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행복북구문화재단 구수산․대현․태전도서관

행복북구문화재단 구수산․대현․태전도서관

행북북구문화재단(상임이사 이태현) 구수산·대현·태전도서관은 '제57회 도서관 주간(4월12~18일)'을 맞아 '당신을 위로하는 작은 쉼표 하나, 도서관' 주제의 주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운영한다.이번 행사는 4월 1일부터 30일까지 도서관별로 작가초청 강연, 체험, 전시, 영화 상영, 잡지 나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구수산도서관은 어린이 독서퀴즈 '유 퀴즈 온더 북', 작가초청 강연, 부모교육, 음악회, 원화 전시, 잡지 나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17일에는 스타 PD의 원조격인 주철환 작가를 초청하여 '만약, 인생을 편집할 수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연다. 주 작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는 인생을 만들자는 내용을 들려준다.23일 부모교육에서는 김종달 지식큐브 대표가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로 키우는 자녀교육법' 주제로 세계를 대표하는 교육 전문기관들의 공통된 미래 인재상을 설명하고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는 아이로 키우는 법을 제시한다. 또한, 대구시립예술단의 후원으로 '힐링 국악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대현도서관은 과학실험 '친환경 물병 오호(Ooho!) 만들기', '아프리카 민속악기 칼림바 만들기' 체험행사와 작가초청 강연, 원화 전시, 잡지 나눔 행사 등 진행한다.10일에 열리는 경혜원 그림책 작가초청 강연에서 경 작가는 참여한 12가족에게 '공룡 엑스레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가족들과 함께 공룡화석을 만드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태전도서관은 점자체험, 책표지로 만드는 '독서무드 등 만들기', 부모·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장서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원화 및 장서인·장서표 전시, 잡지 나눔 행사 등을 진행한다.17일에는 초등학생 대상으로 남동윤 그림책 작가의 '귀신 선생님과 고민해결' 강연이 열린다. 강연에서 남 작가는 캐릭터 드로잉 시범을 보이고 아이들이 따라 해보는 체험행사가 열린다.24일에는 일반인 대상으로 유동근 작가의 '내 인생을 바꿀 1일1행' 특강이 열린다. 유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과 목표한 일을 반드시 해내는 동사형 인간이 되는 법에 대해 강연을 펼친다.또한,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구수산·태전도서관에서는 도서 대출을 하면 장미꽃 한 송이를 선착순으로 전달하는 등 지역주민과 함께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할 예정이다.도서관 관계자는 "4월 한 달 동안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도서관을 방문하여, 주민들이 책과 도서관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4월 도서관주간 행사의 자세한 내용은 도서관 홈페이지(http://lib.hbcf.or.kr/bukgs)를 참조하거나 전화(구수산도서관 053-320-5158, 대현도서관 053-320-5173, 태전도서관 053-320-5182)로 문의하면 된다.

2021-03-21 15:15:51

[책] 농도 짙은 우리의 진심을 보고 싶다면… '환한 숨'

[책] 농도 짙은 우리의 진심을 보고 싶다면… '환한 숨'

우연한 기회에 조해진 작가의 성우 뺨치는 목소리를 듣다 순간 소설과 작가가 곧이곧대로 연결되지 않아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었노라는 말을 듣고 수긍과 반색의 고갯짓을 한 적이 있다. 음울하며, 심지어 대책도 없어 보이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뿜어내는 먹먹함과 작가의 순도 높은 청량한 음성이 서로를 모른 체하는 듯했다는 얘기였다.소설가의 일이란 무릇 글로 배경을 묘사하고 인물 캐릭터를 설정해내고 서사를 풀어가기 마련인데 작가의 목소리가 웬 말인가 싶었더니 오디오북이 활황인 지 오래고, 읽어주는 소설의 시대가 도저한 흐름으로 트렌디하고 스마트하게 정착돼 가고 있다는 업황이 답으로 온다.이런 와중에 작가가 누군지 모르고 읽어도, 서너 페이지만 넘기면 '조해진 작품인가' 한다는 그의 소설집이 나왔다. 2004년 등단, 2008년 첫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2014년 두 번째 소설집 '목요일에 만나요', 2017년 세 번째 소설집 '빛의 호위', 그리고 2021년 등단 18년 차를 맞은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환한 숨'이다. 단편 '환한 나무 꼭대기'와 '하나의 숨'을 조합한 이름으로 해석하면 되는지 짐짓 고민하게 되는 표제다.2014년 나온 '문래'와 2016년 나온 '눈 속의 사람'을 제외하면 사실상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각종 문예지 등에 수록된 단편소설들이다. 총 아홉 편이 실렸다. 국내 주요 문학상 수상작품집이나 앤솔러지 등에서 이미 소개돼 눈에 익은 작품이 많다. 그만큼 작가의 수상력이 막강하다는 뜻이다.이번 소설집 등장인물들은 어느 샌가 작가의 페르소나라 할 만큼 약자와 빈자가 다수다.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데 정작 법을 몰라 허약하고, 서툴게 눈치를 보고, 그래서 내 코가 석 자인 이들의 진퇴양난을 작가는 화학식 못잖은 농도와 순도와 밀도와 질감으로 구현해낸다. 솔직한 감정들의 릴레이에 독자는 읽는 내내 불편할지 모른다.시용기자로 들어와 시키는 대로 충실히 일했지만, 해직기자들이 복직하면 어떻게 할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자."다른가. 저들과 내가 다르다면 대체 무엇이 다른 것인가. 강렬한 확신을 양손에 쥔 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위에 가담한 선배 기자들을 볼 때면 그런 식의 의문이 시작됐고, 그 다른 무언가를 의식하고 열거하고 분석하다 보면 도덕적 열등감이 뒤따르곤 했다. 때로는 열정과 신념이 휘발되는 공허가 엄습했는데, 그럴 때면 연진은 자신의 전 생애가 부식해가고 있다고 느끼기도 했다. 내장과 피와 뼈가 더럽혀지는 것 같았고 누군가의 농담을 듣고 무심결에 흘러나온 단순한 웃음은 곧바로 스스로를 향한 조소로 변성됐다. 연진은 조금씩 선배 기자들을 못 본 척 지나가게 되었고 그들이 외치는 구호에 전력을 다해 둔해지는 연습을 해야 했다."(경계선 사이로)다른 인물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말기암 동창의 간병인으로 일하다 그의 아파트, 동창이 아들에게 물려주라고 부탁한 그곳에서 살아가는 50대 간병인(환한 나무 꼭대기), 현장실습 중 뇌사 상태에 빠진 제자의 뒷감당에서 벗어나 다행스러워하는, 제 앞가림이 급한 기간제 교사(하나의 숨), 성추문 끝에 실종된 아빠의 존재감을 확인하러 피해여성에게 여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어쩌면 좋겠냐고 연락하는 언니(높고 느린 용서)까지 등장인물 모두가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욕망을 감추기 어려워한다.마치 천붕의 괴로움 중에 느낀 배고픔처럼 생존을 위한 욕구로 인식되기도 한다. 문득 이 소설집이 가련한 이기주의자들의 수용소처럼 느껴지는 까닭이다. 이들에게 윤리의 잣대를 가져다대는 건 좀스러운 걸까. 315쪽, 1만4천원.

