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정창룡 논설주간

[매일칼럼]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는 나라

불과 반세기여 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였다. 1955년 IMF에 가입할 때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65달러로 필리핀은 물론 아프리카 가봉보다 적었다. 같이 전쟁 참화를 겪은 북한도 우리보다는 한참을 더 잘살았다.외국의 평가 역시 냉혹했다. 미국의 국제개발처(USAID)는 한국에 막대한 원조금을 쏟아부었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자 원조를 줄이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pouring water into a sieve)라고 냉소했다. 같은 해 UN한국재건위원회 인도 대표 메논은 보고서에 '쓰레기통에서 과연 장미꽃이 피겠는가'라고 썼다. 영국의 '더 타임즈' 역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꽃을 찾는 것과 같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간 데 없고 가난하고 더럽고 무질서한 나라에 대한 조롱은 넘쳐났다.이런 조롱을 박차고 기적을 일구는데 적어도 50년 세월이 걸렸다. 기적은 '후손들에게 잘사는 나라를 물려주자'고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시작됐다.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했다.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이었다. 65달러던 소득이 어느덧 1만달러, 2만달러를 넘었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1993년 한국의 경제성장을 다룬 논문을 쓰며 '기적 만들기'(Making a miracle)란 제목을 붙였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그 어떤 경제정책이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으니 기적이라 했다.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은 '한국의 경제발전사는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치켜세웠다.경제 규모가 커지자 국제무대에서 위상이 달라졌다. OECD에서 나아가 2009년엔 OECD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멤버가 됐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 2010년엔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렸다. 당시 G20을 개최한 나라로는 미국, 캐나다, 영국이 전부였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 첫 G20 개최국 지위를 얻은 것이다. 모두가 한국의 경제 발전에 주목하지 않았다면 어림없을 일이다. 일본도 올해에야 G20을 유치했다.혐한론으로 들끓던 일본에서조차 '한국을 배우자'는 말이 나온 것도 그때였다. 요미우리 신문은 '지금은 더 이상 일본이 아니라 한국의 시대'라고 인용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세계에서 약진하는 한국 기업에 배우자'는 사설을 실었다. 한국을 쓰레기 더미에 비유했던 더 타임즈도 '한국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며 "인구는 인도의 20분의 1인데 영국보다 더 많은 상품을 수출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향후 영국이 추구해야 할 완벽한 롤 모델'로 한국을 지목했다.그로부터 10년이 안 지났다.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경계심은 허물어졌다. 대신 한국 패싱이 똬리를 틀었다. 한국을 다시 조롱거리로 삼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속의 한국은 초라해졌다. 각 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낮추고 있다. 세계 성장을 견인하던 한국이 오히려 세계 성장률을 갉아먹는 신세로 전락했다. 수출은 7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한국의 원전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반면 일본은 아베 정권 출범 후 29년 만의 최장 호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다시 만만한 나라가 됐다. 이러다가 후손들에게 '잘사는 나라' 대신 빚만 물려주게 생겼다. 이 모든 것이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여 만에 벌어지고 있다.

2019-07-22 06:30:00

[관풍루]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자유한국당이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일본을 찬양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자유한국당이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일본을 찬양한다. 신(新)친일이다"고 공격. 내년 총선 향한 '친일 대 반일' 프레임 착착 진행 중?○…심상정 정의당 대표, 한국당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안 된다고 하자 "비루함과 나약함"이라고 비판. 이참에 민주당 1중대로 옮기는 것이 어떨지.○…일본 경제 보복 시작 이후 이달 들어 현재까지 일본 여행 예약 건수 70% 줄고 일본 맥주 매출액도 30% 감소. 그렇게 해서 일본이 꼬리 내린다면야….

2019-07-22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일본인과 대구 사람

1893년 9월, 지금 대구와 자매결연을 맺은 히로시마시 옆 오카야마현 출신 2명이 대구에 왔다. 물론 불법이다. 당시 한국 정부가 허용한 일본인 거주지에 대구는 없었다. 그렇지만 대구읍성 남문 밖 한국인 집을 빌려 의약과 잡화 가게를 열었다.불법체류자였지만 대구 이주 첫 일본인으로 둥지를 틀게 된 것은 대구 사람의 인심 덕분이다.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싸움 지휘를 위한 자신의 막사를 대구에 지으라는 지시로부터 시작된 악연에도 대구 사람은 두 불법 일본인을 같은 '사람'으로 봤기에 받아들였으리라.약령시로 유명한 대구에서 의약 가게를 냈으니 주변 한약상과의 나쁜 사이는 그럴 만하다. '저녁을 먹을 때 돌이 날아오는 일은 거의 매일 밤같이 이어졌'으니 말이다. 비록 그랬지만 당시 관찰사 이용직은 오히려 '동정하고 보호해 주었기 때문에 큰 화를 모면할 수 있었다'.이후 일본인이 대구에 물밀 듯 몰렸고 힘과 군대를 앞세워 나라와 대구를 삼키려는 침탈로 두 나라 사람은 원수가 되고 말았다. 심지어 일제는 대구 여성 1명 등 한국 남녀 4명을 1903년과 1907년 일본 박람회에 동물처럼 '전시'하고 돈을 받고 관람시키는 만행도 자행했다.이런 아픈 대구 역사에는 임란 때 조국에 반기를 들고 투항, 왜군에 맞서고 뒷날 청나라와 싸움에서 충성을 바친 귀화 일본인 김충선도 있다. 이런 잊을 수 없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지난날을 살피면 뒷사람이 깨달을 가르침은 너무나 분명하다.같은 흑역사(黑歷史)를 되풀이하지 않는 일이다. 일제 침탈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어리석음만큼은 경계해야 한다. 지금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나라가 뒤숭숭하다. 이런 즈음, 대구에서 한국인 남편과 단란한 삶을 잇는 일본인 부인과 자녀의 속앓이도 덩달아 깊어가는 모양이다.민간 차원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한국 내의 일본인에까지 나쁜 영향을 주어서다. 하지만 민간에서 한국과 대구에서 헌신하는 일본인 활동은 숱하다. 팔순의 일본 여성인 오카다 세쓰코 할머니가 공직을 떠나 10년 넘게 대구에서 힘든 이웃에 봉사하는 사례도 그렇다. 대구를 아끼고 대구가 삶터인 선량한 일본인과 그들 자녀가 이번 일로 상처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이들을 배려하는 사람들, 대구여서 가능하리라.

