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근무 꺼리는 공무원들…인사권 독립 늦어지는 지방의회

제도 시행 6개월 앞두고 혼란…집행부 복귀, 인사 불이익 등 우려
행안부 조직 개편 지침 아직 없어

대구 동구의회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동구의회 전경. 매일신문 DB
달서구의회 전경. 매일신문 DB 달서구의회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서구의회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서구의회 전경. 매일신문 DB

"'기초의회 공무원'은 하기 싫어요."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제도 준비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현장에서 갖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침이 5개월 넘게 내려오지 않아 조직개편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데다, 구·군청 기초의회에서는 선뜻 근무하겠다는 직원들조차 찾기 힘든 형편이다.

인사권 독립을 6개월여 앞둔 최근 대구 구·군청 공직사회에서는 '의회사무처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의회에 근무 중인 직원은 집행부(구·군청)로 돌아가려 하는 반면, 집행부 직원들은 의회사무처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이 이뤄질 경우 사무처 직원들은 집행부가 아닌 의회 소속으로 바뀌게 된다. 이 경우 지금과 달리 집행부와는 '다른 기관'으로 취급되고, 전출·전입 절차도 1:1 맞교환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 등 복잡해진다.

그럼에도 구·군청 직원들의 기피 현상은 남거나 새로 들어오려는 직원까지 있는 대구시·대구시의회의 사정과는 대조적이라는 게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비교적 인원이 많은 시의회와 달리, 구·군 의회는 10~20명 안팎으로 구성돼 진급이나 인사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구 구·군청 한 현직 공무원은 "인원이 적어 진급·인사 불이익은 물론, 한 번 분리되면 다시 집행부로 전출하기가 어려워 부서 내 인간관계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광역의회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역량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기초의원들을 보조하면서 평생 근무해야 한다는 점에도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 개편에 관한 행안부의 지침마저 계속 늦어지면서 당장 내년 1월부터 독립된 의회를 준비해야 하는 지방의회들은 비상이 걸렸다.

12일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5개월째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관한 행정안전부의 지침은 내려오지 않았다. 행안부는 오는 6월쯤 지방공무원법 임용령과 지방자치법 시행령 등 세부 법안을 조율해 각 지방의회에 조직 운영에 관한 세부 지침을 내릴 예정이다.

대구시의회도 올 초부터 인사권 독립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며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세부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진척이 없는 상태다.

대구시의회 한 관계자는 "결국 의회사무처 직원들도 공무원이기에 조직 운영 방식과 구조·직급체계 변경 여부 등 세부 기준을 제시해줘야 개편을 할 수 있다. 6개월만에 처리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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