2021-03-20 06:30:00

[반갑다 새책]진화의 오리진/존 그리빈·메리 그리빈 지음/권루시안 옮김/진선북스 펴냄

[반갑다 새책]진화의 오리진/존 그리빈·메리 그리빈 지음/권루시안 옮김/진선북스 펴냄

'죽은 동물은 산 동물보다 번식할 기회가 적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그 의미는 달라진다.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일어나려면 생물이 번식하여 자신의 복제본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 다음 세대의 복사본이 자신과 완벽하게 똑같이 복사되지 않고 다양한 변이가 나타나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변이가 나타났을 때 자식 세대 일부가 어떤 이유에서든 번식에 성공한다면 성공에 도움이 된 그 특질이 이후 세대로 퍼질 것이다. 이것이 '진화'이다.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이론이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가 찰스 다윈일 것이다. 그렇다면 진화이론은 그의 머릿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진화'는 고대 그리스 시대 이래 여러 모습으로 존재해 왔고, 다윈과 동시대 사람인 러셀 윌리스도 진화를 다윈만큼 알고 있었다.게다가 진화는 현재도 진행 중인 사실이다. 갈라파고스 제도의 핀치새들에서, 지구의 생물이 남긴 화석 기록에서, 또 슈퍼세균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키워나가는 것에서 진화가 일어나고 있음이 관찰된다. 멀리 볼 것 없이 현재 이 시간에도 세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를 겪고 있다.책은 다윈과 윌리스 사이에서 오고 간 긴 편지들과 두 사람이 관찰과 추론을 통해 각기 독자적으로 생각해낸 자연선택의 의한 진화이론을 공동 논문으로 발표하기까지 일어난 여러 사건을 흥미롭게 풀어냈다.'제1부 고대'는 고대부터 19세기 초까지 진화에 관한 생각을 개괄했고, '제2부 중세'는 19세기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 찰스 다윈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러셀 윌리스도 함께 조명했다. '제3부 현대'는 멘델 유전학에서부터 DNA의 구조와 기능을 밝히는 과정에 이어 유전자의 수평이동과 후성 유전학 등 최근 연구까지 언급하고 있다. 352쪽. 1만4천원

2021-03-20 06:30:00

[책]스티븐 호킹

[책]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하인해 옮김/까치 펴냄 우주의 시작은 어떻게 이뤄졌으며, 거대한 별이 엄청난 시간을 거쳐 사라진 뒤 남기는 블랙홀의 정체는 무엇일까.이 두 가지 질문은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양자중력 분야를 개척하면서 40년간 치열하게 연구했던, 즉 블랙홀과 우주기원에 관한 주제들이다.1905년 아인슈타인은 거리와 시간의 측정은 관찰자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달라지며, 물질은 일종의 에너지이다. 또한 그 무엇도 빛의 속도보다 빠른 것은 없다는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다.그러나 걸림돌이 있었다. 속도에 한계가 있다는 건 물체에 즉각적으로 전달되는 무한 속력의 중력을 말한 뉴턴의 이론과 모순이 됐기 때문이다.아인슈타인은 10년간의 노력 끝에 1915년 물질과 에너지는 힘을 통해 서로를 끌어당기지 않는 대신 공간을 휘게 만드는데, 이 공간 휘어짐이 물질이 움직이는 방식과 에너지가 전해지는 방식을 결정한다는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 과학계에 혁신을 일으켰다. 또 이 일반상대성 이론의 논리적 추론으로 예측될 수 있는 현상이 블랙홀의 존재와 우주기원 '빅뱅'이였는데, 아인슈타인은 블랙홀의 존재를 부정했다.스티븐 호킹의 물리학 연구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지은이는 20년간 호킹과 나눈 개인적인 우정과 더불어 '호킹 복사' '무경계 가설' 등을 간결하게 설명하며 호킹이 이룬 연구 업적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를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호킹과 지은이의 인연은 2003년 호킹이 먼저 그에게 함께 책을 써보자고 연락하면서 시작됐다. 호킹의 저서 '시간의 역사'가 대중들에게 너무 어렵게 여겨지자 이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개정판을 내려는 의도에서였다."매일 매시간 매분 모든 일이 도전인 그는 나라면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고통스러우며 지치고 힘겨웠을 순간을 끊임없이 견디며 역경을 재정의 했다."(본문 중)호킹은 온 정신을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데 쏟아 부어 결국 혁신적인 블랙홀 이론을 정립해 우주론에 다시 불을 지폈고, 다른 물리학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우주의 기원을 연구할 길을 닦았다. 그 과정을 지켜봤던 지은이는 장애를 딛고 연구에 몰입한 한 인간의 노력과 집념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스티븐 호킹은 2018년 3월 14일 별이 됐다. 302쪽. 1만7천원

2021-03-20 06:30:00

[책]십대를 위한 인권사전

[책]십대를 위한 인권사전

십대를 위한 인권사전/ 전진한·조수진 지음 / 다림 펴냄 인간이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가 '인권'이라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말과 행동이 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나아가 인권이 존중받지 못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하는 것들까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물리적인 폭력이나 차별적 행위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되지만 않으면 그만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인식하곤 한다. 가까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지금의 청소년들이 올바른 인권 의식을 정립하는 것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가장 필수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이 인권 감수성을 기르는 것은 '나'로서 살아가기 쉽지 않은 시대에서도 주체적인 자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처럼 건강한 가치관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인권에 대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이 인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이 책은 29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인권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려 주며 일상 속에서 잊기 쉬운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또한 인류를 발전시킨 인권의 역사에서부터 인권 의식의 전환을 이끌었던 결정적 계기를 비롯하여 인권과 관련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수많은 사회적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수많은 사회과학적 지식을 통해 인권이 지닌 가치를 제대로 상기시켜 준다. 뿐만 아니라 현직 변호사의 전문적이고 유용한 법적 지식을 근거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인권 침해 사례들을 제시한다. 이는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우리 사회의 인권 존중 실태에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저자(인권 전문가라 불리는 전진한 시민운동가와 조수진 변호사)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인권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인권 보호는 사람들이 모여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규칙과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인권은 꾸준히 공부하고, 체득해야 합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인권을 쉽게 이해하고,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로 인권 침해의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올바른 방향을 일러 줄 교과서 역할을 할 것입니다"라고 썼다. 232쪽. 1만3천800원.

2021-03-20 06:30:00

[책CHECK ] 머릿속에 쏙쏙! 방사선 노트

[책CHECK ] 머릿속에 쏙쏙! 방사선 노트

방사선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책이다. 방사선은 다량 노출 시엔 죽게 되지만, 암을 치료하기도 하고, 해충을 구제하기도 하고 타이어를 튼튼하게 만들기도 한다. 방사선은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우리를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걸까? 일상생활 속에서 스치고 지나친 방사선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면 된다. 순서에 상관없이 궁금한 주제부터 읽어나가다 보면 방사선과 슬기롭게 살아가는 지혜를 얻게 된다.제1장에서 방사선, 방사능에 대한 기본 이해를 도운 뒤, 우리 주변에 어떤 방사성 물질이 있고(제2장), 방사선을 쐬면 어떻게 되는지(제3장), 방사선이 어떻게 이용되는지(제4장)를 설명한다. 제5, 6장에선 원자력 발전 원리와 원전 및 방사선 관련 각종 사건·사고를 알아본다. 404쪽, 1만8천원

2021-03-20 06:30:00

[책CHECK] 어쩌면 스무 번

[책CHECK] 어쩌면 스무 번

편혜영 작가가 여섯 번째 소설집 '어쩌면 스무 번'을 내놨다. 2019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호텔 창문'을 비롯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작가가 쓴 단편소설 중 성격이 비슷한 여덟 편을 골라 묶어냈다.셜리 잭슨상 수상자의 명성에 단 하나의 티끌도 허용하지 않는다. 작품 하나하나가 긴장의 끈으로 꽁꽁 묶인 느낌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낯선 곳에서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로 위협 받는다. 작품 속 주인공들도 공통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을 배회하거나 낯설어하며 이야기 속을 헤맨다. 독자는 책을 덮고서야 공간적 분절감에서 벗어난다.작가 역시 "써야 할 장면보다 쓰지 않을 장면을 자주 생각했다. 쓰지 않은 그 이야기들이 어쩌면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의 진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229쪽, 1만3천500원