2019-07-22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아베의 뿌리

반골 저널리스트인 아오키 오사무(靑木理)가 쓴 '아베 삼대'(安倍 三代)는 일본 정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베 가문 3대의 가족사를 통해 침략과 패전 그리고 전후 부흥의 일본 현대사를 압축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그저 좋은 집안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일본 '세습 정치'의 산물로 정계에 들어와 최장기 집권 총리로 '평화헌법' 개정을 필생의 과업으로 여기는 우익의 괴물이 되어 버렸다.신조의 할아버지 간(寛)은 양조업을 하는 지주의 후손으로 동경제국대를 나와 반전·평화주의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지금도 고향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신조의 아버지 신타로(晋太郎)도 동경제국대 출신으로 가미카제 특공대에 지원했지만 출격 직전 전쟁이 끝났다.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겪었다. 마이니치신문 기자로 활동하던 중 후일 총리가 되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의 딸과 결혼했다.기시의 후광으로 승승장구하며 자민당 간사장과 관방장관·외무상 등을 지낸 보수주의자이면서도 평화헌법 옹호론자였다. 처가인 기시 가문의 대열에 합류했지만, 아버지 간을 존경했다. 신타로의 차남으로 태어난 신조는 어린 시절부터 정치에 바쁜 아버지와 소원했던 반면 외할아버지인 기시를 무척 따랐다. 동경대를 못 가서 아버지의 질책도 받았다. 직장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외무상이 된 아버지의 강요로 비서관이 되어 정치에 입문했다.그러나 신조는 정치적으로 친가를 외면하고 외가의 계보를 택했다. 한국의 불행이다. 외조부 기시는 대동아공영권을 주창했던 군국주의자였기 때문이다. 신조는 "나는 신타로의 아들이지만 기시의 DNA를 이어받았다"고 공언한다. 신조는 정치 명문가인 외가와 외교관 아버지를 자양분으로 잔뼈가 굵었다. 능수능란한 현실주의자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일 경제 전쟁으로 누란의 시국이다. 우리에게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는 프로 정신이 절실하다. 상대는 얼치기 전문가들의 우왕좌왕과 감상적 민족주의로는 대적할 수 없는 제국의 첨병이다.

2019-07-20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반도체와 '역사타령'

한국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국가'로 올라선 세 가지 요인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 여고 출신 생산직 사원, 경북대 전자공학과라는 분석은 탁견(卓見)이다. 이 창업주의 선견지명과 결단, 60㎞ 행군까지 하면서 우수한 제품 만들기에 매진한 생산직 사원들의 땀과 눈물, 연구실에서 나온 결과를 생산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실현한 경북대 전자공학과 졸업생들이 한국을 30년 이상 먹여 살린 반도체 신화를 만들었다.이 창업주가 1983년 '우리가 왜 반도체 산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도쿄 선언'을 발표하자 삼성 안팎은 물론 정부마저 한국 경제가 망한다며 반대했다. 일본 미쓰비시연구소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 보고서까지 내놓으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이 창업주는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해 어렵더라도 전력투구할 때가 왔다"며 적자를 보면서도 반도체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좌우명인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올곧게 실천했다. 그는 "일본은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냐"며 임원들을 독려했다. 이 창업주의 '도쿄 선언'은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결정으로 꼽히고 있다.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26%에 달했고 국내총생산(GDP)의 7.8%를 반도체가 차지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반도체 산업을 정밀타격하고 나선 것은 반도체를 공격하면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반도체 위기는 한국 산업, 나아가 경제 위기를 촉발하는 확실한 트리거(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위기를 돌파하려고 혈혈단신 일본 출장을 다녀오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공들여 쌓은 '반도체 제국'이 무너질지도 모를 위기 앞에 이 부회장의 심경은 절박할 수밖에 없다.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기업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반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해법 찾기보다 '일본 때리기'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30년 넘게 한국 경제를 이끈 반도체 산업이 망가질 위기에 처했는데도 '12척의 배'와 같은 '역사타령'만 늘어놓고 있다. 세계 일류로 꼽히는 한국 경제를 삼류·사류 정치가 망가뜨리는 우매한 짓을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

2019-07-19 06:30:00

[관풍루] 민주당 최운열 의원, 18일 민주노총 총파업 돌입에 "문제 해결 위한 대안 아니다" 비판

○…민주당 최운열 의원, 18일 민주노총 총파업 돌입에 "문제 해결 위한 대안 아니다" 비판. 국민, 일본 경제침략 맞서 의병 일으킬 참에 적전 분열이니 이야말로 설상가상!○…일본 제품 불매운동, 한 여론조사에서 참여율 50% 중반으로 확산 분위기. 일본인, 한국인 특유 낙천성과 잘 까먹는 망각 성향에 미뤄 결국 스스로 지칠테니 걱정없소.○…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 대구 망월지, 개인 소유 땅 주인 재판 승소로 존폐 위기. 동물 세계, 사람만 살려고 동물 몰아내면 그 다음은 누구 차례?

