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빈곤 늪에 빠져 있는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20대

장기화된 취업난 및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생활고와 빚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복지 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특히 20대 미혼 남녀의 경우 소득이 없어도 기초생활보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은 대단히 잘못됐다. 취업은커녕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지만 느는 것은 빚뿐인 청년들이 허다하다 하니 여간 심각하지 않다.

청년들이 기초생활보호 대상에서 소외되는 이유는 가구 단위로 생활보호 금액을 산정하는 현행 방식 때문이다. 30세 미만 미혼 남녀들은 언제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옛 시대적 통념 때문에 이들은 부모의 피부양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부모로부터 분가해 취업 준비 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은 소득이 없더라도 정부와 지자체의 기초생활보호 혜택 대상이 될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청년 실업률은 10%에 이른다. 전국의 42만5천여 명의 20대 남녀가 미취업 상태다. 결국 생활비와 주거비 조달을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쌓이는 것은 부채다. 청년빚쟁이네트워크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대구지역청년금융생활조사를 보면 '빚을 지고 있다'는 응답자가 32.1%에 이르고 평균 부채 금액도 4천여만 원이나 됐다. '생활비가 부족해 끼니를 거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들이 37.1%나 된다는 잡코리아와 동아일보 설문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끝 모를 취업난과 집값 폭등으로 청년들은 장래에 대한 희망을 속속 접고 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영혼까지 끌어 대출을 내 위험천만한 가상화폐 투자에 빠져드는 청년들도 부지기수다. 이래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가 "부모와 따로 사는 20대 미혼 남녀를 개별 가구로 인정해 사회보장 체계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에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청년들이 절망의 끝자락에서 버텨낼 수 있도록 사회보장제도의 꼼꼼한 정비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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