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항 검찰의 의혹투성이 요양병원 불기소, 누굴 위해선가

정부 보조금 122억원 부정수급 등의 혐의를 수사해 포항 북부경찰서가 지난 6월 넘긴 경북 포항의 한 요양병원에 대해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와 경찰이 조사·수사한 혐의에 대해 별도 수사 보강 지시나 지휘도 없이 검찰 송치 이틀 만에 사건을 불기소로 처리했으니 과연 누굴 위한 검찰 조치인지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질 만하다.

이번 포항 검찰의 신속한 조치는 놀랍다. 122억원의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무자격 의료기관 개설 등의 혐의는 이미 보험공단과 경찰의 8개월 집중 조사로 파악됐다. 그런데 검찰은 마치 기다린 것처럼 이틀 만에 불기소 처분했다. 게다가 그런 처분의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도 않았고, 보강 수사 같은 후속 조치도 없었다. 검찰이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의심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재수사 촉구는 너무나 당연하다.

특히 이 요양병원의 의료재단 이사장은 상임이사에 아들, 감사에 남편을 등록하고 가사 도우미와 병원 청소업체 직원, 이사장 남편의 친인척 등으로 이사진을 구성했다. 이는 재단의 사유화 전횡의 증거가 될 만하다. 아울러 이런 내부 구조를 통해 재단은 그동안 정부 보조금 등을 바탕으로 짠 예산을 마음대로 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하자면 처음부터 나랏돈을 헛되이 쓸 여지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이런 의혹투성이 요양병원을 둘러싼 문제를 낱낱이 밝혀 제대로 바로잡는 일은 경찰과 검찰의 책무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일이니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번 포항 검찰의 조치는 한마디로 스스로 의혹을 자초했다. 이 같은 부류의 사례 재발을 막기는커녕 되레 나랏돈을 함부로 써도 된다는 나쁜 선례만 부추기고 검찰 불신을 키울 뿐이다. 이제 포항 검찰의 선택은 분명하다. 이번 신속한 불기소 처분의 용기에 걸맞게 재수사에 나서 엄정한 검찰 모습을 되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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