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성장기 강아지의 갑작스런 통증과 마비(AAI)

아름이(그레이하운드·5개월)가 갑작스럽게 통증을 느끼고 걷지를 못하여 내원했다. 보호자는 3일 전 어미견과 함께 산책하다가 갑자기 깨깽거리며 몸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더니 서서히 보행이 불가능해지고 네 다리를 뻗는 마비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성장기 강아지가 통증이나 보행이상을 호소한다면 신경계 검사를 우선 추천드린다. 평소의 아름이의 모습(위)과 내원 당시의 사지마비 상태인 아름이의 모습 (아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성장기 강아지가 통증이나 보행이상을 호소한다면 신경계 검사를 우선 추천드린다. 평소의 아름이의 모습(위)과 내원 당시의 사지마비 상태인 아름이의 모습 (아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아름이에 대한 신경계 검사(neurological examination)를 우선 실시했다. 신경계 검사란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신체 각 부위를 촉진하며 감각의 인지 정도와 운동반응 정도를 평가해 신경의 이상 부위와 정도를 예측하는 검사 과정이다. 이러한 검사 과정을 통해 신경계와 관련된 증상인지를 감별하여 추가적으로 필요한 진단 검사를 선택하게 된다.

아름이는 네 다리의 발목이 꺾여 발등으로 디디는 너클링(Knuckling)소견이 확연하였다. 이 증상은 가장 확인하기 쉬운 반응 검사로 자신의 몸의 감각을 느끼는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발등이 바닥에 끌려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신경계검사(앞발로만 걷는 Wheel barrowing 검사) 중인 아름이(오른쪽 사진)와 아름이의 신경계 검사결과(왼쪽).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신경계검사(앞발로만 걷는 Wheel barrowing 검사) 중인 아름이(오른쪽 사진)와 아름이의 신경계 검사결과(왼쪽).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네 다리의 보행 자세와 힘을 디디는 정도, 대칭성에 대한 평가를 위해 앞발로만 걷는 휠 배로잉(Wheel barrowing)검사와 뒷다리를 평가하는 익스텐셜 포스쳐 스러스트(Extential posture Thrust) 검사를 실시했다. 그 외 50여 항목의 신경계 평가 검사를 종합하여 아름이는 경추 디스크질환을 의심할 수 있었다.

신경계 질병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MRI검사가 가장 정확하다. 하지만 동물을 위한 MRI검사는 마취가 이루어져야 하며 높은 검사 비용이 부담되므로 보호자의 선택이 있어야 한다.

아름이는 경추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첫 번째 경추(Atlas)와의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번째 경추(Axis)의 전방으로 길게 돌출된 뼈(Dens)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여 발생한 성장기 경추디스크(AAI, Atalo-Axis Intaybility, 환축추아탈구)로 진단됐다.

아름이의 엑스레이 사진. 2번 경추(Axis)의 전방돌기뼈(den)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못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아름이의 엑스레이 사진. 2번 경추(Axis)의 전방돌기뼈(den)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못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2번 경추(Axis)의 전방돌기뼈(den)가 정상적으로 성장한 개의 엑스레이 이미지(위), 2번 경추의 해부학적 구조(아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2번 경추(Axis)의 전방돌기뼈(den)가 정상적으로 성장한 개의 엑스레이 이미지(위), 2번 경추의 해부학적 구조(아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아름이는 2번 경추의 형성장애로 인해 디스크 소인이 잠재되어 있던 상황에서 충격이 가해져 척수신경의 압박이 현저해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제서야 보호자분들도 아름이가 간헐적으로 깨갱거리며 소릴내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으셨다.

아름이 보호자에게는 몇가지 주의를 드렸다. 과체중, 무리한 운동은 당분간 피하고, 함께 지내는 개들로인한 갑작스러운 충격을 겪지 않도록 당부드렸다. 아름이가 통증이 줄어들고 보행이 가능해지면 서서히 가벼운 산책부터 가볍게 달리는 운동은 허용해 주실 것을 당부드렸다. 성장기 강아지는 걷고 달리는 과정이 뼈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아름이는 약물 복용과 목 보호를 위한 가벼운 목부목을 착용하였으며 나날이 호전되어 한달 뒤 예방접종을 하러 온 아름이는 늠름한 그레이하운드로 변해있었다.

성장기 강아지가 뼈의 형성 장애로 유발되는 질병이 많다. 슬개골탈구, 경추 디스크, 관절 이형성증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렇듯 다양한 선천성 골관절 질환들은 걸음걸이의 이상이나 통증을 유발시킨다. 성장기 강아지가 통증이나 보행이상을 호소한다면 신경계검사를 우선 받으실 것을 권장드리는 이유이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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