2021-03-20 06:30:00

[책CHECK] 푸른날개 어니스트

[책CHECK] 푸른날개 어니스트

"날개가 부러진 딱정벌레를 발견한 소녀 '프레다'는 벌레에게 '어니스트'라는 이름을 붙여 친구처럼 지낸다. 어니스트가 자라 힘이 세지자 일손이 모자랐던 사람들은 어니스트에게 일을 맡긴다. 그러나 보답은 모자라다. 오히려 골칫덩이라며 욕한다. 그러던 어느 날…"지난해 '꼬마 의사와 사나운 덩치'로 국내에 처음 이름을 알린 소피 길모어의 책이 창비에서 출간됐다.딱정벌레와 아이의 유대감을 수채화 그림으로 표현했다. 낯선 존재를 포용하는 태도,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등 주제 의식을 담은 작품이다.계약직 직원에게 갑질만 일삼던 이들이 그 직원이 없어진 뒤 조금씩 존재감을 느끼고, 그 즈음 위기에 빠진 갑들을 계약직 직원이 구해내자 칭송 릴레이를 이어간다는 어른들의 얘기로 치환 가능한 마술같은 그림책이다. 40쪽. 1만3천원

2021-03-20 06:30:00

[내가 읽은 책] 공부 때문에 아프고 상처 받은 아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내가 읽은 책] 공부 때문에 아프고 상처 받은 아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공부 상처(김현수 글/ 에듀니티/ 2015년) '공부 상처'라는 제목 앞에 작은 글씨로 '대한민국 교사·부모에게 드리는 메시지'라고 적혀 있다. 그래서인지 교직 경력이 20년에 가까운 내게는 이 책이 꼭 읽어야 할 편지처럼 여겨졌다. '공부'와 '상처'라는 말이 오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저자 김현수는 의사다. 특이하게도 의사로서 첫 발령지는 병원이 아닌 소년교도소였다. 저자는 그곳에서 문제 행동은 '심리적 구조 신호'라는 것을 느끼게 되어 정신의학을 전공하게 된다.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그는 신경정신과와 지역주민상담센터를 열었고,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성장학교 별'의 교장을 맡는다. 또한 학업 중단, 가출, 비행, 학교 폭력, 인터넷 중독, 은둔형 외톨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청소년들을 꾸준히 돕고 있다. 이력만 살펴봐도 저자는 청소년에게 구세주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게 되면 청소년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들도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책의 내용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1부 '공부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에서는 누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공부 상처를 주고, 공부 상처의 결과로 이어진 학습 부진을 이야기한다.2부 '상처받은 아이에게 다가가기'에서는 공부 위기가 찾아오는 시기를 살펴본 후, 공부 동기를 발견하고 성공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살펴본다.3부 '공부 상처의 유형 알기'에서는 다양한 공부 상처의 유형들이 소개된다.4부 '아이에게 맞는 공부 돕기'에서는 공부 상처의 원인을 찾아보고, 공부 동기를 강화하는 대화법 및 아이의 특성에 맞는 공부 방법을 제시한다.목차만 살펴보면 학습 부진의 원인을 살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 같지만, 읽어나가다 보면 저자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아이들에게 놀이는 그만하고 공부를 하라는 말은 그런 점에서는 모순이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공부인데, 현재 아이가 스스로 하고 있는 공부는 그만두고, 부모가 시키는 다른 공부를 하라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이들의 본성이 억압당한다."(33쪽)"아이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무척 민감해서 말로 듣지 않아도 느낌으로 자신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알고 있다."(45쪽)"실패하면 아이들은 그 다음에는 안 하려고 든다. 성공했다고 자극해 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무조건 성공하도록 이끈다. 작은 성공들이 모여야 자존감이 싹트고, 그래야 공부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68쪽)저자는 어른들에게 하소연한다. 아이들이 힘들고 아프다고. 그런데 들어주는 사람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혼내는 사람들만 가득하다고. 배움에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불안과 강박 속에서 공부에 지쳐가고 있다고 한다. 학교와 가정에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유리 상자 안에 갇혀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너무 아프다. 이 책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배움의 본능을 회복시키는 지침서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아이들이 닫힌 유리 상자에서 밖으로 나와 마음껏 웃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길 희망해 본다.이수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3-20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호머 스미스의 ‘신장학’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호머 스미스의 ‘신장학’

앞으로 2년 후인 2023년에 경북의대는 개교 100주년이 된다. 긴 세월 동안 훌륭한 선배들이 있었으며 지금도 많은 동문이 열심히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필자도 제법 긴 기간 동안 경북의대 동인행림에서 지내면서 질문과 호기심 가득한 학생들과 마주쳐왔다. 그것은 교정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나, 지금은 코로나 19로 잠시나마 잃어버린 모습이 되었고, 그렇게 소중한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과학의 진보는 동기부여와 호기심이라는 두 가지 동력으로 이루어져 왔다. 학창 시절 의대생들에게는 막중한 공부의 양과 낙제의 두려움에 긴장하면서도 가슴 한쪽에 품고 있는 "생명 현상과 질병에 관한 의문과 호기심"은 자신의 삶과 인생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경북대 도서관에는 1951년과 1956년에 출판된 호머 스미스의 '신장학'과 '신장 생리학의 원리'라는 책이 있다. 나는 도서관에서 이 두 권의 책을 80년대 호기심 가득한 의대생으로서, 그리고 90년대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한 신장 내과의사로서 만났으며, 바로 이 책을 통해 의학도로서 그 다음 단계의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꿈과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콩팥은 신체의 수분과 전해질 대사를 조절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사구체에서 혈액 성분이 여과되고, 여과액은 세뇨관에서 재흡수 및 분비의 과정을 거쳐 소변이 된다. 신장에는 29개의 서로 다른 세포들이 존재하며 이들이 만들어 내는 신비한 하모니에 매료되어 나는 아직도 신장 생리학자로서 그 끈을 잡고 있다. 이 책들은 20세기 초반에 신장 생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의 지식을 정리하여 책으로 엮은 것으로, 호머 스미스만이 제시할 수 있었던 간결하면서도 완벽한 설명과 함께 그의 과학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특히 1920~30년대 여러 생리학자가 세뇨관 세포 배양을 시도한 기록과 세뇨관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약물로 차단하고 이를 이용하여 수분 재흡수를 측정하려고 시도한 대목들은 지금 보아도 감탄할 만하다. 또한, 신장에서 이눌린과 파라아미노마뇨산 등 수많은 물질의 제거율을 측정하고 그 방법을 자세히 소개한 대목에서는 20세기 초기에 활동하였던 선배 과학자들의 눈부신 노력에 경의를 표할 따름이다. 그 이후 신장 생리학은 미세 천자법을 이용하여 소변 농축과 희석에 관한 개략적인 기전을 알아냈고, 세뇨관의 미세적출 및 미량관류로 각 부위의 기능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90년대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세뇨관에 존재하는 수분통로단백질과 전해질 운반체들이 밝혀짐에 따라, 더 넓은 관점에서 세뇨관의 기능을 재조명할 수 있게 되었다.오랜 기간 나의 전공은 호머 스미스가 그 책에서 빈칸으로 남겨 두었던 세뇨관에서 항이뇨호르몬의 작용 기전 연구였다. 나는 운이 좋게도 마크 네퍼, 쏘렌 닐슨, 피터 아그레(2003년 노벨화학상 수상) 등 훌륭한 선생님들과 함께 그 신기한 자연현상을 조금이나마 새롭게 알게 되었고, 그 결과를 책 빈칸에 채워 넣을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었다. 자기 일에 진척이 느려지고 흥미가 떨어질 때, 그리고 나가야 할 길이 희미해질 때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펼쳐 보자. 그 안에는 어릴 적 자신이 꿈꾸어 왔던 자화상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권태환 경대의대 교수

