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상원천에 물고기가 노니는 그날까지

이진국 (사)자연생태연구소 소장 (이학박사, 환경지질학)

이진국 (사)자연생태연구소 소장 이진국 (사)자연생태연구소 소장

금호강 권역을 바탕으로 생활하는 대구 시민에게 대구를 관통해 흐르는 신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1980, 90년대에 비해 수질이 크게 좋아진 신천은 현재 다양한 물고기·새·수달 등의 서식처이자 시민들의 휴식 및 힐링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친숙하다. 둔치에는 수영장, 썰매장 등 계절별 테마 놀이시설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누구도 잘 모르는 산업화의 그늘이 숨겨져 있다.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의 대구텍과 중석타운 자리는 과거 대한중석이 있던 곳이다. 대한중석은 무기의 주원료인 중석을 생산하는 소위 방위산업체로, 달성광산에서 중석을 캐냈다.

한때 중석 단일광종 세계 생산량 3위를 차지할 만큼 세계적인 광산이 달성광산이었다. 월남전을 끝으로 냉전시대로 접어들자 달성광산은 중석 시세의 하락과 더불어 국제 중석 생산량 급감의 여파로 인해 휴광을 거쳐 폐광에 이르게 됐다.

문제는 생산량이 많은 만큼 폐석도 많았으며, 지금은 환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 있는 달성폐광산 인근은 과거 광산촌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전원주택이 속속 들어서 있다. 여름철이면 폐갱에서 나오는 시원한 (황산)바람을 쐬기 위해 굴 앞에 장사진을 치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폐광산은 폐석·광미·폐갱 등으로부터 AMD(산성광산배수)가 발생된다. 이 속에는 중금속을 비롯한 다양한 오염물질이 함유돼 있다. 반영구적인 오염원인 것이다. 발생된 AMD는 상원천으로 바로 유출돼 신천에 합류된다.

또 달성폐광산지역의 토양은 국내 다른 폐광산에 비해 고농도의 중금속으로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달성폐광산과 그 인근 지역의 토양은 광산의 광화작용 시기에 광범위하게 오염돼 토양의 산성도가 높고, 중금속 함량이 높다. 그뿐만 아니라 폐석 등에서 발생된 황산 가스는 대기질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상원천의 상류와 중류는 생태적 건강성이 높고, 생물종다양성도 높다. 그러나 달성폐광산의 AMD가 합류된 지점에서부터 신천 합류 전까지 약 1.7㎞ 구간에는 물고기는 물론이고 식물성 플랑크톤조차 서식하기 어렵다. 반면 동물성 플랑크톤인 부착규조는 관찰된다. 특이하게도 중금속 오염도가 높은 곳에서만 사는 특정 종만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MD 처리를 비롯한 폐광산의 관리는 광해공단이 맡고 있다. 달성폐광산에는 1998년 인공소택지라는 처리장이 조성돼 AMD를 처리해 왔지만, 초기를 제외하면 처리 효율은 극히 낮다. 특히 최근에는 관로의 폐색으로 인해 침출수가 처리장으로 유입되지 않고 하천으로 직접 배출되고 있으며, 오염된 물은 고스란히 상원천을 거쳐 신천으로 흘러든다.

이에 대해 광해공단은 달성폐광산 침출수 처리장을 개보수할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으며, 조만간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금속으로 오염된 침출수는 상원천과 신천을 오염시키고, 물생태계를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 상원천과 신천은 대구의 하천이자 생명이다. 신천에는 사시사철 물고기와 수달이 노닐고, 여름이면 아이들도 수영을 한다. 우리는 이런 자연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지키고 관리할 의무가 있다.

깨끗한 환경을 위해 대구시는 깨어 있어야 한다. 달성폐광산과 상원천을 제대로 관리함으로써 '생태도시 대구'의 위상은 한단계 높아질 것이다. 상원천에 물고기가 돌아오는 그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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