2019-07-19 06:30:00

전창훈 경북부 차장

[청라언덕] 우리 곁의 GPGP

에메랄드빛 망망대해를 자랑하는 태평양. 그러나 그 가운데엔 우리가 예상치 못한 끔찍한 지대가 있다. 1997년 미국의 환경운동가 '찰스 무어'가 이 지대를 발견하자, 세계는 경악했다. 이곳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이 모여 만들어진 거대한 더미였기 때문이다.뉴욕타임스는 이곳이 약 1조8천억 개의 크고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이뤄졌고 면적 또한 캘리포니아주의 4배인 160만㎢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이 지대를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 부른다.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의료폐기물 사태'는 GPGP의 축소판이다. 폐기물 처리 업체의 무단 투기가 뒤늦게 알려진 점이나 폐기물 처리가 난제라는 점 등이 사뭇 GPGP를 닮았다.특히 경북 지역은 의료폐기물 유입이 다른 지역보다 많아 의료폐기물의 최대 피해지로 밝혀졌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모두 21만9천t으로 이 중 대구경북에서는 1만9천547t이 발생, 불과 9%에 그쳤다. 반면 전체의 30%쯤이 경북으로 몰린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3월 말 고령군 다산면에서 불법으로 보관된 의료폐기물 80t이 주민들에 의해 적발된 이후 대구 달성군과 문경시, 김천시 등 주로 경북 지역에서 잇따라 무단 의료폐기물이 발견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앞서 같은 달 3일에는 의성군에 방치된 거대한 '쓰레기 산' 문제가 미국 CNN 방송에 집중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경북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것이다.이번 사태에 불을 지핀 고령에서는 100여 일이 지나도록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무더위와 장마 등으로 2차 감염 피해를 우려하는 등 속을 태우고 있다.이번 사태는 폐기물 처리업체의 불법 행태가 1차적 원인이지만 정부의 느슨한 관리 또한 사태를 키운 주범이다. 폐기물 처리에 있어 환경부의 안일한 접근법도 문제다. 어느 지방자치단체도 원치 않는 '소각장 건설'에만 목을 매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환경 문제를 접근할 때 이제 유연성과 과감성이 필요한 때다.먼저 대형 의료기관 내에 자가멸균시설을 설치해 의료폐기물을 멸균 분쇄하도록 하고 감염성이 없는 상태로 만들어 일반 소각장에 태우는 방안이 있다. 이는 법적 제한에 걸려 있기 때문에 정치권이 힘을 보태야 한다.또 다른 방안은 정부가 직접 나서 의료폐기물 처리를 공공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지자체마다 소각장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유치를 꺼리지만, 과거 경주 방폐장 건설을 참고할 만하다. 방폐장도 대표적인 혐오시설이었지만, 공론화와 다양한 경제적 지원, 고용 창출 등이 뒷받침되면서 당시 지자체 간 유치 경쟁까지 벌어졌다.78,000. 태평양의 거대한 쓰레기 지대인 GPGP를 모두 처리하는 데 필요하다는 햇수다. 사실상 '처리 불가'다. 이곳의 수많은 플라스틱 조각은 얼마나 오랫동안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 이 숫자는 어찌보면 인간의 탐욕과 외면이 켜켜이 쌓여 재앙이 수치화된 것일 수도 있다.의료폐기물 사태는 우리 곁에도 언제든 GPGP가 자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는 우리가 이번 사태를 흐지부지 넘겨서는 안 되는 분명한 이유다.

2019-07-18 18:52:01

[관풍루] 국회 국방위, 군 공항 소음 피해 소송 없이 행정기관에 신청하면 보상하도록 법률 개정한다고.

○…국회 국방위, 군 공항 소음 피해 소송 없이 행정기관에 신청하면 보상하도록 법률 개정한다고. 국회가 제 구실 못하면 국민이 고생인데 모처럼 밥값할 모양.○…일부 커피전문점 텀블러에서 납 검출에 이어 얼음에도 기준치 이상 세균 수와 소독제 성분 나와 논란. 비싼 커피 마시고 몸 걱정해야 하니 이게 무슨 경우?○…대법원, 윤창호법 시행에도 음주운전 적발 현직 판사에 '견책' 솜방망이 처분해 눈총.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법원이 법 무시하면 무법천지 되는 건 시간문제.

2019-07-18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군인의 명예

6·25전쟁 발발 후 7월 초까지 남한에 급파된 미 육군은 패배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장교가 전사하거나 부상당했다. 그 수는 최근 재번역 소개된 T. R. 페렌바크의 '이런 전쟁'에 따르면 남북전쟁 이후 그 어떤 전쟁보다 많았다. 2차 대전 종전 후 군대를 '민주화'한 결과 형편없이 저하된 병사들의 전투력 때문이었다. 병사들은 전투 기술도 미숙했을 뿐만 아니라 싸울 의지도 없었다. 6·25전쟁에 최초로 투입돼 오산에서 북한군에게 뜨거운 맛을 본 '스미스 부대'에는 소총을 조립할 줄 모르는 병사도 있었다.그래서 장교들은 '나를 따르라'며 최일선에 섰다. 1950년 7월 8일 천안에서 인민군을 막으려 고군분투했던 미 보병 34연대장 로버트 마틴 대령이 그랬다. 마틴 대령은 연대 작전 부사관과 함께 2.62인치 바주카포로 인민군 탱크를 공격했다. 이에 대한 페렌바크의 묘사는 이렇다. "연대장이 할 일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누군가는 해야 했다." 안타깝게도 인민군 전차는 끄떡도 않았고 마틴 대령은 인민군 탱크의 포격에 두 동강 나버렸다.이런 지휘관 중에는 장군도 있었다. 대전에서 포로가 된 제24사단장 윌리엄 F. 딘 소장이다. 그는 인민군에 밀려 예하 부대들이 후퇴하고 있었는데도 대전에 남아 있었다. 통신이 끊겨 상황 파악이 안 됐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인민군의 전투 능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딘 소장은 인민군을 관찰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전투에 나서 후퇴하지 않은 부하들을 이끌고 인민군 탱크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주카 포탄이 단 한 발뿐이었던 데다 이마저 빗나갔고 인민군 탱크는 유유히 지나갔다. 그러자 딘 소장은 자신의 45구경 권총으로 탄창이 빌 때까지 탱크를 쏴댔다. 이렇게 딘 소장의 지휘로 24사단이 버텨주는 바람에 월튼 워커 8군 사령관은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거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의 해임 요구에 여당은 버티지만 여론은 이미 사퇴로 기울었다. 정 장관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사실 북한 목선 남하 사건 처리에서 자신은 빠진 채 부하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겼을 때 이미 국방부 장관으로서 권위는 사라져버렸다. 딘 소장과 마틴 대령 같은 군인이 그립다.

2019-07-18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계산동 스케치] 아베 총리와 요시다 쇼인

