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 이전하자 해놓고 수도권 과밀화 부추기는 정부 여당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에 총 13만2천 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에 총 13만2천 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에 주택 13만여 가구를 짓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현 정부 들어 23번째 나온 부동산 대책이다. 아파트 공급을 늘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인데 또 하나의 땜질식 처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이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수도를 옮기자고 제안한 지 며칠이 지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정부가 다짜고짜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기는 정책을 내놓은 격이니 이만한 엇박자와 자기부정도 없을 것 같다.

4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보면 서울의 공공 재건축 용적률을 최고 500%로 완화하고 층수 제한도 50층까지로 푸는 등 내용이 사뭇 파격적이다. 얼핏 그럴듯해 보이나 이번 정책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당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값은 더 뛰어오를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설 정도다.

집값이 올랐다 싶으면 전국 곳곳을 온갖 규제로 묶은 정부가 투기가 가장 심한 서울에 아파트를 대규모로 공급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과밀화를 막겠다며 수도 이전까지 주장한 판국이다. 안 그래도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마당에 서울에 아파트를 대거 공급하면 수도권 인구 유입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한쪽에서는 수도를 옮기자고 하고, 한쪽에서는 서울의 주택 공급 확대를 외치고 있으니 국민은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혼란스럽다.

집값 파동에 화들짝 놀란 집권 세력의 갈지자 행보는 이뿐만 아니다. "전세 때문에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던 민주당이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여론 뭇매를 맞자 "임대인이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말을 뒤집었다. 정책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고민이나 제대로 하고 발표를 하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니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도 무너지고 결과도 번번이 나쁘게 나타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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