반드시 연내에 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사면'이 아닌 '석방'이 이치에 맞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면(赦免)은 군주의 恩赦權(은사권)에서 유래한다"며 "죄 진 자를 군주의 은혜로 풀어 주는 것을 사면이라고 한다. 두 분(MB·박 전 대통령) 다 죄가 없는 정치 재판의 희생양인데, 죄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사면을 요구하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닌가"라고 썼다.

반면 사면 반대를 공식화해온 여권 내부에선 서울시장 출마자를 중심으로 조건부 사면론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전날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면이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던 우상호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15일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도 만들어줘야지, 왜 안 해주느냐고 화를 내는 방식으로 접근해서야 어떻게 국민이 동의하겠느냐"며 "반성·사과에 기초한 국민의 동의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시기도 빠르고 야권의 접근 방식도 오만한 만큼 국민의 동의를 받기 위한 기본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논리다.

친문(문재인) 강경파인 박주민 의원도 "사과를 하고, 그것이 국민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인다면 그때서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들어 "(박 전 대통령이) 사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정치평론가는 "사면은 고도의 정치 행위이자 정국 상황에 따라 셈법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4월 재보선이 다가온 가운데 여야의 동상이몽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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