2021-03-20 06:30:00

[책CHECK] 문학과 영화로 인성을 디자인하다

[책CHECK] 문학과 영화로 인성을 디자인하다

영화와 소설을 분석한 책으로, 잠시나마 코로나 등으로 지치고 힘든 현실을 잊고 시간여행과 환상세계에 빠져 힐링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의 주요 이슈인 상처 치유와 자존감 회복, 팬데믹시대의 바이러스, 성평등과 페미니즘, 제4차산업혁명시대의 생명윤리 등의 문제를 통해 공존하는 삶을 모색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82년생 김지영', '감기', '부산행', 'A.I.', '델마와 루이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기생충' 등 소설과 영화 15편이 그 대상이다.저자는 "영화와 관련한 많은 수업이 대학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교재는 거의 없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주요 이슈들을 다룬 만큼 삶의 방향을 디자인하는데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295쪽. 1만7천원

2021-03-20 06:30:00

[책]뉴노멀 시대 우리 농업의 길을 묻다

[책]뉴노멀 시대 우리 농업의 길을 묻다

뉴노멀 시대 우리 농업의 길을 묻다/ 고병기 지음/ 해남 펴냄 21세기는 예고된 대전환의 시대다. 코로나19는 그 시작일 뿐이다. 사라져 가는 것과 남는 것이 극명하게 갈린다. 과거의 방식이나 관성이 가장 좋았던 것으로 생각하지만 익숙한 것을 못하는 시대가 되니 더 좋은 방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코로나19와 디지털 대전환이 가져온 새로운 세상 속에서 우리 농업의 변화상을 추적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고병기 전 농협중앙회 상무가 농협맨으로 33년간 근무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상황을 맞는 우리 농업의 대응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해 놓은 책, '뉴노멀 시대, 우리 농업의 길을 묻다'를 출간했다.지금은 지구촌이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모두가 흔들리고 있다. 비대면 경제가 일반화되고 있다. 거기에 디지털 대전환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우리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농가인구는 줄고 기후변화로 인한 빈번한 자연재해로 생산은 늘 불안정하다. 수입농산물은 봇물 터지듯 들어오고 있다. 식량자급률은 낙제점이다. 농가소득은 수년째 정체다. 지속가능한 농업의 미래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어둠의 터널을 지나도 희망을 놓지 않으면 여명은 반드시 오는 법. 스마트 농업이 속속 도입되고, 애그테크·푸드테크 등 농업을 둘러싼 첨단 전후방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전동·자율주행 농기계도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농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융·복합되어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생명에 대한 절실함은 더 커지고,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은 더 간절해졌다. 농업의 구체제가 물러나고 새로운 농업체제가 등장하고 있다. 뉴노멀시대가 도래한 것이다.저자는 농업의 길은 결국 농업(Agriculture)에 있다면서 'Agriculture'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응용한 ▶과학 ▶창조 ▶회복탄력성 ▶혁신 ▶도전 ▶최고 품질 ▶생명 중시 ▶디지털적 사고 ▶소통과 연대 ▶메이저리거 정신 ▶존엄성 등 11가지를 뉴노멀 시대의 대응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저자는 궁극적으로 농업인의 존엄성에 초점을 맞춘다. "농업인들이 식량안보와 공익적 가치를 지키고 창출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농업은 감내할 수 있는 임계점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형국"이라며 "농업인들이 농촌 공동체 속에서 도전하고, 보람과 존엄성을 찾을 때까지 응원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79쪽. 1만7천원

2021-03-20 06:30:00

[손경찬의 장터 풍경] 오늘도 다 팔리기를

[손경찬의 장터 풍경] <56>오늘도 다 팔리기를

작은 난전에물건을 펴놓으니가지 수가 참 많기도 해라고추, 마늘, 알타리 무에쪽파, 버섯도 있고손수 만들었다는 도토리묵에계란까지 다 있제. 시장 입구 길가에푸짐하게 펴놓고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아침,난점 할머니는잠시 눈감고 생각을 하네이 좋은 물건들이오늘도 다 팔리기를.손경찬 (대구예술총연합회 정책기획단장)

2021-03-19 14:30:00

3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교보문고)

1. 흔한남매 7 (흔한남매·아이세움)2.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3.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염승환·메이트북스)4. 나의 첫 투자 수업 1 (김정환·트러스트북스)5.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6. 아몬드 (손원평·창비)7.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리더스북)8.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9. 마지막 몰입: 나를 넘어서는 힘 (짐 퀵·비즈니스북스)10.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세계사)

2021-03-19 08:37:49

[문득 동네책방]책만 있는 '더코너북스'

[문득 동네책방]<11>책만 있는 '더코너북스'

앞산이 바투 앞인 대구 남구 대명동 주택가 모퉁이에 '더코너북스'라는 동네책방이 생긴 건 코로나19의 쓰나미가 덮치기 직전인 지난해 2월이었다. 문을 열고 며칠이 지났을까. 31번 확진자가 대구에서 발생했다며 마스크 착용 일상화를 방역당국이 강하게 주문하기 시작한 때였다.앞산 아래 맑은 공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더코너북스는 동네 문화공간이 되고자 했던 처음의 마음을 다시 먹는다. 오로지 영감을 전하는 책 문화를 퍼뜨리고 싶다는 82학번 이영희 책방지기의 다짐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마음이기도 했다.자신을 소개하며 건넨 명함에는 여러 능력이 적혔다. 가장 눈길을 끈 건 MBC청소년문학 당선이었다. 등단작가였다. 손원평, 구병모 같은 내로라하는 청소년문학 작가군들이 스치면서 그를 다시 올려다봤다. 외려 작가라는 칭호에 겸연쩍어했다.몸에 밴 겸손인지 책방이 작아서 내세울 게 많지 않다고 또 겸손해했다. 애초 책방을 연 것도 공동체의 목적이 더 컸다고 했다.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던 그는 2002년 이곳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시댁이 있던 곳이기도 했다.앞산을 앞에 둔 살기 좋은 동네에 카페가 많이 생기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문화공간이 없다는 점은 그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그냥 집을 팔고 나갈까 하다가 생각을 고쳤다. '동네를 조금씩 바꿔보면 어떨까'라고.주택가 모퉁이에 있어서 '더코너북스'라는 이름을 붙였냐고 물으니 가족 의견을 수합한 결과라고 했다. 뉴욕시 15번가 '더코너북스토어(The corner bookstore)'에서 따왔다고 한다. 1978년 문을 연 그곳처럼 역사를 가지고 싶다는 희망도 담았다.북큐레이션은 독립출판물과 대형출판사들의 책들이 혼재돼 있다. 너무 감성적이지만 않으면 생각하게 하는 책들을 위주로 비치했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이력을 살려 그림이 절반 이상인 책도 냈다. 판매용이 아닌데 굳이 사가겠다는 이들이 있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제목이 '할머니는 괜찮아'다.커피나 음료가 없다. 수익성을 개선하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그는 고개를 젓는다. 뒤죽박죽되면 안 될 거 같다며 돈을 벌 수 없어도 하고 싶은 걸 한다고 했다. LP에서 음악이 줄곧 흐르면서 자신도 읽고 쓴다."책방에 오면 책을 사야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오시는데 그러시지 않아도 됩니다. 책방은 책을 사러 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영감을 얻어가는 곳이잖아요. 쉬어가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2021-03-15 11:36:51