"몸은 비록 무사시(도쿄 인근 옛 지명)의 들녘에서 썩어 가더라도 남겨지는 야마토다마시(大和魂·일본 정신)…."일본에서 '근대 최고의 사상가' '메이지유신의 정신적 지도자'로 칭송받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이 막부에 처형되기 직전에 남긴 유서다. 사무라이의 기백이 느껴지는 유언 같지만, '극우 민족주의'라는 일본 근현대 사상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글이다."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조선과 만주, 그리고 중국의 영토를 점령하여 강국(유럽·미국)과의 교역에서 잃은 것은 약자에 대한 착취로 메우는 것이 상책이다." "오키나와를 손에 넣고 조선을 빼앗은 후에 만주를 무찌르고 중국을 제압하며…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유지를 이어받는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요시다 쇼인의 '정한론'(征韓論)'이다. 그가 조슈번(長州藩·현재 야마구치현)의 초가집에서 제자들을 훈육하면서 남긴 말과 글은 일본 제국주의 모토가 됐다. 일제가 조선과 만주, 중국을 침략하며 무자비한 수탈을 감행한 것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었다. 요시다 쇼인의 시대부터 구상되고 계획된 거대한 프로젝트다.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와 추종자들이 권력의 전면에 등장하자마자 몰두한 것은 한일병합이었다. 한일병합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모두 조슈번, 즉 현재의 야마구치현 출신이다.한일병합의 선봉은 요시다의 문하였던 초대 총리대신 이토 히로부미와 2차례 총리대신을 지낸 '일본 육군의 교황' 야마가타 아리토모다. 제2대 조선 통감 소네 아라스케,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 을사늑약 당시 조선주둔군사령관이었고 제2대 조선총독이 돼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하세가와 요시미치도 동향 출신이다.을사늑약과 한일병합 때 총리였던 가쓰라 다로도 마찬가지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 전후로 조선공사직을 교대한 이노우에 가오루, 미우라 고로도 동향 선후배다. 1894년 제9여단장으로 한국에 진주해 경복궁에 난입하고 동학교도를 살해한 오시마 요시마사도 조슈번 출신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외가쪽 고조부다.일본에서는 한국병합은 조슈번 출신들의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조슈번과 공동정권을 구성한 사쓰마번(薩摩藩·현재의 가고시마현) 출신의 역할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이들이 특정한 이데올로기와 집단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주변 강대국의 간섭을 뚫고 한일병합을 추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들의 정체는 요시다 쇼인의 문하이거나 추종자다. 소설가 시바 료타로가 '조슈인은 간악하다는 평판이 있다'고 쓸 정도로 집단의식마저 잡스럽고 조악했다. 야마구치현이 '극우파의 본향'으로 불리는 이유다.이제 같은 야마구치현 출신인 아베 신조 총리를 보자. 아베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요시다 쇼인이다. 그의 좌우명도 요시다가 즐겨 쓴 '지성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至誠而不動者末之也)이다. 애독서 역시 역사소설가 후루카와 가오루(古川薰)의 '유혼록(留魂錄)의 세계'다. 유혼록은 요시다가 남긴 글을 정리한 책이다. 신조(晋三)라는 이름도 요시다의 수제자이자 메이지 유신의 초석을 놓은 다카스기 신사쿠(高杉晋作)로부터 따왔다.아베 총리의 지향점은 온통 요시다 쇼인에 쏠려 있다. 그가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외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요시다의 극우 민족주의에 경도됐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도 조슈인들이 100년 전에 걸었던 그 길을 답습하고 있다. 무역규제, 교과서 왜곡 등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괴롭히는 정책을 그대로 흉내내고 있으니 끝없는 역사의 악연을 떠올리게 한다.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토모가 그러했듯, 아베 총리의 선조도 정식 무사 출신이 아니다. 아베 총리의 가계는 쇼야(長屋)라는 유력한 마을 촌장가문이다. 그들은 출세와 권력을 위해 더 간악했고 독했다. 일종의 얼치기 사무라이다. 짝퉁 사무라이의 칼질은 궁극적으로 한일 국민 모두에게 고통을 줄 뿐이다. 한국과 조슈인의 악연이 대를 이어 계속되는 것이 두렵고 끔찍하지만, 꿋꿋하고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길밖에 없다.

2019-07-17 18:00:00

조두진 문화부장

[데스크칼럼] 대구문학관 확장 개관의 전제

대구문학관을 확장 개관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간담회가 2차례 열렸고, 9월에는 시민, 대구시, 대구문인들이 참여하는 포럼도 열 예정이다.2014년 10월 개관한 대구문학관은 대구시 중구 중앙대로 옛 상업은행 부지 1천302.1㎡(393평)에 지은 연면적 3천348.78㎡(1천14평,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 건물의 3, 4층이다.(1, 2층은 향촌문화관) 시내 중심에 있어 접근성은 좋으나 규모가 작다는 평가가 많다.대구문학관 확장 개관을 희망하는 측은 더 깊이 있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규모 확장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앞으로 1970, 80년대 활동했던 작가들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관련 문학사업을 행하기 위해서라도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대구경북에서 활동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사업(작품 소장, 전시, 낭독 공연, 학술행사, 문학로드 발굴 및 운영, 아카이브 구축 등)을 펼치고 있다.규모는 작지만 대구문학관 운영 성과는 크다. 하루 평균 관람객은 200~300명이다. 대구문학관처럼 종합문학관을 표방하고 있는 인천문학관, 대전문학관에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의 관람객이 찾는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성과는 더 선명해진다.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대구문학관은 종합문학관이다. 특정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도, 특정 주제가 있는 문학관도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실체는 '대구근대문학관'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종합문학관을 표방하지만, 주요 사업 대상이 현진건·이상화·이장희·백기만·백신애 등 일제강점기 혹은 1950, 60년대 활동한 작가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구문학관이 대구 근대문화예술의 중심이었던 향촌동과 북성로, 경상감영길 등을 인근에 끼고 있다는 점도 근대문학관의 색채를 더한다.대구문학관이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근대문학관'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건립 당시 논의 끝에 '종합문학관'으로 결정했지만, 순서상 작고한 선배 작가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기에 자연스럽게 '근대문학'이라는 주제가 형성된 것이다.대구문학관 확장 논의는 지금의 성공 배경을 바탕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일제강점기와 1950, 60년대 주요 작가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으나 앞으로는 1970, 80년대 활동한 작가들에 대한 기념사업과 문학사업을 추진하겠다, 그러자면 규모가 커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구문학관 확장을 추진한다면 낭패에 직면할 수 있다.큰 건물을 짓고 가능한 한 많은 대구 작가들을 세세하게 챙긴다고 문학관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의 유명한 문학관 중에 자기네 지역에서 활동했던 주요 작가들의 작품과 생애를 시대별로 다 정리하고 기념하는 문학관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도 없다. '기념 대상 작가들을 엄격하게 선정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봐야 마찬가지다. 1년에 한 명씩만 작가를 추가해도 50년이면 50명이다. 이건 기록관이 할 일이다.목포문학관은 애초 소설가 박화성 문학관으로 추진했으나 극작가 차범석·김우진, 평론가 김현 등 지역과 인연 있는 작가들을 포함해 지역문학관 성격을 띤 '목포문학관'으로 만드는 바람에 시민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말았다. 작가들의 문학적 성취가 약해서가 아니라 각각의 색깔을 뭉개버렸기 때문이다.대구문학관 확장 개관은 '어떤 성격의 문학관이냐'를 바르게 전제한 바탕에서 논해야 한다.

