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문무학 시인, 제19회 유심작품상 수상

문무학 시인, 제19회 유심작품상 수상

제19회 유심작품상 시조 부문에 문무학 시인의 '그전엔 알지 못했다'가 선정됐다. 유심작품상은 만해 한용운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제정한 문학상이다.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문무학 시인의 시조와 함께 시 부문에 윤효 시인의 '차마객잔', 소설 부문에 이경자 작가의 단편 '언니를 놓치다'를 각각 선정했다. 특별상은 한국여성문학인회장을 지낸 한분순 시조시인이 받는다. 상금은 부문별로 1천500만원이며, 시상식은 만해축전 기간인 8월 11일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린다.

2021-05-11 14:28:18

[문득 동네책방]  북스테이에 최적 '안녕그림책방'

[문득 동네책방] <19> 북스테이에 최적 '안녕그림책방'

동네책방을 하나씩 둘러보면 '이런 곳에도 책방을 만들었네'라는, 불리한 입지로 보이는 곳들이 간혹 있다. 불편한 교통 여건, 적은 유동인구, 쇠락한 건물 등 저렴한 월세 외에 장점을 찾기 힘든 곳이다. 그럼에도 허허벌판에서 옥토를 일구듯 책향기로 공간을 채우는 이들이 늘상 있다. 반전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감동에 비견되는데 '안녕그림책방'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대구도시철도 2호선 대실역에서 강정보로 가는 길 중간쯤에 있는 '안녕그림책방'은 빌딩 5층 옥상 자투리 공간을 꾸며 만들어낸 루프탑 책방이다. 옥상 공간을 통유리로 둘러싸면서 금호강에 접한 궁산부터 강창교, 대명유수지까지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풍경이 좋지만 기본 정체성은 책방이다. 책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에 가깝다. 책방지기 심은경(40) 씨는 "책에 대해 많이 알진 못하지만 내겐 이곳이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라고 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간이 스크린과 무료로 책을 볼 수 있는 방이 따로 있다. 북스테이에 보다 적절해 보인다.매일 문을 열진 못한다고 했다. 생업이 따로 있다. 책방만으로 생계유지를 하는 건 로망에 가까워서다.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동안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연다. 다만 평일에는 무인공간 대여를 한다고 했다. 독서모임이나 캠핑 분위기를 내려는 가족들이 주로 신청한다고 했다.어느 동네책방이든 뚜렷이 드러나는 책방지기의 취향은 이곳도 비슷하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많다. 추천을 요청하자 20쇄 이상 찍은 '무릎딱지'(한울림어린이 펴냄)를 내민다. 서가를 둘러보자 영어교육법 등 개발서도 눈에 띈다. 북큐레이션은 철저히 그림책 위주다. 그림책의 마법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잘 통한다는 것이었다. '인생은 지금'(오후의소묘 펴냄)이 서가에 펼쳐져 있다.사실 심 씨에게 '안녕그림책방'이 첫 책방 운영은 아니다. 책을 버리기 힘들어했던 그는 2018년 영어도서관을 연 적이 있었다. 규모는 작았다. 대학 때부터 사서 읽고 모은 책 3천여 권이 종자였다. 영어를 좋아해 영어로 된 책이 많았다.그러나 결과는 애초 의도와 달랐다. 책을 보는 공간임에도 함부로 해도 되는 곳이라는 일부 이용자들의 태도가 공짜심리로 나타났다. 책을 함부로 대한다는 느낌은 자괴감으로 이어졌다. 1년 남짓 운영한 뒤 문을 닫았다. '봉사한다는 마음이 없으면 운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그럼에도 공유에 대한 갈증은 가시지 않았다고 했다. 책의 가치를 아는,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2019년 12월 임대차 계약을 하고 틈나는 대로 조금씩 책을 옮기고 책방을 꾸몄다. 훼방꾼 코로나 바이러스가 걸림돌이었지만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책을 비롯한 구성을 조금 더 바꾸고 결정적으로 이름을 '책방'으로 바꿨다. 이용자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덕업상권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들이 이 공간을 찾기 시작한 것이었다."영어도서관은 값진 실패의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10년 후에는 이곳도 변해있겠죠. 그림책놀이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책을 매개로 함께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거든요."

2021-05-10 11:12:57

제3회 정음시조문학상에 '붉은 신발'

제3회 정음시조문학상에 '붉은 신발'

제3회 정음시조문학상은 제주 출신 김진숙 시조시인의 '붉은 신발(기사 하단 전문 게재)'로 향했다. '정음시조문학상'은 등단 15년 미만 작가들의 5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해 수상작을 결정하는 시조문학상이다. 올해는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2천여 편의 시조 신작 중 본심에 오른 100편을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본심 심사는 민병도, 박명숙, 최영효 시인이 맡았다.시조 '붉은 신발'은 제주 4.3사건 피해자 유족이 아버지의 묘소로 짐작되는 곳에서 피해자 유족 전체를 위로하듯 써낸 작품이다. 민병도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행불자 묘역의 아버지 영혼을 위해 흩어진 신발짝 맞추듯 흩어진 동백 꽃송이를 모아 짝을 맞추어 보는 화자로서의 시인"이라며 "4.3의 동백 이미지를 붉은 신발로 은유하고 형상화한 몰입과 상상의 힘이 실로 놀랍기만 하다"고 했다.2008년 '시조21'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진숙 시인은 시집 '미스킴라일락', '눈물이 참 싱겁다'를 펴낸 바 있다. 김 시인은 "한 줄도 쓸 수 없는 날들이 많았다. 마스크에 가려진 혀의 문장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허술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시간이었다. 신선하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 시작임을 일깨운다"고 소감을 밝혔다.수상작에는 5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지원된다. 수상작과 심사평은 계간 시조전문지 '좋은시조' 여름호에 특집으로 게재된다. 시상식은 다음달 19일(토)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한영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붉은 신발 -김진숙- 넘어진 삶을 일으켜 다시 사는 이 봄날당신은 돌아왔지만 당신은 여기 없고바닥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보이는 길들 짐승 같은 시간들 바람에 씻겨 보내도눈물은 그리 쉽게 물러지지 않아서행불자 묘역에 들어 아버지를 닦는다 닦고 또 닦아내는 사월의 문장들은흩어진 신발을 모아 짝을 맞추는 일아파라, 동백 꽃송이 누구의 신발이었나

2021-05-09 14:06:57

[책CHECK] 블랙아웃

[책CHECK] 블랙아웃

모든 국민은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래를 보는 특수 인화 기술이 생긴 덕분이다. 다만 한 번에 한하도록 정부가 개입한다. 그러나 일부는 10년 후가 아닌 미래 특정 시점의 사진을 수시로 찍을 수 있다.카카오페이지,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이 주최한 '제4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블랙아웃'이 단행본으로 나왔다.'블랙아웃'이라는 웹소설 제목은 많다. 앞날이 어둡고 막막해 궁금증을 한껏 자아내기 때문이다. 소설을 끌고 가는 건 사진 인화에서 간혹 생기는 '블랙아웃'이다. 미래 사진이 까맣다는 건 죽음을 의미한다.웹소설다운 흐름, 문체, 밀당, 반전을 내세운다. 맛보기도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무료로 3회분을 볼 수 있다. 302쪽, 1만5천원

