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기상 주권'도 못 지키는 기상청, 부끄러운 줄 알아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최근 “기상청이 일본기상청 일기예보 구역에 독도가 포함된 것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독도 야욕이 갈수록 노골화되는 시점에서 이런 문제 제기는 시의적절하다. 기상청이 ‘기상 주권(主權)’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거나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다.

신 의원이 국감을 앞두고 기상청 자료를 분석해보니 일본기상청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마네현 일기예보 가운데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해 오키섬과 묶어 예보구역에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시마네현 오키군을 누르면 오키섬과 독도가 하나의 구역으로 표시되어 있어 우리 국민이면 어느 누구나 기가 찰 노릇이다.

일본기상청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여기고 있음에도, 우리 기상청이 수수방관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기상청은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일본기상청이 독도에 대한 지점 예보(포인트 예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를 수긍하는 국민은 드물 것이다.

독도 문제에 보듯, 기상청이 ‘기상 주권’을 소홀히 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 영토에 대해 독자적이고 상세한 기상 정보를 제공해야 함에도,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울릉도·독도를 찾는 낚시꾼, 어업·해양스포츠 관계자들은 한국기상청의 파고풍향 예보보다는 일본기상청 예보에 더 귀를 기울이는 처지다. 낚시·날씨 애플리케이션에도 일본기상청 예보가 훨씬 중시되고 있으니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기상청이 부정확한 기상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독도를 지키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항상 ‘예산·인력 타령’만 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기상청의 태도는 말 그대로 꼴불견이다. 실력을 키워야 ‘기상 주권’을 지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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