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선엽·박원순, 두 죽음에 대한 정권의 너무나 다른 태도

12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마련된 故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분향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2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마련된 故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분향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하루 차이로 유명을 달리한 백선엽 장군과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문재인 정권의 태도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백 장군에 대해선 민주당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조차 내지 않은 반면 박 시장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추모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정파적 이해득실에 따라 갈라치기를 하는 문 정권의 고질병이 백 장군과 박 시장 두 죽음을 두고서도 재발하고 있는 것이다.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백 장군의 별세에 대해 민주당이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하면서 밝힌 이유는 치졸하기 짝이 없다. 당 관계자는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며 "별세에 대해 당이 입장을 내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국론 통합에 앞장서야 할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처사다. 백 장군의 공로와 상징성을 고려하면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 안장키로 한 정부 결정도 문제가 있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정부가 백 장군을 '홀대'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시장에 대해 민주당은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민주화에 앞장섰던 분, 서울 시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라며 "명복을 빈다"는 당 공식 논평을 냈다. 또 서울 곳곳에 '故(고) 박원순 시장님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란 현수막까지 내걸고, '맑은 분' '자신에 대해 가혹하고 엄격' 등 추모 분위기 만들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문 정권이 백 장군을 외면하는 것은 여권 일각에서 백 장군을 '친일파'로 매도하고, '친일파 파묘' 입법이 추진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앞선 정부는 백 장군의 공로와 상징성을 감안해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에 자리가 없어도 '국가유공자 묘역'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문 정권 들어 이 방안이 철회됐다. 백 장군과 박 시장, 두 죽음에 대한 정권의 상반된 태도에서 국론 통합보다 국론 분열을 촉발하는 문 정권의 실체를 국민이 또 한 번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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