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상공세에 '틱톡' 사면초가…중국은 '소극적' 대응

15초 숏폼(Short-form) 형식의 영상으로 전 세계 8억 명의 사용자를 단번에 사로잡은 앱 틱톡(TikTok)이 사면초가에 처했다. 인도가 틱톡을 금지한 지 한 달 남짓만에 미국도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지만, 중국 당국은 화웨이 때와는 달리 자국 기업 방어에 소극적이어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중국 공산당 유착됐을지 모를 틱톡 앱 '퇴출' 철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틱톡을 미국에서 사실상 퇴출시키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안보 위협이 그 이유다.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이다. 때문에 지난 2017년 시행한 사이버보안법에 따라 틱톡은 중국당국이 관련 정보를 요구할 경우 넘겨야 할 의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퇴출 조치와 관련, "우리의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정 명령 조치는 틱톡을 미국 기업에게 하루빨리 매각하라는 압박으로 읽힌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미국에서 틱톡 사용 금지 방침을 밝혔다가, 오는 9월 15일까지 자국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하라고 '45일 시한'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중국과 국경분쟁으로 유혈사태를 빚은 인도는 지난 6월 틱톡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중국 정부의 불법적인 정보 탈취 가능성이 명분이었다. 인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틱톡임에도 인도 내 반중정서 확산으로 인도인들은 환호했다. 틱톡 전체 사용자 8억 명 가운데 인도 사용자 4억 명 이상이 빠져나가면서 매출 손실은 무려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인도 정부의 틱톡 앱 금지 조처를 환영하는 인도인들. 연합뉴스 인도 정부의 틱톡 앱 금지 조처를 환영하는 인도인들. 연합뉴스

중국 정부 반응은 '글쎄'···"화웨이 때랑 차별하냐?"

자국 기업인 틱톡이 이렇게 여기 저기서 맞는데도 중국 정부 반응은 미온적이다. 공식 발언뿐이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시장 주체들의 미국 투자에 대해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환경을 제공하길 호소한다"고 했다. 지난 2018년에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화웨이 때리기'에 나섰던 미국에 대해 즉각 강대강으로 맞섰던 중국 정부의 대응과는 대조적이다.

틱톡이 화웨이와 달리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원만치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FT는 "중국 정부와 바이트댄스의 관계는 사실 전혀 좋지 않다"며 "중국 당국에 틱톡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업도 아니다"고 중국의 정보기술(IT) 전문 싱크탱크인 하이툰의 리청둥 대표의 말을 인용했다. 또 지난 3일엔 "중국에서는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생각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웃어넘겼을 것"이라고 중국 IT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틱톡 앱 모기업 바이트댄스 장이밍 CEO 사진. 매일신문DB 틱톡 앱 모기업 바이트댄스 장이밍 CEO 사진. 매일신문DB

사실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장이밍 CEO는 1983년 중국 출생으로 남개대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한 토종 중국인임에도 중국에 대한 기업 충성도는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CEO는 '능력만 있다면야 얼마를 부르든 스카웃한다'는 경영철학에 따라 고연봉으로 미국인 CEO를 영입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3일엔 틱톡 본사가 영국 런던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영국 매체 더선을 통해 제기됐다. 바이트댄스 측도 같은 날 "바이트댄스는 글로벌 기업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고려해 틱톡 본사를 미국 밖 다른 지역에 세워 전 세계 이용자들한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장 CEO의 고심은 날로 깊어가고 있다. 시장은 계속 넓혀 가야하는데 악재가 거듭돼서다. 틱톡과 관련한 트럼프의 '45일 시한'과 인도 시장에서 강제 퇴출은 모두 중국 정부와의 관계에서 비롯됐다. 틱톡의 입장에서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꼴'이다. 장 CEO의 측근은 "중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틱톡 사태를 보며 중국 정부와 엮이는 것을 회피하게 될 것"이라며 "공산당이 통제를 강화하면서 스타트업 기업이 중국 밖으로 눈을 돌렸는데, 이젠 갈 곳도 별로 없게 됐다"고 FT에 말했다.

'MS는 좋아요'

미국 기업 MS는 내심 현 상황을 반기는 분위기다. MS는 미국정부 조치에 즉각 승낙의 뜻을 내비쳤다. MS는 이달 2일 성명에서 "대통령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MS는 틱톡 인수에 있어 미국 재무부 등에서 안보 심사를 완전하게 받을 것이며 미국에 제대로 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다"고 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MS는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틱톡 관련 사업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옥지원 인턴기자, 김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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