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정의당 與 서울·부산시장 공천에 맹비판 '천벌받을 것'

민주당, 자당 성비위 문제로 촉발한 서울·부산 시장 보궐후보 공천 시도
국민의힘·정의당 맹비판 "무책임하고 기가 찰 노릇"

 

민주당 전 당원 투표 제안문. 민주당 전 당원 투표 제안문.

더불어민주당 서울·부산시장 공천을 위해 당헌 개정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야당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정의당 등 보수·진보 할 것 없이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

국민의힘은 31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전당원투표에 들어간 데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자당 출신 단체장의 성추행이라는 충격적 사유로 838억원의 혈세를 들여 1년 임기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도 민주당에서 진정한 반성과 자숙의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며 "재보궐 선거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5년 전 약속을 무참히 깨버리고 정당의 헌법을 바꾼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진정으로 피해 여성에게 사죄하는 마음을 전하는 모습으로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 역시 전날 한 방송에서 "보궐 선거가 민주당의 성비위 문제로 치러지는데 바로 당원 총 투표에 부쳐 당헌을 개정하겠다는 것이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정의당과 민주당의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 문제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라며 "저희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비판을 했는데 선거연대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진보 쪽에서 민주당을 비판하는 입장으로 (재보궐·대통령)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그동안 민주당과의 '범진보연대'를 통해 후보를 단일화 시키곤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 민주당, 욕 먹어도 '미니대선' 포기못해

앞서 민주당은 재보궐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밝히는 동시에 당원 의사를 묻기 위한 전당원투표를 실시할 것을 예고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2022년 대선 판도를 좌우할 '미니 대선'급 영향을 가진 탓에 염치 없다는 비판을 들어도 선거는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여당의 판단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헌에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내년 재보궐 선거에 서울·부산 시장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서는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 민주당이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내년도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가 당헌을 바꿔야 할 정도로 중요한 지 묻는 의미가 있다.

문제는 해당 조항이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를 맡은 시절 만든 '정치개혁안'이라는 것. 지난 2015년 7월 문재인 대표 시절 김상곤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원회는 무공천 사유를 '부정부패 사건'에 한정하던 것을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최근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래 당 안팎의 의견을 들은 결과,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있는 선택이 아니며 오히려 공천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 선택을 제약하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무공천 포기'라는 무리수를 두기까지, 당내에서 다른 의견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내부 비판'에 각종 제재를 가하는 풍토가 강한 탓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정치는 신뢰가 중요하다.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무공천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왜 지금 그런 말을 하나"(이해찬 전 대표) "미리 싸우는 게 왜 필요한가"(이낙연 당시 당대표 선거 후보)는 질타를 받은 게 대표적이다.

민주당 '소신파'로 불렸던 금태섭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위한 국회 표결 과정에서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고, 최근 탈당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겁하고 해괴하고 후안무치하다"

야당 소속 의원들은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연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비겁하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이낙연 대표가 후보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고 말했는데 이는 해괴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천권은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추천하는 정당의 권리"라며 "민주당은 그 권리행사에 오류가 있는 경우 공천하지 않을 의무를 스스로 부여했다. 공당의 도리는 공천할 권리의 행사가 아니라 공천하지 않을 의무의 이행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재보궐 공천이 책임 있는 도리라고 한다"며 "국민과 한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보궐 선거를 야기한 정당의 공천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히며 "정기국회 회기 내에 통과시키자"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최근 "집권 여당이 한차례도 아니고 거의 기만과 사기에 가까운 일을 서너 차례나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사기 공화국으로 만드는 데 앞장설 셈이냐"고 맹비판을 쏟아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행태를 보면 믿음과 전혀 거리가 먼 일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하는 것이 다반사가 됐다"며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비례정당을 만든 일 등을 거론했다.

이는 민주당이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에도 전당원투표 등 과정을 밟아 '비례대표 전용 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다주택자를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당선자 4명 중 1명이 다주택자로 나타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 (민주당은) 거듭 사죄한다고 하는데 사죄할 것 없이 후보를 안 내는 것이 제대로 된 사죄"라며 "838억원의 혈세가 자당 출신 단체장의 불법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데, 전당원이 결정했으니 당헌을 바꾸겠다는 것은 후안무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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