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전 긴급승인 물건너가나…"미 FDA, 코로나 백신 기준강화"

"가짜 약 투여보다 50% ↑ 효과·두번째 접종후 두달 추적" 적용
"백악관·복지부에 초안 제출…지침 승인 또는 변경요구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대선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승인에 필요한 기준을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백신 정식 승인에 앞선 긴급승인이 그만큼 까다로워진다는 얘기다.

FDA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일정에 맞춰 백신 개발을 서두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방점을 둔 대선 전 승인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FDA가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승인 기준을 강화한 새로운 지침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DA가 지난주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지침 개정 초안을 보고했으며 백악관 예산관리국도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FDA가 백신 '정식 승인' 요건으로 '플라시보'(가짜 약) 투여 때보다 50% 이상의 감염 감소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규정을 긴급승인 시에도 적용하는 내용이 새로운 지침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FDA는 또 새 지침에서 백신 개발 제약업체들에 3상 임상시험 참여자들이 두 번째로 백신 후보 접종을 받은 이후 이들의 상태에 대한 추적을 최소 두 달 간 하도록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FDA는 또 백신 후보의 효과 검증 차원에서 '플라시보'를 투여받은 시험 참가군과 고령층 가운데 최소 5건의 코로나19 중증 사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약 투여는 백신의 효능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다.

에이자 장관과 다른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FDA의 새로운 지침 초안에 대해 22일 회의에서 특별히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백악관 등이 이를 승인할지, 내용 변경을 요구할지는 불투명하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백신 개발업체들의 승인 신청에 필요한 시간과 FDA의 관련 데이터 검증 시간에 더해 FDA가 긴급사용 기준을 더 강화하면 대선 전에 백신이 승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두 번째 백신 후보 접종 이후 '2달간 추적' 규정으로 인해 백신 개발업체들이 대선 전에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WP는 FDA의 백신 긴급승인 기준 강화가 백신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백신 개발을 강조하고 있지만 백신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18~21일 성인 1천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세대 백신이 나오면 가능한 한 빨리 접종할 것 같다는 응답자는 39%였다.

이는 지난달 28~31일 조사 때 47%에 비해 8%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1세대 백신이 나오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접종하진 않을 것 같다는 응답률은 같은 기간 53%에서 60%로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백신 승인 권한에 대한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도 백신 안전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9일 에이자 장관이 나흘전 공지한 새 권한 규정에서 FDA를 비롯한 국립 보건기관들을 대상으로 식품, 의약품, 의료 기기, 백신 등과 관련한 신규 규정을 승인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에이자 장관은 그런 권한이 자신에게 귀속된다고 적시했다. NYT는 이를 두고 에이자 장관이 코로나19 백신 승인 권한을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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