2021-05-08 06:30:00

[책CHECK] 열세 번째 별자리

[책CHECK] 열세 번째 별자리

간절히 원하면 밤하늘의 별이 되어 별자리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마른 종이 위 잉크 한 모금 떨구어 타는 목을 축이며 긴 사연 짧게 눌러 시로 피워냈다. 시에 대한 간절함은 그렇게 열세 번째 별자리로 태어났다.붓자국캘리그라피 대표인 김선정 시인의 첫 시집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아낸 시인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해마다 돌아오는 계절이 주는 감동이 다르고, 하루도 아침저녁이 다르듯 수록된 시도 일상적이지만 뻔하지는 않다.동트기 직전/ 은빛으로 들판을 뒤덮은 서리가/ 나를 보고 있는 거울 속 중년에게도/ 제법 내려앉아 있다네// 너그러운 웃음에 여유는 덤으로/ 상강 맞이 계절이 주는 시간의 선물이라/ 괜찮노라 겸허히 받아들이게 되는/ 이 계절이 나는 괜찮다네(93쪽 '상강 맞이' 중)128쪽, 1만원

2021-05-08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추억, 그리고 새로 만드는 미래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17> 추억, 그리고 새로 만드는 미래

경북대학교 입학 후 가장 먼저 한 것이 도서관 건물의 한 켠(당시 시청각실)에서 고등학교 후배(대학 입학은 같은 해였다)와 함께 연 2인 시화전이었다. 내 딴에는 경북대에 어떤 '글쟁이(문청)'들이 있는지 탐색해보려고 미끼를 던진 셈이었다. 여러 '글쟁이'들이 그 미끼를 물었다. 복현문우회라는 모임이 있음도 알았다. 그 후 나는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혼자 작업하겠다는 고집으로 복현문우회에 들라는 유혹을 한사코 거절하기도 했다. 때로 도서관 앞에서 자주 해 지는 쪽을 향해 묵상하듯 앉아 있던 김춘수 교수를 지켜보기도 했다. 그런 질풍노도기의 만남의 기억으로 도서관은 내게 각인됐다.지금의 박물관 건물이 원래 도서관이었다. W자 모양인데, 건축가 조자용의 작품으로, 제트기와 박쥐 형상을 본 따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1980년대 초에 도서관이 옮겨가 신관 증축으로 위용을 갖추면서 옛 도서관 건물은 박물관으로 바뀌었다.경북대 도서관은 특히 대구 항일운동의 본산이었던 우현서루의 정신을 잇는 공간으로 의미 지을 수 있겠다. 이일우의 손자 이석희가 우현서루의 장서 482종 3천937책을 경북대 도서관에 기증했는데, 함께 수집한 책들과 합쳐 8천800여 권으로 비로소 명실상부한 도서관 면모를 갖추었다. 우현서루는 1만 권의 장서로 유명했으나, 일제 강점기 때 꽤 수탈을 당했다. 그런 가운데 그 정도라도 지켜낸 건 다행이었다. 한편 70년대와 80년대에는 경북대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 학생시위운동이 잦았다. 이처럼 민족과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의식이 함께 부각되는 공간이 경북대 도서관이다.도서관은 일찍이 '책의 집'이었다. 고대 이집트의 한 신전에서 그런 기록이 발견됐다고 한다. 오랫동안 그런 관습이 유지돼왔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도서관은 서적 보존에 국한하지 않고 인쇄자료뿐만 아니라, 음향자료와 영상자료, 그리고 멀티미디어와 디지털자원까지 수용한다. 경북대 도서관이 그 점에서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기본이 되는 장서량만도 350여만 권으로 서울대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 째로 많다. 자료 접근과 수용은 점차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간다. 2019년 리모델링으로 1층이 ICT 기반의 학습과 연구 공간, 북 갤러리와 세미나 및 전시공간을 갖추었다. 카페 운영은 물론, 영화감상과 각종 강연회와 책읽기 등의 행사가 이루어진다. 문화공간의 복합적 활용이다. 이용자들도 엄청나다. 한 달 평균 40만 명에 이른다. '2020년 전국 대학도서관 평가'에서 최우수그룹으로 선정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도서관의 이런 활용이야말로 경북대가 이루어내는 미래에의 가장 확실한 투자라 할 수 있다.이하석 시인(대구문학관장)

2021-05-08 06:30:00

[내가 읽은 책] 똑같지만 전부 다른

[내가 읽은 책] 똑같지만 전부 다른

안녕, 알래스카(안나 볼츠 글/문학과 지성사/2021년)'안녕, 알래스카'는 아무에게나 드러낼 수 없는 상처를 갖고 살아가던 아이들이 서로에게 공감하면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성장소설이다. 네덜란드 작가 안나 볼츠의 작품으로 2017년 네덜란드의 권위 있는 문학상 은손가락상을 수상한 이후 세계 청소년들이 읽고 있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야기 중심에는 파커네 반려견이었다가 지금은 스벤의 도우미견이 된 알래스카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파커와 스벤의 시점을 혼용해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10대들의 우정과 모험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아직 밤에는 알래스카의 꿈을 꾸는 '파커'는 이번 학기를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세상이 그렇게 나쁘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6학년이 되어 맞이하는 첫날 자기 소개 시간부터 '스벤'의 도발로 둘은 서로에 대한 첫인상이 나빠졌다. 파커는 스벤의 집으로 가서 알래스카를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5주 전 일을 잊기 위해서라도 알래스카가 필요했다. 복면을 쓰고 스벤의 집에 몰래 들어가 넉 달 만에 알래스카를 품에 안았다.새학년 첫날부터 발작을 했다. 1년 전부터 뇌전증을 앓아온 '스벤'은 예측 불가능한 순간에 오는 발작 때문에 일상이 무너졌다. 그러던 어느 날 도둑들이 쓰는 복면을 쓰고 침실에 들어온 여자애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강도 사건 이후 온 가족이 불행해졌으며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는 여자애는 거리 곳곳이 어떤 습격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범죄자들로 가득 차 보여 무섭다고 했다. 그날부터 알래스카의 이름을 지어 준 복면 소녀의 비밀 방문이 시작된다."가끔 안 좋은 일도 생기는 거야. 그냥 받아들여!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어. 뭐, 아주 잠깐은 두려움이 없을 수도 있겠지. 다른 사람들도 이 세상이 썩었다는 걸 알고 있고. 그런데 너는 왜 계속 불평불만이고, 다른 사람들은 왜 그냥 계속 사냐고! (중략) 다행인 줄 알아라. 나는 내 자신이 두렵거든. 언제 어디에서 의식 없이 쓰러질지 모르니까."괜찮지 않지만 괜찮다며 살아가던 어느 날 파커는 사건 당일 목격한 신발을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맞닥뜨린다. 도움이 절실한 파커에게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는 스벤. 그리고 스벤의 뇌전증 발작 순간 의연하게 곁을 지켜주는 파커. 다름으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고 존중하는 당연한 감각이 우리에게 당연하지 않다는 김민철 작가의 말처럼 당연한 게 오히려 소중한 것이 되어가는 요즘, '안녕, 알래스카'에서 지금 우리가 잃어가는 것들에 마음 기울이는 법을 배우게 된다.서미지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5-08 06:30:00