2019-07-17 14:50:08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혁산의 교훈

나라를 지키는 군대나 인물을 이를 때 흔히 '간성'(干城)이라고 한다.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는 방패와 성이라는 뜻이다. 특히 군대는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다. 군이 외침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허약하거나 내부 기강이 무너져 제 구실을 못하면 나라가 위기에 처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어서다.19세기 중엽, 청나라와 영국 간의 아편전쟁은 간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좋은 역사적 사례다. 1차 아편전쟁이 벌어진 1841년 여름, 청의 도광제는 위내(衛內)대신 혁산(奕山)을 정역장군에 임명해 영국군을 몰아내라고 명령했다. 그에게 무려 7개 성의 대군을 주었고 지급한 군비만도 200만 냥에 달했다.하지만 기록대로 청군은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싸움에서 지자 혁산은 영국과 몰래 협상해 광주성 요새를 돌려받는 조건으로 600만 냥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겠다는 약속만 받아내고 사태를 무마한 것이다. 그런데 청 조정에서는 혁산을 위시해 554명을 공신으로 포상했다. 패장에게 포상이라니 믿기지 않은 일이었다.혁산이 영국 기선을 공격해 침몰시키고는 함대를 불태웠다며 거짓 보고문을 조정에 보냈고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도광제와 청 조정이 그의 거짓말에 속은 것이다. 중국인들에게 큰 고통의 기억으로 남아 있는 아편전쟁의 한 단편이다.최근 우리 군이 연일 구설에 오르면서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북한 목선에 경계망이 뚫린 삼척·고성 사건에다 해군 2함대사령부 초병의 기강 해이와 지휘관의 사건 조작이 겹치면서 군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문제가 커지자 야당은 그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냈다. 정 장관의 해임 건의는 올 들어 벌써 두 번째다.정경두 장관은 지난해 9월 제46대 국방부 장관에 취임했다. 그런데 갖가지 불미스러운 일과 말실수로 그동안 열 번을 사과했다. 장관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사과했다면 그는 간성이 아니라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인물이다. 여당이 해임건의안 표결을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 단축 등 꼼수를 부리고 있으나 그렇다고 떨어진 신뢰가 거꾸로 솟지는 않는다. 이쯤 되면 나라를 위해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서종철 논설위원 kyo425@imaeil.com

2019-07-17 06:30:00

[관풍루] 訪韓 이스라엘 대통령, 文대통령에 "미사일방어망 갖춰 국민 보호하라"며…

○…방한 이스라엘 대통령, 문 대통령에 "미사일방어망 갖춰 국민 보호하라"며 "순진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 잘 받아들이지 못하면 메아리 없는 넋두리일 뿐.○…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법적 공방 11년 만에 소유권이 문화재청으로 왔지만, 소재지는 여전히 오리무중. 국가 기관이 한 사람의 '똥배짱'을 이기지 못하는 세상.○…치킨과 맥주로 '대프리카'의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버릴 '대구 치맥페스티벌' 개막. 정치·경제·외교 모두 꽉 막힌 정부·여당에도 시원한 치맥 한 세트 권합니다!

2019-07-17 06:30:00

이춘수 동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토착왜구(倭寇)와 토착종북(從北)

토착왜구는 한국 사람이면서 일본 편을 들거나 일본에 부역하는 자생적 친일파를 가리킨다.필자도 토착왜구인 것 같다. 한·일 역사 문제는 제쳐두고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촉발과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를 먼저 비판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은 일본과 관련해 역사 문제이든, 경제 문제든 정부·여당의 잘못을 비판하면 '토착왜구'로 낙인찍고 일본 총리 아베 편을 들려면 도쿄에서 살라한다.이들의 주장은 정부·여당을 비판하면 '일본을 평균 이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토착왜구'가 되는 셈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전문가나 학계 인사, 언론, 야당도 모두 토착왜구다.토착왜구들의 요구는 일본이 잘했다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안위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또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고 온 집권 여당의 수장으로서 왜 이러한 사태가 터졌는지 최소한의 '되돌아 봄'은 있어야 하지 않는가에 있다.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때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을 파기한 이면에는 무슨 대단한 복안이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말짱 맹탕이었다. 결과는 일본의 경제 보복이었다. 일본을 두둔하는 게 아니다.그렇다면 토착왜구로 낙인찍는 그들은 누구인가? 21세기 대명천지에 3대 세습 독재를 하는 북한에 대해선 꿀 먹은 벙어리요, 범죄인 인권 보호는 그토록 떠들면서도 수백만 명을 아사시킨 북에 대해선 성명서 한 장 못 내는 비겁한 자들이다. 핵으로 동족을 위협해도 평화가 도래했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우리 군인들을 무참히 살육하는데도 북의 소행이 아닐 것이라 우기는 자들이다.국민들은 그들을 토착종북, 주사파라 부른다. 이들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북한 정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부류다.토착종북의 토착왜구 공격은 결코 우연이라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북한 대남모략 선전선동기구 조평통 인터넷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3월 28일 "토착왜구는 한마디로 얼굴은 조선 사람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란 뜻"이라고 정의했다. 토착종북 세력에 정치 투쟁 프레임을 교시한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집권 여당을 비롯한 종북 좌파 진영에서는 내년 총선을 '토착왜구 프레임'으로 치르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대한민국에, 우리 국민들에게 과연 누가 더 해로운 존재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이런 정부가 과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서 우리 기업들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며, 불안하기 짝이 없는 외교·안보 정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자유를 지켜줄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 원초적인 의문이 든다.국운과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국가 과제를 풀어갈 능력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토착종북 외엔 없을 것이다.일본의 대한 수출규제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는 걸 보면 마치 선조 임금이 명량대첩 후 "이순신으로 하여금 열두 척의 배로 일본을 물리치게 한 건 나의 결단력 때문"이라면서 전란을 초래한 근원적인 사태를 외면한 것과 다를 바 없다.12척의 거북선만 남기까지 수많은 거북선과 판옥선이 다 깨부심을 당한 건 선조 자신의 과오이다. 시대를 넘어 지금 12척의 배로 유일하게 분투하고 있는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우리 기업인들이다.

