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유골봉환 협의하자" 韓 제안에 日 반년째 '딴청'

日정부, 오키나와 등서 전몰자 유골 수습하며 한반도 출신자는 제외
日 "韓 구체적 제안하면 협의" 약속해놓고 "제안 없었다" 말 바꿔
억울하게 목숨 잃고 묘지조차 없는 강제동원자 유골 2만2천구 추정

일본 정부가 2차대전 당시 격전지에서 수습된 유골이 조선인의 것인지 감정하기 위해 협의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반년 가까이 무시한 채 제안 받은 바 없다며 딴청을 부리고 있다.

26일 일본 시민단체 '전몰자유골을 가족의 품으로 연락회', 한국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 4월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과 외무성에 유골 문제에 대한 실무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반년이 다 되도록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격전지인 오키나와(沖繩) 등에서 유골 발굴 사업을 진행 중인 일본 정부가 발굴 사업 도중 찾은 유골 가운데 한반도 출신자의 것이 있는지 감정해보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외면하는 것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이를 위해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167명으로부터 DNA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6년 '전몰자 유골수집 추진법'을 제정해 태평양전쟁의 전몰자를 유족에게 인도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몰자 유족의 DNA를 수집하고 이를 현장에서 발굴한 신원미상의 유골과 대조해 해당 전몰자의 유족에게 유골을 인도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한반도 출신자는 강제로 전쟁터에 끌고 가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수습'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일본과 한국의 시민단체가 한국인 전몰자의 유골도 찾도록 나서라고 재촉하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2016년 10월 한국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이 있으면 이를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요시다 가즈로 과장은 "한국 측으로부터 아직 (협의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딴 소리를 하면서 "유골 수습 사업이 목표로 하는 것은 일본이 모국인 일본군과 군속이며 한반도 출신자는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말기에 20만명 이상이 숨졌는데, 이 중에는 한반도에서 오키나와에 강제로 끌려온 군인·군속·노무자·정신대원 1만명 가량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팔라우, 사이판 등 남태평양 지역까지 포함하면 조선인 강제동원자의 유골은 2만2천구로 추정된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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