[책]‘오세훈’은 싫지만 ‘박영선’도 별로

[책]‘오세훈’은 싫지만 ‘박영선’도 별로

지금은 없는 시민/강남규 지음/한겨레출판 펴냄이 책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다. 저자는 국민의힘을 '불평등한 현실의 역사적 가해자', 더불어민주당을 '대의나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조직 보위만을 위해 정치를 하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런 거대 양당의 '원만한 합의' 속에서 나머지 정치집단과 시민의 이익이 '양보'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시민의 자리'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때 한국 사회가 조금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1장 '진짜 정당은 어디에 있는가'에서는 시민을 향하지 않는 정당과 정치인을 비판한다. 허경영의 국가혁명배당금당이 21대 총선 당시 장년 노동자로 구성된 예비후보 1천여 명을 낸 사실을 되짚으면서 "이 '사이비 정당'이 요양보호사, 미화원, 백화점 아르바이트, 페인트공들과 만나길 주저하지 않는 동안 '진짜 정당'들은 어디서 누구와 만나고 있었던가?", "왜 '진짜 정당'이 있어야 할 곳에 '사이비 정당'만이 있었는가"라는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조직 보위만을 위해 '내로남불'을 외치면서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2장 '정치와 선거는 같은 말이 아니다'에서는 정당과 정치인, 그리고 시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시민이 무력할 때 정치는 방만해지곤 한다"면서 정치를 옳은 방향으로 견인하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3장 '해장국 언론을 넘어서'는 흔히 '기레기'로 경멸받는 언론을 다룬다. 저자는 "좋은 독자 없이 좋은 언론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진실을 상기시키며 "가짜뉴스를 바로잡고 '팔리는 기사'들을 거부하는 동시에, 좋은 기사를 열심히 읽고, 공유하고, 후원함으로써 언론사를 자극하고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4장 '꽃조차 놓이지 않은 죽음'에는 노동자, 특히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글들이 실려 있다. 저자는 "날이 지나도 꽃만 놓여 있다면 애도는 이제 그저 꽃일 뿐이다"이라는 한 시인의 말을 빌려 '꽃조차 놓이지 않은 노동자들의 죽음은 무엇인가'라고 되묻는다.시민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5장 '시대의 기후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저자는 우리가 타자에 대한 연민과 연대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세상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격려하면서, 함께 이 구조에서 벗어나자고 권유한다. 248쪽, 1만5천원

2021-05-08 06:30:00

[책]인간의 종말

[책]인간의 종말

인간의 종말디르크 슈테펜스·프리츠 하베쿠스 지음/전대호 옮김/해리 펴냄 탄소 연대측정법으로 추정되는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년. 이 기간 동안 지구상에는 5번의 생물 대멸종 사건이 일어났다. 그 중 가장 최근의 일이 공룡의 대멸종 사건이었다. 따라서 공룡이 사라진 이후 최대의 대멸종은 우리 시대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난제다.지금 신문을 펼쳐 든 당신이 지구상에서 할 수 있는 것, 만질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생명의 다양성과 관련이 있다. 당신이 이 신문과 함께 보는 종이나, 오늘 아침에 먹은 음식, 지금 당신의 폐로 흘러드는 공기, 마시는 물 가운데 어느 것도 생명의 다양성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문제는 이러한 모든 소비 혹은 소모의 주체가 인류라는 점이다. 지구적 지질, 환경적 변화를 일컫는 말 중 현재를 '인류세'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80억에 육박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지구가 감내해야 하는 에너지의 총량은 상상을 초월한다.멸종은 진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지만 심각성은 그 속도에 있다. 현재 종의 멸종은 정상적인 진화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보다 100배, 어쩌면 1000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엔 세계생물다양성위원회의 추정에 따르면 하루에 150종이 멸종하고, 금세기 말까지 100만종이 절멸할 위험에 처해 있다.소위 '인류세'가 시작된 20세기 중반 이래 단 하나의 종(인간)이 이토록 지구를 지배했던 적은 없었고 그 지배의 추세를 '대가속'(Great Accelation)이라고 한다. 기상학자 빌 슈테팬은 이 대가속의 과정을 12개의 사회경제적 경향과 12개의 지구 시스템의 경향을 보여주었는데 이들 그래프의 모든 곡선은 아주 오랫동안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20세기 중반부터 급상승하는 동일한 양상을 드러냈다. 다시 말하면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는 세력으로 부상하는 과정이 곧 자연 파괴의 과정이었음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인간이 대멸종을 일으켰고 오직 인간만이 이 대멸종을 멈출 수 있다. 저자들은 그 해결점으로 과학과 권력이 손을 잡을 것을 권한다. 또 우리 행동과 가치들도 바꿔야 한다. 책은 심각한 내용이지만 의외로 술술 읽히며 자연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모든 것과 연관돼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생물 다양성의 상실은 우리의 종말이다." 312쪽, 1만6천800원

2021-05-08 06:30:00

[반갑다 새책]결정의 원칙

[반갑다 새책]결정의 원칙

결정의 원칙/로버트 딜렌슈나이더 지음·이수경 옮김/인플루엔셜 펴냄훌륭한 결정은 과학이 아니라 일종의 예술이다. 살다보면 충분한 시간이 없거나 불충분한 정보만으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또 어떤 리더들은 본능적 직감을 따른다. 그러나 직감도 무(無)에서 나오는 건 아니다. 오랜 경험과 학습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직감이다.책은 막막한 인생을 돌파하는 위대한 결정의 비밀, 즉 운명을 바꾼 역사 속 18가지 위대한 승부수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오랜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 속에서 직관을 얻을 수 있는 결정만을 엄선,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부터 원폭 투하를 결정한 트루먼, 탈레반에 맞선 말랄라, 비즈니스 판도를 바꾼 포드까지 그 '결정의 순간'을 들려줌으로써 독자에게 '결정의 영감'을 준다.파키스탄의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여성 인권을 위해 탈레반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이로 인해 탈레반의 표적이 되어 머리에 총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인권 운동은 계속 됐고, 목숨 건 투쟁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최연소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그녀의 행동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온 것이 아니다. 노벨위원회가 언급한 그녀의 '싸움'은 어릴 때부터 내면 깊이 새겨져 열다섯 살에 이미 삶의 당연한 방식이 돼 있던 가치관에서 나온 결정이었다."(237~238쪽)이와 달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결정도 있다.혁신적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는 인류의 발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직 이윤 추구라는 개인적 목적으로 금속활자와 인쇄기를 발명했던 것이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도 처음부터 종교개혁을 일으킬 의도가 없었다. 알려진 사실과 다르게 '95개조 반박문'은 면죄부를 주관하는 대주교에게 토론을 제의하려 편지에 썼는데 이것이 중간에 유출되어 걷잡을 수 없는 종교개혁의 물결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우리에게도 저마다 건너야할 루비콘 강은 있다. 그럴 때 어떡할 것인가? 이 책에서 조언을 얻자. 332쪽, 1만7천원

2021-05-08 06:30:00

[책] 문학이 영상을 능가한 시간… '듣기 시간'

[책] 문학이 영상을 능가한 시간… '듣기 시간'