2019-07-16 19:03:04

김영진 경북부 기자

[취재현장] 도청 한옥마을 '환매'가 능사 아냐

경상북도개발공사가 경북도청 신도시 내 한옥마을 '환매'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3년 전 일반분양한 전통한옥단지 69개 필지 중 64곳에서 아직 건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7월 경북개발공사는 '도청 신도시에 명품 한옥마을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1단계 신도시 사업부지 한쪽에 한옥마을 부지 73필지를 만들어 69필지를 민간에 일반분양했다. 당시 78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 속에 3.3㎡당 110만~120만원가량에 모두 분양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하지만 분양된 지 3년이 되도록 73필지 중 견본주택 3채와 민간 5채 등 8채만 들어서 있을 뿐 나머지는 잡초만 무성한 공터로 남았다. 추첨제로 분양한 탓에 투기 목적의 지원자가 많았던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한옥 건축비 급등으로 한옥주택 건축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이런 상황에서 경북개발공사는 분양 당시 투기 차단과 조속한 한옥마을 조성을 위해 계약한 시점부터 3년 이내(지난 13일까지)에 착공하지 않으면 필지를 되사올 수 있는 환매 조항을 특약에 넣어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환매특약이 경북개발공사 처지에서는 금전적 손해일 뿐만 아니라 사유재산권 침해 등 법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 독소 조항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환매를 추진할 때 민법 제590조 제1항에 따라 당초 매매대금은 물론 법정이자(전체 매매대금의 2~3%)까지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환매특약은 사유 재산 침해 요소가 많아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래다.최근 경북도가 해당 부지를 환매해 독자적으로 한옥주택을 지어 일괄 분양하겠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마저도 부정적인 시각이 크다.이미 많은 필지가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등기이전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당초 매매금액과 이자를 보상하더라도 그 차액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휩싸일 수 있다. 그러면 그 기간에 개발이 지연되고 소송비용까지 발생해 금전적·시간적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내용은 두 가지 정도로 추려진다.가장 가능성이 큰 방안은 현재 전통한옥만 지을 수 있는 한옥마을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개량한옥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붕과 담장 등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부분에 대한 건축 기준을 완화해 미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한도에서 건축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또 경북도가 지원하는 전통한옥 건축지원금에 대한 기준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두 번째 방안은 분양자들이 요구해 온 한옥마을단지 내 상업시설 운영이다. 전주 한옥마을처럼 한옥단지 내에 상업시설을 유치해 경제성과 랜드마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다. 다만 이럴 경우 한옥마을 내에서 운영할 수 있는 사업 종류를 제한할 필요는 있다. 신도시 조성 당시 이미 수요를 분석한 후 적정 상가 필지가 설계됐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가를 운영하면 과공급 현상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한옥단지 내에서는 지역 내 특산물 판매장이나 각종 체험시설 등 기존 상권과 겹치지 않는 상가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 분양자들은 서로 한발씩 양보해 지금이라도 빠른 한옥마을 조성으로 '윈-윈'하는 전략을 재수립할 필요가 있다.

2019-07-16 15:22:26

[관풍루] 일본의 경제보복에 청와대가 '이순신 12척' '동학 죽창가' '국채보상운동' 운운하며…

○…일본의 경제 보복에 청와대가 '이순신 12척' '동학 죽창가' '국채보상운동' 운운하며 연일 반일 감정 선동. 일은 정부가 저질렀지만, 해결은 국민이 해달라는 뜻?○…민노총, 이제는 협력업체 사장 감금·폭행에 가족 살상 협박까지.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으니 바야흐로 '민노총공화국' 시대를 과시한 듯!○…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 "정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대구경북이 소외되거나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잘 챙기겠다"고. 진작 그런 결기와 열정을 가졌더라면….

2019-07-16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세풍] 비일(非日), 이대로 하면

7월 1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촉발된 나라 안 반응이 나날이 다른 꼴을 보이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나 번지는 듯하고, 정부 쪽에서는 조금씩 국민 정서의 자극을 겨냥한 듯한 비일(非日) 발언과 행동이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의 인물에는 대통령부터 청와대 참모,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물꼬는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국회의원의 지난 7일 경제 보복에 대해 '의병을 일으켜야 할 일'이란 발언이 튼 것 같다. 1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과 12척의 배' 발언이 있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일본 총리를 편드는 듯한 사람을 겨냥해 '동경(도쿄)으로 이사 가라'는 말로 거들었다. 13일에는 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죽창가' 동영상으로 화답했다.이런 흐름을 훑어보면 대략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을 빼더라도, 모두 지금 정부나 여당 또는 그 외곽 조직에서 나름 안정된 자리에 현실적인 힘까지 갖추고 그런대로 추종 세력도 만만찮게 가진 사람들인 듯하다. 말하자면 끼리끼리 밀고 당겨줄 그런 지지자가 있는 사람들인 셈이다. 앞선 이런 발언과 행동은 바로 그런 쪽 입맛에 맞을 것이므로 앞으로 비슷한 일도 이어질 법하다.그러나 흔히 이런 일은 좋은 열매를 거두지 못하기 마련이다. 시대와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지금은 맨손이나 죽창을 든 의병이 일어나 12척의 이순신 장군을 도와 마음에 들지 않은 이 나라 사람들을 몰아내 바다 건너 일본 땅 동경으로 추방할 수 있는 시대도, 분위기도 아닌 탓이다. 그럼에도 만약 굳이 그러길 바란다면 다음 문제부터 풀길 바란다.먼저 국민의 '흥미'를 끌 일을 없애는 문제다. 조정래 작가가 지난 2017년 11월 대구은행에서 강의할 때의 이야기다. 일본 작가가 한국 작가를 부러워한다고 해서 그 까닭을 물으니 "한국엔 '흥미로운 일'이 넘친다"는 대답이었다고 했다. 자고 나고 눈만 뜨면 정치 싸움부터 온갖 '재미'가 매일 넘실대는데, 문재인 정부가 과연 이를 깔끔하게 없게 하고 국민을 비일의 대열에 합류시켜 끝까지 이끌 수 있을까.다음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손꼽히는 국민의 '낙천성'이다. 분명 시간이 흐를수록 잊는 사람이 늘어날 텐데 지금 분위기가 이어질까. 지난해 12월 대구의 한 국제학술 토론회에서 나가노 신이치로라는 일본의 한 대학 명예교수는 갈등 속 한·일 방문객 교류를 이야기하면서, "한국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냥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으나 일본인들은 주시한다"고 지적한 까닭도 이와 같은 맥락이리라.또 먹고사는 문제도 있다. 앞선 발언과 행동의 주인공처럼 걱정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는 쪽도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으로 쪼들린 삶에 아우성인 사람도 상당하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조선은 왜 망하였나'라는 책에서 '빈곤이 조선과 북한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한 사례도 있었지만 지금은 힘든 삶이 반대의 효과를 내는 그런 시절이다. 마치 촛불 민심처럼.우리는 지금 나라 안팎에 버겁게 맞아야 할 상대가 널렸다. 똑똑한 머리에 입만 앞세우고 몸은 빠지는 그런 사람들로 비좁은 나라에서 몇몇 앞장선 사람이 의병이 되어 죽창을 들거나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에 올라타라고 하는 행동은 삼갈 일이다. 우물 속에서 대롱으로 하늘을 보는 필부도 이런 느낌인데 해마다 일본을 찾아 구석구석을 살피는 700만 명(2018년 한국 방문 일본인은 294만 명) 넘는 국민(2018년 753만 명)은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다. 우리에게 소리없는 비일은 꿈속의 일인가.