[책CHECK] 신의 잠꼬대

[책CHECK] 신의 잠꼬대

장하빈(본명 장지현) 시인이 시집 '신의 잠꼬대'를 냈다. 세 번째 시집 '총총난필 복사꽃' 이후 2년 만이다. 시인은 "시는 대지의 숨소리, 어머니의 음성, 신의 목소리 등을 받아쓰기 한 것이라는 취지에서 시집 제목을 '신의 잠꼬대'라고 차용한 것"이라고 했다.40편의 시를 실었다. 대체로 짧다. 언뜻 잠꼬대와 비슷하다. 정작 잠꼬대를 풀어놓는 이는 달콤한 잠에 빠져 꿈을 꾸고 있을 터. '시와 지팡이'라는 작품에서는 한없이 가벼운 마음을 전한다. 시를 신주 모시듯해선 안 된다고 일갈하는 듯하다. "시는 신이 내게 선물한 삶의 지팡이 / 나는 왜, 지팡이를 머리에 이고 사나?"시인은 1997년 시와 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비, 혹은 얼룩말', '까치낙관', '총총난필 복사꽃'이 있다. 65쪽. 1만원

2021-03-13 06:30:00

[책CHECK] '문어', '밸런스게임'

[책CHECK] '문어', '밸런스게임'

김동식 작가가 소설집 '문어'와 '밸런스게임'을 동시 출간하면서 총 10권짜리 '김동식 소설집'에 마침점을 찍었다. 2017년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로 출발했던 소설집이다.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되어 37만 독자를 사로잡은 이야기들과 다수의 미공개작을 모았다.'문어'에는 낯선 세계에 던져진 인간의 심리를 집요하게 관찰한 SF 단편 22편이 담겼다. 안드로이드 로봇, 인공지능, 우주, 외계인, 타임 리프, 좀비 등 다양한 소재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밸런스게임'은 제목처럼 진퇴양난의 가정이 잇따라 등장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서 차악을 택해야 하는 인간의 상대적인 도덕과 정의를 묻는다. 문어 252쪽, 밸런스게임 264쪽. 각 1만3천원

2021-03-13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음식디미방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음식디미방

"어두운 눈으로 간신히 이 책을 썼으니 부디 잘 간수하여라."음식디미방의 끝에 저자 장계향이 쓴 당부의 말이다. 책을 다 쓴 후 이런 당부의 말을 붙여 놓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 책은 원래 영해 인량리 마을에 살던 재령이씨 존재 종가에 소장되어 있다가 경북대에 위탁되었다. 1960년 1월에 경북대 김사엽 교수가 당시의 총장 고병간 박사 송수기념논총에 이 책을 소개하는 글과 본문 사진을 처음 실었다. 그 후 6년 뒤 손정자 교수가 원문을 현대국어로 옮겨 그 내용을 널리 알렸다. 1980년에 황혜성의 해설문이 들어간 영인본이 나왔고, 2003년에 경북대 출판부에서 필자가 새로 판독한 본문을 넣어 원본 크기로 원색판 '음식디미방'을 출판하였다. 음식디미방이 경북대 도서관에 들어옴으로써 자료 접근성이 높아져 학계에 널리 알려졌고, 이로써 그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여러 학자들이 이 책을 활발히 연구함으로써 저자 장계향의 업적을 드높였으니, 책을 잘 보존하라는 저자의 당부를 실천한 셈이다.음식디미방이 학계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KBS 역사스페셜의 '300년 전 여성 군자가 쓴 요리백과 음식디미방'이란 60분짜리 방송(1999년 12월 18일) 덕분이었다. 2005년에는 MBC의 보물찾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글쓴이도 두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 책의 내용과 가치를 해설하였다. 두 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 책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실제 조리법을 배워 보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음식디미방은 책 이름이 두 개다. 책의 앞표지에는 '閨壼是議方'(규곤시의방)이라 씌어 있고, 본문 첫머리에는 '음식디미방'이라 써 놓았다. 앞표지의 한자 이름은 저자 장계향의 부군 이시명 혹은 아들 이현일이 붙인 것으로 본다. 본문 첫머리의 '음식디미방'은 장계향의 친필이므로 저자 본인이 붙인 이름이다. 저자 본인의 뜻을 존중하고, 이 책의 내용을 잘 표현한 '음식디미방'이 이 책의 정식 서명이 되었다.음식디미방이 소중한 까닭은 무엇인가? 첫째, 이 책에 실린 145개의 조리 방문들은 350년 전 우리 조상들이 무슨 재료로, 어떤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 먹었는지를 알려 준다. 둘째, 이 책에 담긴 음식 방문들은 한국 음식 조리법의 원형이며, 정통성을 지켜가는 샘물과 같다. '글로벌'과 '융합'의 큰 변화 속에 놓여 있는 오늘날의 세계적 흐름 속에서 이 책의 조리법은 한식의 맛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원형질과 같다. 셋째, 음식디미방에는 17세기 한국어의 생활 언어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음식디미방은 일상생활어를 그대로 적은 것이어서 한문 번역서에 없는 당시의 우리말이 풍부하게 반영되어 있다.이 책에는 다른 음식조리서에 없는, 저자 장계향의 간곡한 당부의 글이 있다. 후손들에게 이 책을 떨어지게 하거나 가져가지 말고 오래오래 잘 보존하라고 했다. 60여 년 전에 존재종가와 두들마을 석계종가 후손들이 이 가르침을 잘 실천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장계향의 당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백두현 경북대 교수

2021-03-13 06:30:00

[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 동경작안(東京炸案)

[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 동경작안(東京炸案)

'동경(東京)'은 일본 수도 도쿄를 말하고, '작안(炸案)'은 폭탄투척 계획이란 뜻이다. 항일투사 이봉창(李奉昌·1901~1932)이 왜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진동전세계'동경작안'지진상(震動全世界'東京炸案'之眞相)"은 김구의 발표다. 중국 '신강일보'는 한국청년 이봉창이 왜왕을 저격했다고 대서특필했다. 일본의 안방 동경에서 왜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일은 세계를 진동시킬 일이었다.이봉창은 아버지 이진구(李鎭球)와 어머니 손 씨의 둘째아들로 현 서울 효창동118-1번지에서 살았다. 1915년 문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제과점원을 거쳐, 1920년 용산 역무원 때 민족차별을 받았다. 1924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퇴직하고 그 해 9월, 금정청년회(錦町靑年會)를 조직하여 항일운동을 폈다. 1925년 범태(範泰) 친형과 일본 대판(大阪)에서 철공일을 하다, 일본인 양자가 돼 이름을 기노시타(木下昌臧)로 바꿨으나 조선인으로 밝혀졌다. 1928년 일왕 히로히토를 보기위해 나갔다가 일경수색에서 한글 편지가 발견되어 10일 동안 구금당했다. 이때 불온한 사람이라는 혐의를 받자 심정의 변화를 일으켜 조국을 위해 투신하리라 다짐했다. 내 작은 힘이지만 조국의 원수를 처단할 수 있다면 이 한 몸 바치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1930년 12월 동지들과 뜻을 모아 일을 도모하기 위해 상해로 갔다.결기에 찬 마음으로 김구를 만나 심중을 털어 놓았으나, 거동을 수상히 여기며 의심하는 눈치였다. 술자리에서 봉창이 '당신들은 독립운동을 하면서 일왕을 왜 안 죽이느냐! 원흉의 우두머리를 처단해야 하지 않느냐!'며, '내가 작년에 일왕이 능으로 가는 길가에 엎드려서 보았는데 그때 내 손에 폭탄이 있었다면 일왕을 죽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김구는 한인애국단에 가입시키고 일왕폭살계획을 추진했다. '이 군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사건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하자 겸손한 태도로 '나라를 위해서라면 몸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고 '김구 말꽃 모음'에 기록했다. 1931년 12월에 김구는 폭탄 2개를 구입하여 안중근의 동생 공근 집에서 선서식을 갖고, 양손에 폭탄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도쿄로 건너간 봉창은 1932년 1월 8일 '물건은 틀림없이 팔린다'고 연락하고 만주의 황제 부의(溥儀)와 동경 요요키 연병장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히로히토를 향하여 폭탄을 던졌다. 명중시키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체포되었다. 1932년 9월 30일 일본 최고 재판소 1심에서 사형을 확정하고, 10월 10일 오전 9시 2분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32세에 교수형을 당했다.비록 목적달성엔 실패했지만 일왕 폭살기도는 천지를 진동시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중국의 각 신문들은 특호활자로 대서특필 했고, 국민당 기관지인 '국민일보'는 '한국의 이봉창이 일왕을 저격했으나 명중시키지 못했다'고 중국인들의 간절한 의사를 대변했다. 세계 각 신문들도 앞다투어 톱기사로 보도했다. 이후 1932년 5월 10일 김구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이봉창에 대한 애도문'을 싣고 김구 자신과 임시 정부가 배후임을 밝혔다. 1946년 이봉창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여 국민장으로 효창공원에 안치했다.(사)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2021-03-13 06:30:00