인터뷰의 기본은 듣는 것이다. 인터뷰를 더러 하는 기자들은 늘상 들을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말할 것이 넘치는 이들을 상대하자면 인터뷰만큼 피곤한 작업도 없다. 그런데 인터뷰 대상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문맹의 할머니라면.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발화되지 못한 침묵'을 소재로 한 소설이 나왔다. 작가 김숨이 만들어낸 이야기, '듣기 시간'이다. 분명 픽션이다. 그러나 인간 심리의 기저까지 다녀온 핍진성에, 논픽션이라 해도 고개 끄덕일 작품이다.본문만으로는 157쪽(책 전체는 173쪽) 분량의 중편소설이다. 단, 꼭꼭 씹어 읽어야 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을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피해자의 증언이 짧다. 피해자의 증언은 소설의 중심이 아니다. 증언 과정과 분위기가 압권이다. 중편소설임에도 읽는 데 장편소설 못지않은 시간이 걸린 까닭이다.작가는 앞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소재로 한 소설을 많이 써왔다.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이 있는가', '떠도는 땅' 등이 같은 소재의 전작들이다.작가마다 특성이 있기 마련이다. 규정이나 낙인이 돼선 곤란하겠지만 김숨 작가는 독자에게 긴 호흡을 요구한다. 그의 작품 '국수'를 예로 들자. 이 작품에서 작가는 작중 인물의 심리 변화나 분위기 등을 충분한 장면 묘사로 구현해냈다. 그의 소설을 보고 레시피인양 그대로 끓여 먹으면 곤란한 이유다. 엄마와 딸의 힐링 레시피다. (작품과 맛있는 레시피가 일치하는 건 가수 윤종신의 '팥빙수'다.)'듣기 시간'의 화자(話者)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구술 증언을 텍스트로 만들어 책으로 엮는 연구팀의 연구자다. 구술 증언을 하는 이는 '황수남'으로 추정되는 1924년생 여성. 본명을 밝히기 거부하는 건 물론 증언에도 소극적이다. 몇 단어로 조합된 단문만 녹음될 뿐이다. 그마저도 이해 불가의 영역에 있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에서 '발화되지 못한 말'까지 문학의 영역으로 남긴다.녹취록에 테이프가 돌아가는 '스윽스윽'이나 매미가 우는 '맴맴맴매' 쯤으로 기록된 침묵이다. 고통에 으스러지는 발악도 아니다. 입을 열 듯 열지 않는, 열더라도 의미를 조합하기 힘든 언어다. 피해자에게 증언을 요구하는 건 고문인지도 몰랐다. 그들에게는 기억을 통째로 삭제하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었기에. 그 지난한 과정을 겨우 끝냈는데 다시 말하라 한다면.아마도 이 작품의 화자와 인터뷰 당사자의 상황이 신문 보도용으로 게재됐다면 이런 수순이었을 것이다. 취재기자인 화자는 "할머니가 도통 말씀을 안 하세요. 하는 이야기도 고작 뜬구름같은 이야기고…"라고 데스크에 보고할 것이다. 그럼 데스크는 할머니의 주변 환경을 물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살아온 개별적 이야기와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편적 이야기를 잘 버무려서 써보자고 제안할 것이다. 예상컨대 이런 기사가 나올 것이다.'1997년 8월 9일 오후 경남 진주의 한 주택에서 만난 황수남(가명·73) 할머니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황 할머니는 5년 전이던 1992년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라고 우리 정부에 신고하면서 일본군의 만행을 만천하에 드러낸 바 있었다. 할머니의 용기 있는 행동은 17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을 끌어냈다… (중략) 인터뷰 시작 20분이 지나서야 할머니는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사람들이 몰려있네"라는 말이 그의 첫 마디였다. 할머니는 1982년 분열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오랜 기간 억눌러온 기억을 다시 재생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할머니 같은 위안부 피해자의 OO%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다…'그렇기에 우리는 김숨의 '듣기 시간'을 당연히도, 자신있게 '문학'이라, '소설'이라 말한다. 역사와 증언이 씨줄과 날줄로 직조한 작품이라는 문단의 의견에 이견을 달기 힘들다.2000년 5월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난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첫 대면이었다. 방송 카메라에 찍혀 전국으로 송출된 평양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의 진가를 보였다. '신문은 끝'이라 했다. 사진 몇 장과 글 몇 줄로 어떻게 저걸 능가해 표현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이튿날 평양 주변을 스토리로 엮어 써낸 언론은 있었다. '백견이 불여일필'인, 영상을 뛰어넘는 문학 작품이 지난달 26일부터 서점에 진열되기 시작했다. 173쪽, 1만원

2021-05-08 06:30:00

[책CHECK] 비인간 동물과의 공존 이야기

[책CHECK] 비인간 동물과의 공존 이야기

수의사들이 들려주는 동물과의 공존 이야기다. 생물다양성과 인간의 삶, 신종 감염병의 원인,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 동물 복지와 동물원의 뒷방, 동물실험의 3R(대체, 사용 동물의 숫자 감소, 불가피한 동물실험 진행 시 고통의 완화) 원칙과 동물 보호 운동의 쟁점 등 인간-동물 관계의 역사부터 이미 시작된 변화의 흐름까지 이야기한다.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인간 사회의 문제에만 집중해선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지키기 어렵다. 인간, 동물, 생태계, 자연과 환경 전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인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중략) 사람, 가축, 야생동물의 보건과 의학, 그리고 환경과 생태 및 사회, 경제, 법률 전문가와 관련기관 모두 협력하고 거시적인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200쪽, 1만3천500원

2021-05-08 06:30:00

[책CHECK] 나는 대학로 배우입니다

[책CHECK] 나는 대학로 배우입니다

연극배우 겸 에세이스트 김윤후가 낸 책이다. 12년차 대학로 배우인 그가 마냥 빛나지만은 않았던 무대 뒤의 이야기를 실었다. 대학 졸업 후 이름도 없는 배역 '도끼맨'에서 대학로 대표 로맨틱코미디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꿈을 향한 도전은 결국 빛을 발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연극계의 현실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임금 미지급, 공연 취소 통보, 캐스팅 변경, 생활고 등으로 다단계 영업사원이 되거나 유흥업소로 떠나는 동료들의 모습도 적혔다.그는 "불안정한 삶을 사는 배우를 왜 하느냐고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내게 연기란 돈키호테 데 라만차의 둘시네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냉혹한 현실은 풍차, 그리고 소중한 나의 친구들은 로시난테와 산초인 것처럼"이라고 했다. 232쪽, 1만3천원

2021-05-08 06:30:00

[책]종이신문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재탄생한 뉴욕타임스의 성공 스토리

[책]종이신문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재탄생한 뉴욕타임스의 성공 스토리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 송의달 지음/ 나남 펴냄종이신문 광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국내외 신문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뛰어드는 등 생존을 위한 고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문 가운데, '나 홀로 성공'하는 곳이 있다. 1851년 창간해 올해로 만 170주년을 맞은 미국 최고 권위지인 뉴욕타임스다. 2020년 말 현재 이 회사가 확보한 유료 구독자(종이신문과 디지털 합계)는 752만3천 명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이 중 디지털 구독자는 669만 명으로 89%에 달한다.32년차 현역 언론인 송의달 조선일보 선임기자가 쓴 이 책은 '그레이 레이디(Grey Lady, 회색 머리칼의 노부인이라는 뜻)'로 불릴 정도로 첨단 변화에 둔감했던 뉴욕타임스가 세계적인 디지털 미디어로 환골탈태한 과정과 전략을 언론인 특유의 간결하고 흥미로운 필치로 분석했다. 방대한 참고자료와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품격 신문으로 성장하는 과정, 벼랑끝 위기에 몰렸던 2000년대 초반 상황, 이를 이겨내고 기술 중심의 '디지털 구독' 중심 기업으로 변신한 스토리를 '사람'과 '전략', '시대 변화'라는 입체적 관점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에 디지털 혁신 성공을 위한 전략과 혁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2005~2010년 당시만 해도 뉴욕타임스는 '죽어가는 시한부 환자' 같은 신세였다. 자회사 매각 등 부실을 털어낸 뉴욕타임스는 종이신문 중심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회사의 업(業)을 바꾸는 혁명적 디지털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11년 3월 온라인 기사 유료제를 도입한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전환 10년 만에 종이신문에서 디지털 유료 구독과 디지털 광고에 기반을 둔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재탄생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유료화 첫해 39만 명에 불과하던 디지털 유료 구독자 수는 2020년 말 669만 명으로 늘어났다.뉴욕타임스의 '성공'은 세계 초일류 미디어라는 브랜드 파워와 높은 평판, 언론의 공적 사명에 충실한 오너 가문, 투기자본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지배구조 같은 강점들이 어우러진 덕분이지만, 뉴욕타임스 스스로 자신의 핵심이 뉴스, 즉 '고급 저널리즘'에 있음을 잊지 않고, 저널리즘을 가장 중시한 데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고품격 뉴스 콘텐츠 제작이라는 '근본'이 탄탄해야 그 바탕 위에서 디지털 상품 유료화의 성공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488쪽, 2만8천원