2019-07-16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일본 때리기' 왜?

장면1. 2017년 9월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 업무 오찬에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지만 일본은 동맹이 아니다"고 했다. 일본이 요구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지만 면전에서 이 말을 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떤 마음을 먹었을지 짐작이 간다.장면2. 지난해 5월 일본 도쿄 총리공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로부터 한글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케이크를 받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가 안 좋아 단것을 잘 못 먹는다"고 사양했고 한국 측 참모들이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 문 대통령이 케이크를 먹지 않자 아베 총리와 참모들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도화선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 배상 판결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노골화한 '일본 때리기'가 지금의 사태를 가져온 근본 원인이란 분석도 나온다. 왜 집권 세력은 일본 때리기에 혈안이 됐을까.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의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답을 유추할 수 있다. 드루킹은 "문 대통령 측근에게 일본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들은 일본이라는 말만 나오면 질색했다"며 "선악 이분법으로 일본과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또 "관제 민족주의로 온 정권이 똘똘 뭉쳐 반일 외치다 나라가 망국으로 가는 게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선악 이분법에서 일본에 대한 집권 세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관제 민족주의에서는 정권 실정에 대한 국민 비판 희석은 물론 내년 총선에 활용하려는 집권 세력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한·일 간 수출 규제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 요청에도 미국이 중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오랜 기간 경제 보복을 준비한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전에 의논했을 가능성이 크다. "형님! 한국을 손 좀 볼 테니 모른 척하고 계세요"라고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은 한국이 고립무원(孤立無援) 신세임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북한처럼 '우리 민족끼리'로 가려는 집권 세력의 행태 탓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2019-07-16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군(軍)에 대한 단상

한국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 경험이 있다. 군 복무는 전체 인생에서 보면 얼마 되지 않은 기간이지만, 그때 습득한 습관·버릇은 평생을 따라다닌다.필자는 밥을 빨리 먹는 습관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채 절반도 먹지 않았는데, 벌써 숟가락을 식탁에 놓는 경우가 많다. 훈련소 시절 빠른 시간 내에 식사를 하지 않으면 더는 못 먹게 했기에 그때의 습관이 몸에 배어버렸다.또 다른 습관은 집사람이 깨울 때 벌떡 일어나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눈을 뜨는 것이 아니라 벌떡 일어나면서 눈을 뜬다. 보초 교대 때나 기상 시간에 맞춰 후다닥 일어나는 습관이 무의식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인지, 생활 속 긴장감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고칠 수 없는 습관이 됐다.군대에서 얻은 지울수 없는 흔적이 몸에도 남아 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바로 무좀이다. 당시에는 소대원 중 막내가 양말을 공동 관리했다. 피곤하고 잠 부족한 막내가 양말을 제대로 빨 리 없으니 불결하고 비위생적이었다. 큰 대야에 양말 수십 켤레를 넣고 세제를 풀어 대충 흔들고 털어 끝내는 식이었다. 소대원 전체가 무좀을 달고 살았고, 제대 후에도 한참을 고생했다.당시 군대는 전체적으로 폭력적·강압적·비이성적이었지만, 현재 군대와 차별적인 것은 상급자의 자세였다. '고참 중에 고문관(꼴통 병사)이 없다'는 말이 있듯, 하급자를 부리고 갈구려면 상급자가 모범을 보여야 했다. 평소에는 으스대고 탐욕스러운 상급자였지만, 문제가 생기면 앞장서 해결하고 책임지는 분위기였다. 군대 특유의 계급 문화, 체면 문화는 상급자의 솔선수범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았다.30년이 지난 옛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요즘 군 지휘부의 책임 회피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북한 목선 사건에는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이 사건 은폐에 책임이 있으면서 예하 부대만 처벌했고 해군 2함대는 책임 추궁이 두려워 사병을 허위 자수시켰다. 지휘자가 책임지지 않는 군대는 오합지졸이다. '나는 양 한 마리가 지휘하는 사자 백 마리의 군대보다 사자 한 마리가 지휘하는 양 백 마리의 군대를 더 두려워 한다.'(탈레랑 페리고르) 현재 군 지휘부에 국가 안보를 맡겨두고 안심할 수 있는 국민이 있을까.

2019-07-15 06:30:00

[관풍루] 경제 위기론 속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8천590원으로 결정하며 일단 속도조절 모드

○…경제 위기론 속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8천590원으로 결정하며 일단 속도 조절 모드. 그동안 과속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말씀!○…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징검다리포럼 대구창립식에서 "대구가 지금 소리도 못 내고 울고 있다"고. 원래 속울음이 통곡보다도 더 무서운 법.○…한 정신과 의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에 검·경과 법원이 잇따라 '무혐의' 처분. 혹여 정신과 의사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은?