[책]선비문화를 찾아서

[책]선비문화를 찾아서

선비문화를 찾아서/김구철 글·사진 / 오색필통 펴냄 '명가와 고택'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훌륭하게 살다간 선비의 얼이 스며 있는 '고택' 21곳에 얽힌 속깊은 이야기를 두루 살핀 저서다.책은 1장 '창업과 개혁의 산실'(경기도)을 비롯해 2장 '선비의 삶 독서와 성찰'(경북), 3장 '풍요의 땅 나눔의 삶'(호남), 4장 '꼿꼿한 충절의 고향'(충청), 5장 '권력암투와 기우는 국운'(경기), 6장 '한류 3.0을 위하여'(평론), 에필로그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택에는 양반, 그들만을 위한 불천위(不遷位: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우거나 도덕성과 학문이 높은 분에 대해 신주를 땅에 묻지 않고 사당에 영구히 두면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허락된 신위)와 봉제사 접빈객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민초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고 쌀을 퍼가도록 한 타인능해(他人能解) 목독(나무로 만든 독)이 있고, 부러워하지 않게 저녁 밥짓는 연기가 담 넘어가지 않도록 굴뚝을 낮게 둔 '구례 운조루' 당주들의 배려가 서려 있다. 추수하면서 이삭을 줍지 않고, 흉년 들면 땅을 사지 않는 경주 최 씨의 마음씀이 깃들어 있다. 이삭을 일부러 대로변에 흩어둔 논산 명재 후손도 있었다. 관물은 나무 작대기 하나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봉화 계서당의 교훈도 들려준다. 영의정을 지내고도 집 한 칸 없어 제자들이 돈을 모아 스승의 유족에게 바친 하회 충효당도 있다.저자는 어지러운 조선을 이끈 원동력은 선비 정신이며 양반계급이었으며 '고택'은 바로 그 선비정신이 깃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한다. "조선이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500년 왕조를 유지한 비결은 '선비 문화' 때문이다. '선비'라면 '딸깍발이'를 연상하던 기존의 소극적 선비 인식에서 벗어나, 선비 계급이 조선 왕조의 의사결정을 주도했다. 무능한 왕과 훈척 세력은 권력을 다투느라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국난을 불렀으며 국권을 넘겨주었고, 위기가 닥치면 달아날 생각부터 했지만 선비는 그러지 않았다. 조선은 올곶고 유능한 선비들이 나라를 일으키고 위기를 극복하고 국권수호에 앞장선 세계 최초의 문민 국가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택이 하드웨어라면 하드웨어 지식에 머물지 말고, 거기 담긴 선비 정신·문화 등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책은 저자가 발로 뛰면서 찍은 6천 장의 사진 가운데 300장이 실려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436쪽. 2만4천원.

2021-03-13 06:30:00

[반갑다 새책]돈의 탄생 돈의 현재 돈의 미래/제이컵 골드스타인 지음/장진영 옮김/비즈니즈북스 펴냄

[반갑다 새책]돈의 탄생 돈의 현재 돈의 미래/제이컵 골드스타인 지음/장진영 옮김/비즈니즈북스 펴냄

'돈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는가?' '부의 대이동 시대, 돈의 과거와 현재를 알면 새로운 기회가 보인다.'책의 표지와 띠지에 쓰인 광고 문구가 번쩍하며 시선을 끌었다. 가뜩이나 '영끌'이니 '빚투'같은 유행어가 판을 치면서 이 대열에 끼지 못하면 마치 시대착오적 '루저'처럼 느껴지는 이 시대에 도대체 '돈이란 무엇일까?'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더군다나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테슬라의 투자 발표 이후 주요 기업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결코 돈이 될 수 없다며 거품이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만만찮으니 어느 게 수까마귀이고 어느 게 암까마귀인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책 내용은 전 세계 250만 명을 열광시킨 화제의 경제 팟캐스트를 엮은 것으로 격변의 순간마다 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한 돈의 역사를 살피고 있다. 저자의 논지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돈의 발전 과정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 특히 어떤 것은 돈이 되고 어떤 것은 돈이 되지 않았는지, 돈이 어떻게 부의 지도를 재편했는지, 혼동의 순간 어떻게 부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지가 담겨있다.크게 5장으로 나눠 역사를 바꾼 돈의 결정적 순간을 차례로 살펴보는데, 제1장에서는 물물교환에서 주화, 지폐까지 돈의 발전과정에 따라 폭발적 경제혁명이 일어났음을 밝히고, 제2장에서는 현대의 은행 출발과 국가가 화폐를 발행하며 백만장자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아본다. 제3장에서는 기술과 경제발전이 꼭 모두에게 부를 안겨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러다이트를 통해 짚어내며, 제4장에서는 금본위제도가 사실은 환상에 기반한 제도임을 꼬집으며 현재의 중앙은행이 설립된 배경을 설명하고, 제5장에서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부터 비트코인까지 현대에 돈이 어떤 역할을 하고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돈을 잃는 구조가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한다.돈, 돈, 돈, 돈의 시대. 막연하고 추상적인 경제의 주체인 돈의 정체가 책을 덮었을 때 명쾌하게 정리된다. 304쪽, 1만6천800원