2021-05-08 06:30:00

5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교보문고)

1. 귀멸의 칼날 23 (고토게 코요하루·학산문화사)2.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3. 나 혼자만 레벨업 4 (장성락·디앤씨웹툰비즈)4. 질서 너머 (조던 피터슨·웅진지식하우스)5.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등 7명·문학동네)6. 공간의 미래 (유현준·을유문화사)7.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소윤·북로망스)8.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염승환·메이트북스)9. 운의 알고리즘 (정회도·소울소사이어티)10. 프리워커스 (모빌스그룹·알에이치코리아)

2021-05-07 08:32:40

혜암 아동문학교실 수강생 모집

혜암 아동문학교실 수강생 모집

'혜암 아동문학교실'이 동시, 동화, 아동문학 평론 분야 19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18세 이상으로 결석이나 지각하지 않을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강의는 7월 5일(월)부터 내년 6월 25일(토)까지 1년간 진행된다. 강의는 세계 아동문학사와 아동 도서사, 동화 감상, 동시 감상, 동시 창작, 동화 창작, 정서법 등으로 이어진다.강의 시간은 월요일반(오전 10시~낮 12시)과 화요일반(오후 7~9시)으로 구성돼 있다. 이달 10일부터 각반 15명씩 선착순 모집한다.강의 장소=그루출판사 사무실(지하철 1호선 현충로역에서 3분 거리) 053)253-7872. 문의=월요일반 정순오(010-5568-5455), 화요일반 권영욱(010-5119-5401)

2021-05-06 14:14:01

[책] 빗방울 놀이터

[책] 빗방울 놀이터

2018년 대구문학 동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한 서미영 작가가 쓴 첫 동시집이다. 자연과 살아오면서 접하고 체험했던 일 등 다양한 것을 소재로 삼았다. 동심을 가지고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인의 시선이 드러난다. '은실로 짠거미줄에 걸터앉아그네를 타고 // 빨랫줄에 매달려철봉을 하며 // 유리창에서쪼르르미끄럼 탄다. // 재잘재잘마냥 즐거운빗방울 놀이터'(작품 '빗방울 놀이터 1') 작가는 "하루 일과 중 동시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숲속에서 도토리 줍는 다람쥐처럼 내 꿈도 늘 동심의 세계에서 기쁨을 안으며 영글어 가기를 소망한다"고 했다.고등학교 지구과학 교사인 정인영이 그림을 그렸다. 그림과 시가 잘 조화된 점도 눈길을 끈다. 127쪽. 1만2천원

2021-05-04 12:35:14

[책] 내 머릿속에서 추출한 사소한 목록들

[책] 내 머릿속에서 추출한 사소한 목록들

197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오두섭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내 머릿속에서 추출한 사소한 목록들'을 냈다. 등단 후 31년 만에 첫 시집 '소낙비 테러리스트'를 펴낸 뒤 11년만이다.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두섭 시인은 인간의 삶이 어떻게 존재하며, 그 존재성은 어떻게 증명되는지를 소재로 삼는다.이창기 시인은 그를 두고 "심드렁하니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리다가도 호기심이 발동하면 그의 감각과 상상은 끝없이 팽창한다. 영락없이 소년의 스텐스다. 이렇게 포획된 삶의 목록들은 치밀하지만 비지시적이고, 탐색적이지만 어느 일방에 치우치지 않는다. 어쭙잖게 치장하거나 기만하지 않는다"고 했다. 128쪽. 1만원

2021-05-04 10:26:28

[문득 동네책방]  대구 불로동 '여행자의 책’

[문득 동네책방] <18> 대구 불로동 '여행자의 책’

대구공항 인근에 '여행자의 책'이란 곳이 최근 문을 열었다는 제보는 그저 그런 신장개업 소식 중 하나로 들렸다. 몇 년 전까지 대표 동네책방이라 알려진 곳도 수소문 결과 폐업했거나 폐업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몇 차례 들어서였다. 하지만 체계적인 운영과 아이디어가 특이하단 말을 듣자 더이상 심드렁하게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입소문의 팔할이 과장임을 익히 경험한 터였다. 그랬기에 이곳의 문을 열고 10분이 채 되지 않아 속단했다. '이곳은 입소문이 제대로 안 난 곳이구나.'4층 건물이다. 동네책방, 북스테이, 밤샘독서 공간을 갖췄다. '책으로 한 달 살기'라는 낯선 곳에 한 달 살기 같은 프로그램도 있다. 무엇보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다. 하루 12시간 영업이 가능한가 의아했다. 동네책방 업계에서는 편의점급 영업시간이었다.4명이 공동운영하는 곳이다. 20~50대 각 1명씩 참여했다. 장귀순(58), 박주연(40), 전은경(37), 임수진(24) 4명이 공동운영자다. 중심이 된 이는 박주연 씨다. '인문여행가이드'라는 직함을 내민다. 얼마 전까지 중학교 역사 교사였다. 중학교 교사들과 제자가 의기투합한 것이라 했다.이들은 어딜 가나 책방을 찾았다. 보통 맛집을 찾기 마련인데 취향이 확실했다. 책방투어가 취미였다고 할 정도다. 취미를 일로 삼는 건 점점 소명에 가까워졌다. 비장하고 의연해지면서 이들 스스로도 그렇게 여겼다. '이건 독립운동에 가까운 건지도 모른다고'박 씨는 10년간 직장에서 모은 돈을 모두 여기에 걸었다고 했다. 영혼까지 책방에 갈아 넣은 듯했다. 먹고 살려고 절박하게 연기한 사람이 명작을 만들 듯 모든 자산을 책방에 건 사람도 비슷했다.책방 구성이 알차다. 여러 곳을 둘러보고 오랜 기간 준비한 티가 난다. 책방지기 북큐레이션은 지금껏 본 동네책방의 끝판왕이다. 책방에 들어서자 작가 36인의 작품으로 채운 책장부터 보인다. 인문서점을 지향하는 정체성이 물씬 풍긴다.꼭 읽어야할 문학가들인데 대부분 고인이 된 이들이다. 국내 작가로는 권정생, 기형도, 김수영, 박완서, 신영복, 조정래 작가가 보인다. 영국의 자존심, 셰익스피어는 없다. 책방지기의 취향이다. 살아있는 작가로 김영하, 오정희, 이성복 작가가 보인다.박 씨는 "동네책방들이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동네책방에서 본 2% 아쉬웠던 것을 상기해 이곳에 모조리 반영했다"고 했다. 특히 젠트리피케이션에서 자유로워야 했다. 수많은 동네책방들이 따박따박 월세를 주며 건물주 좋은 일만 시키는 경우를 적잖게 봐왔기 때문이었다.금호강이 가까운 공항교 주변이다. 전투기 소음이 강하지만 책방 존폐의 결정적 요인은 안될 거라 판단했다. 외려 주택가 골목은 동네책방의 입지로 장점이다. 동네주민들과 일상이 연결되며 동네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거였다. 책방 바로 맞은편은 불로동제일경로당이었다. 노인 비율이 높은 곳인 만큼 '어르신 구술 자서전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들은 동네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었다.

