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춘추] 전시를 여는 사람들

 

조수현 현대백화점 대구점 갤러리 H 큐레이터 조수현 현대백화점 대구점 갤러리 H 큐레이터

일반적으로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의 협업이 필요하다. 전시의 준비는 기본적으로 누가(전시 기획자), 언제(전시 일정), 어디에서(전시 공간), 무엇을(전시 주제 및 내용), 어떻게(전시 구성 및 방법), 왜(전시 기획의도)의 기준을 통해서 진행된다.

전시 준비 중 어느 미술품 운송·설치 관계자가 "작품이 안전하게 전시장까지 도착했을 때 가장 뿌듯하다"라고 하며 조심스럽게 작품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안전하게 운송해 온 작품이 전시장에 설치되었을 때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그때야 비로소 필자는 미술품 운송·설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차렸다.

 

예술 작품이 이동할 때 회화, 조각, 도자기, 사진,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에 따라 재료의 특성을 파악한 포장의 기술이 필요하다. 예술 작품의 포장은 주로 완충재, 에어캡, 크레이트(나무상자) 등으로 마무리하여 무진동 차량으로 이동한다. 무진동 차량은 미술품 운반을 위해 특수 제작된 차량으로, 충격 완화는 물론 온·습도 조절까지 구비되어 있다. 이것은 작품 파손을 최소화시키는 장치이다. 예술 작품 중에는 온·습도에 매우 민감한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 외국의 작품이 국내로 반입되는 경우에는 포장에 더 신경 쓰고 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물감이 녹아내리거나 훼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도착한 작품은 컨디션 체크를 거친 후에야 본격적인 설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예술 작품의 특성을 고려한 포장과 운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전시를 열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운송 과정에서 작품 파손이나 훼손이 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전시회 개최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최근 국내의 한 미술관에서는 전시 작품 운송 과정에서 1억원 상당의 작품이 일부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되었다. 안전한 규칙에 따라 포장하지 않은 결과로 한국화 작품의 모서리 일부가 훼손된 것이다. 그리고 광주 비엔날레 전시 작품 중 스위스에서 전달받은 35억원 상당의 설치미술품이 파손되어 온 사례도 있었다. 전시를 여는 사람들 중 필자가 만났던 미술품 운송·설치 관계자들처럼 작품의 특성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전시를 여는 데 있어서 작품의 특성에 따른 적절한 포장과 안전한 운송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은 작품의 특성에 따른 완벽한 포장과 안전한 운송의 방법을 진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술품 포장 및 운송·설치 관계자는 전시를 여는 사람들 중에서 또 다른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들은 경우에 따라 작가의 작업실을 사전 방문하기도 하며 작품의 특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여 포장과 운송의 정확도를 높인다. 그것이 작품에 대한 예의이고 성공적인 전시회 개최를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전시를 여는 사람들'의 활약 덕분에 예술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빛나게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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