2021-03-13 06:30:00

[책]리볼트

[책]리볼트

리볼트나다브 이얄 지음/ 최이현 옮김/ 까치 펴냄 "테스 형. 세상이 왜이래?"라는 의문을 한번쯤 가져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책명 '리볼트'(Revolt)는 '반란' '봉기' '저항'의 뜻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체계의 기치를 내세운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민족주의와 종교적 근본주의, 포퓰리즘과 과격한 진보성의 출현 등에 대한 통념에 맞서 눈에 보이는 것과 이면에 숨겨둔 어두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저자는 이스라엘 출신의 기자로서 현재 지구촌에 만연한 정치·경제적 문제점과 모순을 예리한 안목으로 분석하고 있다.21세기 현재 '세계화'의 단면을 보면, 하루 만에 물건을 지구 반대편까지 운반하고 광케이블을 이용해 초 단위로 돈과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인종 간 교류는 어떠한가? 현재 런던 거주자의 40%는 영국 밖에서 태어났고 이들 중 대부분이 유럽 이외 지역에서 출생했으며 사용언어만도 무려 300개에 달한다. 경제적인 얽힘을 또 어떠한가? 2008년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대량 부도사태에 이어 세계적 금융공황을 불러왔다.물론 '세계화'는 수억 명을 가난에서 해방시켰고 세계 곳곳에 자유주의 의제에 힘을 실어왔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세계화의 무한 확장'에 따른 '반세계화'의 역풍도 결코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인류는 언제까지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 공동체와 초국가적 경제가 융합된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답은 '세계화' 아니면 '반세계화'이다.'세계화'는 모든 사람들에게 싫든 좋든 세계정치와 경제에 참여하기를 강요한다. 동시에 '세계화'는 빈곤의 해결사이면서 착취의 조력자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실태를 근거로 보면 '세계화'의 가장 큰 피해는 '환경오염', 가장 큰 적은 '종교적 근본주의'다.따라서 문명 진보의 숙적과 새로운 적들은 '반세계화'의 동력을 이용한다. 포퓰리즘, 과학거부, 무정부주의, 종교적 근본주의, SNS를 통한 가상공동체, 선동가, 음모론 숭배자 등이 바로 그들이다.세상은 공동체가 진보를 위해 기꺼이 싸울 준비를 갖추고 지도자들이 어리석지 않게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다질 때 비로소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지만,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이 결코 현명하지만은 않다는 것 또한 현실이다. 책은 총 21장에 걸쳐 저자가 만난 '세계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줌으로써 전 세계가 처한 현실을 엿볼 수 있도록 이끈다. 496쪽. 2만1천원

2021-03-13 06:30:00

[책] 다른 세계에서도

[책] 다른 세계에서도

우리 문단을 이끄는 일군의 젊은 작가 중 박상영, 김혜진, 이현석 작가의 작품을 보다 보면 움찔할 때가 가끔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못' 등 익숙한 지명에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건 물론, 이들이 어쩌다 작품 속에서 쓴 사투리는 장단고저음을 되짚으며 쿡쿡거리게 한다.이현석 작가가 첫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를 냈다. 표제작이자 지난해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다른 세계에서도',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작인 '참(站)' 등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작가는 2017년 등단해 매년 2~3편씩 문예지에 글을 써냈다. 2~3편이 별거냐고 할지 모른다. 그는 전업작가가 아니다. 봉직의사이면서 소설가다. 문예지들의 잇단 원고 청탁은 그의 필력을 가늠하는 열쇠다.하나 정도는 빈틈이 있을 법하지만 그게 없다. 8편 중 가장 짧은 작품인, 소설집 맨 앞에 배치된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부터 수작이다. 작품을 통해 작가는 누군지 알 만한 사람을 오토픽션이라는 미명하에 그대로 드러내도 되는지 묻는다. 비밀이 유지돼야 할 사생활들이 목적을 위해 까발려지는 것이 옳으냐는 물음이다. 지난해 우리 문단에 휘몰아친 오토픽션 논란이 겹친다.점입가경의 절경처럼 소설집은 1959년작 김산호의 슈퍼히어로 만화를 소재로 삼은 '라이파이', 탈북 의사의 코로나바이러스 체험과 우리의 일그러진 우월주의를 소재로 한 '부태복',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미술 작품을 소재로 한 '컨프론테이션'까지 순도 높은 몰입감으로 독자를 몰고 간다. 추리소설이 아님에도 긴장감도 높다. 마지막 작품인 작가의 등단작, '참(站)'에서도 이어진다. 인정 욕구와 모멸감 사이의 감정에 갇힌 작품 속 화자가 교도소 내 철창과 철창 사이의 공간인 '참(站)'에 일시적으로 갇힐 때는 독자도 함께 갇혀 뭐가 옳고 그른지 방향을 잃는다. 중국어로 '정거장'이라는 뜻의 그 글자에는 마침맞게 '우두커니 서다'는 뜻도 있다.실로 다양한 소재다. 엄밀히 말해 일간지 사회면 기사가 모든 작품에 하나씩 들어가 있다. '기억이란 대부분 망실되어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마련이지만, 어떤 기억은 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오랜 세월을 견디다 한순간에 깨어나버리고는 한다'는 작가의 표현처럼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거의 잊힌 것 같던 사건사고들이 일순간 부상한다.생활동반자법이, 태안화력발전소 사고가, 조두순 출소가 빵빵한 부력으로 떠오른다. 시대를 반영하는 리얼리즘 작가라 명함을 파줘도 무리가 아닐 만큼이다. 데뷔작에 덕담처럼 넉넉한 주례사식 추천을 얹어주는 문단의 풍토가 있다 해도, 동시대 젊은 작가인 소설가 박민정도 이 점을 콕 찍어 말했다.그는 "겹겹의 내러티브에는 오늘내일만 보는 감각으로는 절대 유지할 수 없는 작가의 집념이 서려 있다… 작가가 내놓은 첫 번째 작품집은 사건이다. 이 작품집은 새로운 계보의 리얼리즘을 촉발할 것"이라 추천사를 올렸다.이현석 작가는 이 소설집 이전에 공중보건의 시절이던 2013년 여행에세이를 쓴 적이 있다. '여행자의 인문학 노트-스페인에서 인도까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지역출판사인 한티재가 펴냈다. 제법 많이 읽혔다. 본지에서도 대문짝(2014년 4월 19일 자 매일신문 12면)만 하게 그를 다룬 적이 있다. 책도 책이지만 꼴찌들에게 희망을 주는 입시 전설로 더 크게 부각됐다.이현석 작가를 입시 전설로만 보는 건 매우 안타까운 참사다. 그가 '나는 어떻게 전교 200등에서 의대에 갔나'를 책으로 써내지 않고 '다른 세계에서도'를 쓴 까닭은 이번 소설집 속 단 한 편만 읽어도 손쉽게 알 수 있다.

2021-03-13 06:30:00

[내가 읽은 책] 호모 데우스(유발 노아 하라리 글/ 김명주 옮김/ 김영사/ 2017년)

[내가 읽은 책] 호모 데우스(유발 노아 하라리 글/ 김명주 옮김/ 김영사/ 2017년)