2021-05-03 11:26:57

안상학 시인, 5·18문학상 본상 수상

안상학 시인, 5·18문학상 본상 수상

안동 출신 안상학 시인이 올해 5·18문학상 공동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5·18 기념재단은 올해 5·18문학상 수상작을 지난달 29일 선정, 발표하면서 안 시인의 시집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과 이시백 작가의 장편소설 '용은 없다'를 본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인 안 시인의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은 지난해 9월 출간된 시집으로 50편의 시 중 '화산도', '기와 까치구멍집' 등 시 일부가 제주 4.3항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또 시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와 연대의 마음을 시어로 풀어썼다. 안상학 시인은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7年 11月의 新川'이 당선돼 등단했다. 고산문학대상(2015), 동시마중 제2회 작품상(2018)을 수상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한 바 있다.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은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이후 6년 만에 출간된 시집이었다.지난 2005년 '5·18 어린이문학상'으로 시작한 5·18문학상은 2016년부터 기성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본상을 추가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5.18문학상은 5.18기념재단, 광주에서 발간되는 계간 문예지 '문학들', 그리고 한국작가회의가 공동 주관했다. 5‧18문학상 시상식은 22일 열린다.

2021-05-02 14:34:55

[책CHECK] 아이들의 시작

[책CHECK] 아이들의 시작

"내가 답답해 하고 싫어해도/ 나와 꼭 붙어있는 보디가드/ 이젠 떨어져 있으면 안 되는 … 그 이름은 마스크"(196쪽. 이현준 나를 지켜주는 보디가드 중)코로나 19로 잔인한 2020년을 보내고 있던 시절, 모두들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싶다고 아우성 치던 때, 어른들은 그 불편함만을 보고 있을 때, 초교 6학년 아이는 마음의 눈으로 전혀 다른 세상을 바라봤다. 이 책에선 이런 초교생들의 조금 다른 생각과 시선, 그리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열두 곳 작은 시골 학교의 시인들이 열두 개 주제로 풀어낸 시 세상을 담은 책이다. 작은 시골 학교의 일상이 아이들이라는 큰 그릇에 담겼고, 이것이 '시'로 풀어졌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지루하고 힘든 시간을 깨끗하게 씻어줄 맑은 마음들이 담겨 있다. 220쪽, 1만2천원

2021-05-01 06:30:00

[내가 읽은 책] 건축이 들려주는 이야기

[내가 읽은 책] 건축이 들려주는 이야기

세상을 바꾼 건축(서윤영 글/ 다른/ 2016년) 시절이 수상하여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비대면 권하는 시대는 여행조차 랜선으로 권하니, 차라리 책을 반려 삼아 통찰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건축 칼럼니스트 서윤영이 쓴 '세상을 바꾼 건축'은 건축에 대해 이야기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역사와 문화를 엮어서 들려준다. 서윤영은 건축에 관한 사회, 문화, 역사 이야기를 주로 쓰는 칼럼니스트다. 건축을 벽돌의 물성(物性)으로 풀지 않고 이야기와 맥락으로 짚어 주니 무릎을 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이 책은 일곱 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데 장별로 당시의 권력 주체를 함께 짚어 준다. 1장은 '신들을 위한 건축: 고대', 2장은 '제국을 위한 건축: 로마 시대'이다. 3장은 '영토와 신을 위한 건축: 중세', 4장은 '왕을 위한 건축: 절대왕정 시대', 5장은 '산업을 위한 건축: 산업혁명 시대', 6장은 '민중을 위한 건축: 현대'를 이야기한다. 마지막 7장은 '공간을 위한 건축: 미래'로 맺는다.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는 왕이자 신이었다. 당시엔 왕이 죽으면 수호신인 오시리스가 된다고 믿었기에 살아 있는 왕의 궁전보다 피라미드 짓는 일에 더 전념하였다. 작은 도시국가였던 그리스에선 지도자가 투표로 선출되었기에 절대 권위가 신에게 있었다. 그리스인들은 사회 통합을 위해 파르테논 같은 신전을 지었다.르네상스 시대에 이르자 저자는 시대를 통시적으로 고찰하였다. "신의 시대인 고대 그리스 시대, 민중의 시대인 로마 시대, 신의 시대인 중세를 거쳐 다시 인간의 시대가 되었다."(89쪽) 이어 17세기 절대왕정 시대가 되자 왕은 절대적인 권력을 바탕으로 화려한 궁전을 지었다. 가장 유명한 궁은 베르사유라고.궁전에는 '호기심의 방'이 있었는데, 약소국의 보물을 빼앗아 전시해 둔 곳이었다. 이 방은 왕실의 보물 수장고였다가, 혁명으로 절대왕정이 무너지자 박물관이 되었다. "박물관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에서 약탈한 미술품과 보물을 전시하여 권력을 과시하던 수단이었다."(101쪽) 이 대목에선 아픔이 느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박물관이 일제가 창경궁 안에 지은 '이왕가박물관'이라니 더더욱.오늘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는 아파트이다. 이는 산업혁명 시대 공장 노동자의 숙소에서 연유했다니 건축의 스토리가 씁쓸함마저 전해 준다. 책의 결미에 이르러 저자는 현재와 미래 건축의 화두를 세 가지로 요약하였다. 높이 경쟁, 기둥 사이 간격을 넓히는 초경간, 지하로 파고드는 심층화이다. 이러한 건축의 경쟁이 지구인의 환경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수상한 시절을 타고 한국은 문화적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시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타자를 배려하는 마음은 소중하다. 빼앗아 온 유물을 전시하는 서구의 박물관과 자국의 문화유산을 전시하는 아시아의 박물관은 태생적으로 다르다는 저자의 지적은 그대로 울림이 된다. 반려도서 여행으로 건축물을 관찰하고 시대를 통찰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장창수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5-01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대학 도서관, 시간 속에 살아있다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대학 도서관, 시간 속에 살아있다

'대학의 심장, 학문의 광장, 지식의 보고'라는 아름다운 수식어를 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바로 대학의 도서관이다. 대학도서관의 본질적 역할은 대학의 학문과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서관은 대학의 다른 기관 및 시설과는 달리 '교육기본시설'로 그 위상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경북대학교 도서관 역시 학교가 1952년 종합대학으로 큰 획을 긋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대학의 뿌리로서 경북대학교의 유구한 역사를 지탱하고 있다. 우리 도서관은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외박물관이라 자부하는 '월파원'을 품고 있는 현재의 박물관에서 8천 여 권의 장서로 소박하게 문을 열었다. 1982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이후 지금은 소장 도서 350만 권, 연간 유동인구(코로나 전) 435만 명, 연간도서대출 36만권 정도로 성장하였다.서가를 개방하지 않는 폐가제로 직원들이 대출신청서를 받아 직접 책을 찾아서 대출해 주던 것을 1995년부터 개가제로 변경하여 운영하였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환율 급등으로 줄어든 외국 학술지 구독은 지역 대학들이 함께 논의하여 서로간의 중복을 피해 해결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준비한 전산화로 1996년 도서관전산시스템(KUDOS)이 가동되었고, 학위논문을 시작으로 자료 디지털화 작업도 시작되었다. 외국학술지지원센터 사업에 선정되어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모든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분야의 저널을 구비하여 관련 분야에서 학교의 국제적 경쟁력을 드높이는 기초도 다졌다.이제 우리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대격변기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융합적 사고와 변혁적 활동이 겸비되지 않고서는 이러한 파고를 안전하게 넘지 못할 것이다. 다양한 학문들 간의 융합을 견인할 수 있는 대학 도서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자료의 보존이라는 고유의 기능을 넘어 정보의 적극적 활용과 개방적 통합을 통해 지식 창출의 공간으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 다양한 독서의 형태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자유롭고 실험적인 사고가 가능한 장치도 끊임없이 활용할 필요도 있다.대학 도서관은 살아있다. 모두가 잠든 밤에만 깨어나던 영화 속 박물관의 유물과는 달리, 언제나 숨을 쉬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성장한다. 그 속에는 퇴계 이황이 총명한 제자들과 성리학을 논하고, 스티븐 호킹이 고개를 들어 별을 보고 있다. 다양한 정보 속에서 새로운 생각이 잉태되고, 깨달음이 시작된다. 하지만 시공간을 뛰어 넘는 혁신과 창의적인 도전을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 대학 도서관의 생명력을 높이는 것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굳이 전문자료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세계 유수 대학의 장서 수는 국내 대학과 비교되지 않는다. 학술정보 인프라나 직원 수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도서관을 보유하는 것이 곧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대학이 되는 길이다. 여전히 우리가 대학 도서관을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학문적 도전을 적극 장려하는 한편,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잘 보전하고 활용하는 것, 그것이 지금 대학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홍원화 경북대 총장

2021-05-01 06:30:00

[책]당신이 안다고 믿는 환경주의는 과연 옳은가?