"유기체는 알고리즘이다." 참 어려운 말이다. 유기체는 그럭저럭 알겠는데, 알고리즘은 또 뭔가? 호모 데우스? 이쯤 되면 설상가상. 이래저래 세상을 따라가기가 버겁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앞서가는 시대 담론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옛말에, '궁하면 통한다'고.'호모 데우스'는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사피엔스'에 이어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를 언급한 책이다. 인류가 세상을 정복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결국 지배력을 잃는 과정으로 나누어 3부로 구성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논증하기 위해 인류사 곳곳에서 사례를 가져온다. 평범한 독자가 읽기에 생소한 용어가 가끔 나오지만,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다다른다.기아, 역병, 전쟁을 극복한, "인류의 최상위 의제는 무엇일까?",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둘이 책의 화두다.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예측하고, 그 이유와 배경을 500여 페이지에 걸쳐 검토한다.인간이 신성(divinity)을 획득한다?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맹랑하게 주장할까? 저자가 말하는 신성은 기독교의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 또는 힌두교 천신에 해당하지만, 그래도 그의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책은 말한다. "호모사피엔스의 생명, 행복, 힘을 신성시하는 인본주의가 30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해 왔다. 불멸, 행복, 신성을 얻으려는 시도는 인본주의가 품어 온 오랜 이상의 논리적 결론일 뿐이다." 일리 있는 의견이다. 신이 권위의 원천이던 중세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근대사회로 인류는 오래전에 넘어왔다. 신기술을 등에 업은 현대 과학이 인간의 욕망을 충동질하면 불멸, 행복, 신성은 호모사피엔스에게 안성맞춤 프로젝트가 되겠다. 이렇듯 책은 다소 난감한 의견을 제시하지만, 저자가 펼치는 논증을 함께 검토하다 보면, 어느새 수긍한다.인간이 신성을 가질 때 결과는 어떨까? 유발 하라리는 다시 한 번 과감하게 예측한다. "신기술로 인간의 마음을 재설계할 수 있을 때 호모사피엔스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인류의 역사가 끝나고 완전히 새로운 과정이 시작될 것이다." 황당하기 그지없이 들리지만, 앞서 말했듯이 책이 밝히는 논증을 천천히 따라가 주기 바란다.'호모 데우스'는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이 책 곳곳에 등장하는 예측들은 모두 현재의 딜레마에 대해 논의해 보자는 시도이며, 미래를 바꿔 보자는 제안일 뿐이다." 유발 하라리 말처럼 책 내용을 예언이 아니라 예측, 혹은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를 지녀보자. 마음에 들지 않는 가능성은 실현되지 않도록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미래를 쓴 책을 읽을 때면, 저것이 조만간 현실로 나타날까 꺼리는 마음이 들 때도 있고, 때로는 무조건 거부하고 싶은 심리도 올라온다. 그렇지만 불편한 마음으로 미래를 볼 수는 없다. 낯선 말에 괜스레 주눅 들지 말고 한 발 접근해 보자. 궁하면 통한다. 지금보다 더 창의성 있는 방식으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독자에게 '호모 데우스'를 권한다.김준현 학이사독서아카데미회원

2021-03-13 06:30:00

[책CHECK]세상을 빛내고픈 반디들의 이야기

[책CHECK]세상을 빛내고픈 반디들의 이야기

"열세 살 아이들의 뇌구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아이들은 내면에 자신만의 이야기 씨앗을 가지고 있다. 꿈반디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로 진행됐다가 2021년 대구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우수작품으로 선정되면서 출간된 이 책을 봐도 그렇다. 13세 아이 27명의 판타지, 공포, 초능력, 상상 이상의 세계가 한 편의 그림책에 담겼다.저마다의 개성과 내면의 이야기, 또 자신만의 삶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허구의 캐릭터를 가져왔더라도 어느 정도는 아이들의 생각과 경험, 고민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어른들의 언어와는 다른 이들만의 고유한 언어와 세상이 고스란이 녹아 있다. 이야기와 함께 그림도 직접 다채로운 색깔의 물감을 사용해 자신만의 그림을 자유롭게 그려내고 있다. 410쪽. 2만8천원

2021-03-13 06:30:00

[책]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책]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김태규 지음/ 글마당 펴냄 'Mr. 쓴소리 판사'로 잘 알려진 김태규가 현 정부 출범 이후 사법부가 어떻게 편향되고 유린(蹂躪)돼왔는지에 대해 쓴 책이다. '표현의 자유가 신음하는 나라', '영장 자동발매기', '한반도와 그 주변 그리고 법', '당신이 인권변호사라고?', '판결문에 낙서하지 마라', '적폐청산의 원동력,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이란 큰 주제 아래 우리 사회의 여러 핫이슈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이 책에서도 그의 쓴소리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법원의 모든 것을 집어삼킨 대법원장의 거짓'이란 소제목의 글에선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법원은 이미 2년 전에 '법원자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전직 대법원장과 상당수의 법관을 검찰에 내어주는 어이없는 짓을 저질렀다(320쪽)…동료법관들 사이에 앞으로 위증죄 피고인이 오더라도 함부로 대하면 안 되겠다는 쓴 농담이 나온다. 법관의 업무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거짓말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런데 법관의 수장이 거짓말을 한 형국(形局)이 되었으니, 이제 법관들이 국민을 상대로 뭐라 말할 처지가 못된다(321쪽)"고 신랄하게 비판한다.그는 이 책에서 ' 표현의 자유', '직권남용죄 남용', '공수처 신설', '징용배상판결', '사법행정위원회의 법관 통제', '청와대 청원과 사법부 흔들기',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 등 여러 논란들에 대해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선 정권과 사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비록 이념과 가치를 달리하는 정권이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그 비판은 그대로 그들에게 향할 수 있다. 법치주의가, 적법절차의 원리가 유독 어느 특정 정권에게만 적용되는 원리일 수는 없다. 새로운 정권이 등장하여 6·25역사왜곡금지법, 천안함 역사왜곡금지법, 광주사태 북한군개입설 인정법을 만든다면 그때도 여기서 한 비판은 그대로 그리로 향할 것이다. 절차적 정의를 등한시하고 법원리를 완화시키면서, 미래 그 어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도한다면 여전히 반대할 것이다. 새로운 정권이 공수처로 야당이나 정권을 반대하는 인사를 탄압하기 위하여 무리한 수사를 한다면 그 역시 반대할 것이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대통령이 대법원 한가운데 서서 태극기 집회의 정신을 받들라고 한다면 그 정치적 함의가 무엇이든 법원의 심장부에서 정치적 표현이 된데 대하여 여전히 반대할 것이다." 384쪽. 1만8천원

2021-03-13 06:30:00

[손경찬의 장터 풍경] 이 맛도 좀 보소

[손경찬의 장터 풍경] <55>이 맛도 좀 보소

길가 건널목모서리 장소에 자리 깔아작은 난점을 펼쳐놓고서장사를 하다말고손님이 없는 잠시시장기 때우려군것질을 하네. 없이 살아도인정만은 두터워라.잘 익은 고구마한 개를 먹다 말고너무나 맛이 있다며언니한테 권하는 말"이 맛도 좀 보소" 손경찬 (대구예술총연합회 정책기획단장)

2021-03-12 15:00:00

3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교보문고)

1.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2.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염승환·메이트북스)3. 나의 첫 투자 수업 1 (김정환·트러스트북스)4.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리더스북)5.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6. 아몬드 (손원평·창비)7.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세계사)8.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9.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빌 게이츠·김영사)10. 파친코 1 (이민진·문학사상)

2021-03-12 08:54:13

[책 CHECK ] 마지막 산책

[책 CHECK ] 마지막 산책

이 책은 실제로 일본에서 일어난 '간병 살인'을 주제로 삼아 간병 가족의 현실을 조명하며 우리 각자가, 또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문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2006년 50대 남성이 10년간 치매로 투병 중이던 80대 노모를 살해한 사건이 이 작품의 주요 모티브이다.간병 살인을 다루는 방식도 주목할 만한다. 그림에세이라는 틀을 빌려 담담한 묘사와 절제된 문장으로 자칫 자극적이거나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문제에 독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사로잡는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은 우리가 돌봄의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다각적으로 살피게 한다. 나아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돌봄'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필요한 사람 누구에게나 원활하게 제공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던져준다. 84쪽, 1만5천원.

2021-03-11 11:41:05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공모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공모

포항시립미술관 장두건미술상운영위원회가 다음 달 2일까지 '제17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를 공모한다.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지역 미술 발전에 이바지한 초헌 장두건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5년 제정된 장두건미술상은 역량 있는 지역 작가들을 배출해 지역화단에 생기를 불어넣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미술 부문 전 장르에 걸쳐 대구경북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및 대구경북 출신 작가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나이제한도 없다.응모지원서, 포트폴리오,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방문접수 또는 등기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지원 서류는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는 최근작 20점 이내, 약력, 작업노트 등으로 갈음하면 된다.최종 수상자는 8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받고, 2022년 포항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수 있다. 054)270-4636

2021-03-09 11: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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