[책]당신이 안다고 믿는 환경주의는 과연 옳은가?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원자력은 지극히 위험하고 비싸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가 유일한 길이다'.저자는 이 책에서 기후 변화를 둘러싼 논란, 특히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저자는 고래를 살린 건 그린피스가 아니라, 바로 기술과 경제 발전이었다고 했다. 1800년대 중반 유전 개발로 등유가 생산되어 조명 연료 시장에서 고래기름을 몰아냈고, 1900년대 중반에는 식물성 기름이 마가린과 비누 원료인 고래기름을 대체해 고래를 구했다는 것이다. 또 바다거북과 코끼리를 살린 것 역시 오늘날 최악의 쓰레기로 지탄받는 플라스틱이 발명되어 거북 껍질과 상아를 대신한 덕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연 소재를 사용하자는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자연을 지키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했다.저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온 세상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환경주의자 주장에 맞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비싸고, 불안정하며, 특히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오늘날의 고에너지 도시 산업 사회와 문명을 지탱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태양광과 풍력이 날씨에 좌우되는 신뢰할 수 없는 간헐적 에너지이기 때문에 그 불안정성을 감당하기 위해 더 많은 천연가스 발전소가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저자는 또 환경주의자와 선진국이 나무와 숯을 주된 연료로 쓰는 가난한 나라들에 신재생 에너지를 강요하면서 화력, 수력 발전을 못 하게 막고 있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작 자신들은 화석 연료로 부유한 선진국이 되어 오늘날 자동차와 비행기, 인공조명과 난방을 풍족하게 누리는 삶을 살면서도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 발전과 성장은 가로막으려 드는 것은 위선적이고 비윤리적이라는 것.저자는 경제 성장을 추구해 많은 이들을 가난에서 건져 내는 일, 기후 변화에 맞서는 일, 이 두 가지는 양자택일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면서 가난한 개발도상국 노동자가 만든 옷을 입을 때 우리가 느껴야 할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라 자부심이라고 했다.저자는 끝으로 '인류의 번영과 환경 보호가 함께 달성'되는 '환경 휴머니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후 변화, 삼림 파괴, 플라스틱 쓰레기, 멸종 등은 탐욕과 오만의 결과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 발전 과정의 부작용일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 부작용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 664쪽, 2만2천원

2021-05-01 06:30:00

[책CHECK] 엄마가 살아냈던 힘은

[책CHECK] 엄마가 살아냈던 힘은

맹난자, 정성화 등 수필가 45명이 어머니를 소재로 수필집 엔솔러지를 펴냈다. '어머니'는 수필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글감이자 작품으로 구현하기 까다로운 소재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을 넘긴 수필가들이 써낸 어머니는 인간 승리의 표본이다. 1960년대 근대화와 70년대 산업화, 80년대 민주화의 거친 파고를 헤쳐 나온 어머니는 우리 사회가 도약하는 데 버팀목이 돼주었다.45편의 작품 모음집은 수필이라는 문학 장르를 넘어 1960년대 이후 자본주의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노출됐던 우여곡절, 그리고 현대 고령화사회의 생활상을 집약적으로 반영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풍요가 어머니들의 눈물과 땀의 대가임을 확인한다. 수필의 희망을 보는 지점이다. 247쪽, 1만3천원

2021-05-01 06:30:00

[책CHECK] 반도의 디바 왕수복

[책CHECK] 반도의 디바 왕수복

평양 기생 출신 유행가 가수 왕수복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소설 '반도의 디바 왕수복'이 물오름달에서 출간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멀티유즈랩 '2020 역발상 창작단' 우수작에 선정된 작품이다.소설은 최초의 10대 가수였던 왕수복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다. 축음기가 귀했던 일제강점기에 100만 장이 넘는 레코드 판매고를 올린 왕수복은 이력만큼 남다른 삶을 살았다. 북한에서 공훈배우 칭호까지 받은 데다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를 역임한 경제학자 김광진의 부인이었다. 소설가 이효석의 연인이었다는 사실도 주목을 끄는 이유다.20년간 방송사 예능과 음악프로그램에서 구성작가로 활동한 저자 이윤경은 5년간의 자료 조사와 준비 기간을 거쳐 '반도의 디바 왕수복'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360쪽, 1만4천500원

2021-05-01 06:30:00

[책] 법의 균형

[책] 법의 균형

법의 균형최승필 지음 /헤이북스 펴냄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참지 못하는 이 세태에서 법은 과연 모든 측면에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이해의 충동을 조율하는 균형적 합의'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이익과 이해'가 충돌하는 양쪽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않는 법은 정의가 아니다, 권리 투쟁의 시대에 법의 정의는 '균형'이다는 점은 강조하고 있다.법이 불완전한 정의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익과 이해를 둘러싼 각자의 주장과 논쟁이 갈등의 순환을 그릴 수밖에 없기에 불합리하고 불편하더라도 먼저 중간을 선택하기 때문이지만 법은 '균형적 합의'로 나아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정의에 수렴된다. 따라서 중견 법학자인 저자는 균형적 합의를 위해서는 '진실과 왜곡되지 않는 시민의 의지'가 필요하며 좋은 법은 곧 '시민의 법'이라고 주장한다.'코로나19 방역의 하나로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감염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 GPS, 카드 사용 정보 등을 활용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감시 권위주의'라는 반발이 나왔다. 특히 자유 의식이 강하고 국가의 개입에 대한 반감이 강한 유럽 국가들에서 그러한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다.'(204쪽)그렇다. 우리는 방역이라는 괴물에 압도당해 국가가 요구하는 권리침탈에 말없이 따르고 있지는 않는가?'양심은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건전하지 않은 양심 혹은 편향된 방향으로 양심이 형성된 경우 양심에 의한 재판은 자칫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274쪽)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는 배경에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균형이 있다. 균형은 본성에 가깝다. 사람들은 어느 한쪽으로 힘이 치우치고 그 힘이 남용된다고 생각하면 그 반대의 힘을 작동시켜 균형을 이루고자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 사회는 끊임없이 작용과 반작용이 나타난다. 자신의 권리 실현에 대한 의지를 갖고 의무 또한 다하는 사람을 '시민'이라고 할 때 "당신은 과연 시민입니까?"란 물음에 당당하게 답을 할 사람은 몇이나 될 것인가?1부에서는 이익과 이해, 규제와 혁신, 위기와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법의 노력을 다루었고, 2부에서는 법이 시민의 삶을 제약하는 규칙이지만 동시에 시민의 권리를 지키는 보루로서, 법 그 자체는 시민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여하는 규칙을 결정할 수 있는 '시민의 법'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세상에 완벽하고 완전한 법은 없지만 좋은 법을 있는 셈이다. 396쪽, 1만8천원

2021-05-01 06:30:00

[반갑다 새책] 만주 6000km

[반갑다 새책] 만주 6000km

만주 6000km/ 박영희 글·사진/ 삶창 펴냄'만주'하면 떠오르는 첫 인상은 무엇보다 장총으로 무장한 독립군이 항일 전쟁을 펼치던 자긍심의 무대라는 것과 고구려와 발해가 태어난 곳이라는 점이다.책은 시인이자 르포작가인 저자가 이러한 만주에 흩어져 있는 항일 역사 유적지를 샅샅이 답사하며 이동 거리만도 6000km에 달하는 대하 기행문으로 가장 남쪽으로는 여순에서 가장 북쪽인 흑하까지 발로 뛰며 만주의 모습을 기록했다.'서전서숙을 나온 안중근은 선바위로 향했다. 사격 연습을 하지 않으면 마음속에 불안감이 생겼다.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도 자신을 먼저 갈고 닦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지나고 있는 선바위 뒷산이 바로 안중근이 사격 연습을 했던 곳이다.'(본문 중에서)안중근이 용정에 있는 선바위라는 곳에서 권총 사격 기술을 갈고 닦은 이 장면은 이토를 저격하는 순간만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다른 실감을 안겨주고도 남는다.책을 읽다보면 만주라는 공간은 항일 독립투쟁사에 등장하는 뭇 열사들의 무대였음을 알게 한다. 안중근을 물론 홍범도, 이회영, 한용운 등 아무라도 한 사람만 찾아가면 점조직처럼 수십 명의 열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만주이다."탄환은 곧 생명이다. 목표물을 겨누지 않고는 함부로 쏘지 마라." (본문 중에서)1920년 6월 7일 낮 12시. 독립군 700여 명이 잠복 중인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군 추격대가 들어오고 있었다. 손을 번쩍 치켜든 홍범도는 사격 명령을 내렸다. 이 역사적 봉오동 전투는 불과 4시간 만에 싱겁게 끝이 났다. 그러나 봉오동과 청산리전투에 패배한 분풀이로 일제가 자행한 '간도참변'이나 일제의 무력에 밀려 러시아 영토로 넘어갔다가 러시아 내전에 휘말려서 당한 '자유시참변' 같은 비극적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일제의 만행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게 한다.치열했던 독립운동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책은 말미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420쪽, 1만9천원

2021-05-01 06:30:00

[책] 하필이면 내가 가상화폐 막차 탄 이 때... ‘달까지 가자’

[책] 하필이면 내가 가상화폐 막차 탄 이 때... ‘달까지 가자’

※(주의) 소설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돼 있습니다.판교 IT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의 삶을 다룬 장류진 작가의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이 출간된 2019년이었다. 소설집에 실린 단편 하나하나는 내 얘기였다. 내 옆 동료의 얘기이기도 했다. 실제 인물을 옮겨다놓은 것 같은 인물 설정, 속도감 있는 문체, 무엇보다 귀신 같이 딱 알아맞히는 심리 비유에 문단보다는 대중이 먼저 뜨겁게 반응했다. 장류진 작가는 주니어 회사원들의 대변인이었다.등단 직후 첫 소설집을 내기까지 걸린 기간도 짧았지만 장편 발표까지도 잰걸음이다. 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한 그가 처음 내놓은 장편이 '달까지 가자'다. 'To the moon', 가상화폐 가치가 달까지 수직 상승하길 바라는 표현 '투더문'에서 따온 제목이다. 풍속소설이든, 세태소설이든,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이든 분류법은 독자가 알 바 아니다. 또 내 얘기다. 오늘의 한국사회를 설명해줄 타임캡슐을 만든다면 넣지 않을 수 없는 책이라는 평을 받았던 '일의 기쁨과 슬픔'의 전철을 밟는다. 로드무비에 필적할 머니무비다.겉으로는 대기업 마론제과 여직원 3명의 고군분투기로 소설은 시작한다. 기존에 없던 프로세스로 입사한 변칙 기수 3인방 정다해, 강은상, 김지송 3명은 일상의 갑질과 박봉에 서로를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이들이 뭉친 감정적 연대 고리는 흙수저라는 사실이다. 각각 5평, 6평, 9평짜리 원룸에 월세로 살고 있는데 갚아나가야 할 학자금 대출이 있고, 부모는 자산을 물려줄 경제력이 안 된다.내외적 환난에 핍박받는 백성들의 이야기가 발단이었다면 전개는 한 줄기 빛이 나올 차례. 어느 날 다해와 지송은 평소 이재에 밝았던 은상이 가상화폐 이더리움에 투자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넓고 좋은 원룸으로 옮기고 싶었던 다해는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심정이 된다. 1990년대 만화 '시간탐험대'의 돈데크만이 만든 포털게이트가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듯, 가상화폐 떡상행 막차는 늦게 탈수록 손해고 결국 닫힐 것이라는 강박은 강해진다.결국 알파벳 'J' 모양의 급상승 곡선 활로에 오를 것이라 믿으며 떡상(시세 급등)행 로켓에 탑승, 기도매매에 돌입한다. 가상화폐 투자를 죄악시하던 지송, 이름 때문에 '쏘리'가 별명이던 그마저 제주도 여행에서 돈의 맛을 간접경험하면서 흙수저 셋의 "가즈아!" 합창은 옥타브를 높여간다.그런데 이야기 전개는 교훈적 메시지의 궤도에서 벗어난다. 성실하게, 고분고분, 차곡차곡, 목돈쟁취 공식이 아니다. 권선징악 스토리는 더더욱 아니다. 한탕의 유혹에 기꺼이 넘어가는 건 물론, 웬일이니, 하는 족족 성공한다. 외려 일찍, 더 많은 돈을 투자하지 못했던 걸 후회할 만큼이다.심지어 더 큰 시세 차익을 위해 매도 주문을 넣지 않은 지송은 고점 매도에 성공하기까지 한다. 영혼까지 끌어 모은 '영끌' 투자에 후회나 반성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거 무슨, 워런 버핏도 '엄지척'과 '좋아요'를 바칠 스토리 전개다. 수익 실현 이후에는 성인군자 모드다. 떡상의 유혹에 다시 빠지지도 않는다.정말이지 주인공들이 마음먹은 대로 다 된 소설 같은 소설이지만, 실제로 가상화폐는 떡상으로만 가는 길을 보여준 전력이 있다. 소설 속 날짜별로 진행되는 소설은 이더리움의 실제 시세를 연동해 보여준다. 가상화폐 시세 하나만큼은 역사적 사실이다. 2017년 5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단 8개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그래서인지 최근 가상화폐 거래를 제한하려는 목소리가 나오자 2030세대는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뉴스에 달린 댓글만 적당히 추려보면 이런 내용이 된다. "못 먹어도 고다. 아니지, 못 먹어선 안 되지. 피 같은 내 돈인데 달까지 가야지. 하필이면 내가 막차 탄 이때 금융위원장이 저런 발표를 하냐고. 막말로 이거 아니면 우리 같은 흙수저가 어떻게 집을 사. 착실하게 직장 다니고 한 푼 안 쓰고 연봉 다 모아도 집을 못 사요."작품에서 정다해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냥 부스터 같은 걸 달아서 한번에 치솟고 싶었다. 점프하고 싶었다. 뛰어오르고 싶었다. 그야말로 고공 행진이라는 걸 해보고 싶었다. 내 인생에 한번도 없던 일이었고, 상상 속에서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기대조차 염원조차 해본 적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바로 지금, 그것이 내 눈앞에 번쩍이며 펼쳐져 있었다."마냥 술술 읽힌다고 즐겁게 읽고, 덮어버릴 책은 아니다. 363쪽. 1만4천원

2021-05-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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