2019-07-15 06:30:00

편집국 편집국부국장

[매일칼럼] 오늘의 그들이 어제의 우리였다

지난주 대법원은 이혼한 이주여성이 억울하게 추방되는 것을 막는 판결을 내놨다. 이혼 책임이 한국인 배우자에게 더 많다는 사실만 증명되면, 이주여성의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다. '한국인 배우자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을 때만 체류 연장이 가능하다'고 봤던 기존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재판부는 "(이주여성이) 정상적인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어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이 오로지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 탓인 경우에만 체류 자격을 연장해 준다면, 외국인 배우자로서는 혼인 관계를 적법하게 해소할 권리를 행사하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한국인 배우자가 이를 악용해 외국인 배우자를 부당하게 대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이 판결은 '베트남 아내 폭행 동영상'으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우리 사회에는 결혼이주여성에게 차별적인 제도와 인식이 있다. 이주여성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 이혼을 하려면 추방을 각오해야 한다. 이주여성의 체류권이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되는 독소 조항 때문이다. 이주여성이 비자 연장이나 영주권 신청을 할 때는 남편의 신원보증이 꼭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에 피눈물 흘리면서도 이혼을 꺼린다.가정폭력에는 나쁜 인식이 똬리를 틀고 있다. 가부장주의와 성차별이다.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의 경우 언어·문화적 갈등과 차별·멸시가 추가된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여성일수록 그 정도는 심하다.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결혼이주여성(920명)을 조사한 결과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10명 중 4명(42.1%)이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정폭력 유형은 ▷심한 욕설(81.1%) ▷한국 생활 방식 강요(41.3%) ▷폭력 위협(38%) ▷생활비 미지급(33.3%) ▷성행위 강요(27.9%) ▷부모·모국 모욕(2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국제결혼 과정이 이런 결과의 원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은 '인연'보다는 '거래'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베트남 여성,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2007년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보고서에 증거물로 공개된 한국 길거리의 현수막 문구다. 보고서는 브로커를 통한 한국의 국제결혼을 인신매매로 규정하며 "동남아 저개발국 여성들을 상품처럼 다룬다"고 지적했다.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베트남 여성은 순종적이다. 생활력이 강하다. 부모님을 극진히 모신다'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 또 업체들은 여성의 국적에 따라 권장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결혼업체 홈페이지에 소개된 '베트남 결혼 일정표'는 놀라울 따름이다. 현지에서 7박 8일간 일사천리로 결혼까지 이뤄진다. 몇 번의 맞선을 거쳐 3일 차에 '최종 결혼 승낙', 4일 차에 결혼식과 웨딩 촬영을 한다. 이후 혼인 접수와 데이트로 '결혼 원정기'는 마무리 된다.한국에서 국제결혼은 전체 혼인의 10%에 이른다. 저출산 고령화로 이주노동자가 늘고, 결혼이주여성도 증가할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37만 명이다. 10년 뒤엔 한국 인구의 10%(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우리나라는 이제 외국인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됐다.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 세심한 인권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문명국가의 기본이다. 대한민국이 가난할 때, 우리도 설움을 겪었다. 오늘의 그들이 어제의 우리였다.

2019-07-14 14:45:39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일본 맥주의 퇴장

20여 년 전만 해도 주당들은 한국 맥주를 마시면서 '말 오줌 같다'고 투덜댔다. 물을 많이 섞은 듯 싱겁고 밍밍한 맛이 난다는 불평이었다. '말 오줌'은 영어 'horse piss'에서 나왔는데, 맛없는 싸구려 맥주를 뜻하는 속어다. 어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 말 오줌 맛이 이럴 것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주당들은 한국 맥주를 '폭탄주 전용'이라고들 한다. 미국 유학생들이 폭탄주를 마시면 멀리 있는 한국 상점을 찾아 비싼 한국 맥주를 산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미국 맥주로 폭탄주를 만들면 강한 맥주 맛 때문에 폭탄주 본래의 맛이 구현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아마 외국 생활을 하면서 '익숙하고 정겨운 맛'을 찾으려는 욕구 때문에 나온 얘기일 것이다. 어쨌든 주당들은 지금도 폭탄주를 제조할 때는 한국 맥주를 쓰지, 수입 맥주는 절대 사절이다.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 "한국 요리는 맛있지만,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고 했고, 일부 언론은 2015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 맥주는 정말 맛없다. 맥주는 확실히 우리 것이 더 맛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한국 맥주는 이래저래 혹평을 받고 있지만,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TV·신문 등에서 진행하는 테스트에는 한국 맥주는 외국 맥주에 비해 맛과 향, 색, 목 넘김에서 그리 손색이 없다. 한국 맥주 회사들은 맛 못지않게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 때문에 한국 맥주가 저평가돼 있다고 해명한다.이런 소비 패턴 때문인지 편의점·슈퍼마켓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입 맥주 판매가 한국 맥주를 앞질렀다. 수입 맥주 중 아사히 맥주가 부동의 1위를, 기린, 삿포로는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일본 맥주가 강세다. 일본 맥주의 인기는 한국 맥주와 맛은 비슷하지만, 좀 더 농도가 강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베 정부의 수입 규제에 맞서 편의점·슈퍼마켓 등에서 일본 맥주를 팔지 않는 곳이 늘고 있다. 매출도 소폭 줄었다. 맥주 불매로 '반일'이 될까 의심스럽긴 하지만, 대세가 그렇다면 안 마실 수밖에.

2019-07-13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대구부산, 본디 이랬지

대구(경북)와 부산(경남)은 본디 경상도의 한 울타리였다. 1392년 조선이 들어서고 경계가 정해지고 그렇게 482년(1413~1895)을 같은 공간에서 부대꼈다. 그래선지 민족이 가장 힘들던 약 35년간의 일제강점기 즈음 역사에 길이 빛날 의기투합의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482년의 세월보다 35년의 짧은 시기 벌인 경상도 사람의 값진 활동이 지금껏 조명되는 까닭이다.먼저, 부산이 구상하고 대구가 전국으로 불을 댕긴 1907년 국채보상운동이다. 특히 일제에 맞서는 만큼 보안이 생명인 비밀결사 내 경상도 사람의 활동은 더욱 돋보인다. 1909년 대동청년단(서울), 1913년 대한광복단(경북 풍기), 1915년 조선국권회복단과 대한광복회(대구), 1919년 의열단(중국)에 이르기까지 경상도 사람은 지휘자로서, 대원으로서 활약이 뚜렷했다.경상도 사람은 나라 찾는 일이라면 사상과 이념의 좌우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개방성을 보였다. 이는 경상도의 진보성(손호철 서강대 교수)으로 나타났고, 광복 이후 해방 정국에서도 이런 높은 진보 지표는 이어졌다. 이 같은 유산은 뒷날 독재 정권에 맞서는 2·28 대구 학생민주화운동과 부산경남의 민주화 활동과도 맥이 닿는다. 한 울타리 경상도 사람의 의로운 발자취이다.1895년 이후 한 울타리를 벗고 경북(대구)과 경남(부산)으로 나뉜 경상도는 이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5개 시·도로 갈렸다. 분가에다 지방자치제로 경상도는 지금 어느 때보다 힘든 날들이다. 부산의 지도자가 앞서고 이웃 울산과 경남이 가세, 5개 시·도지사의 합의를 무시하고 국가 정책을 뒤집고, 반대하는 국토교통부까지 압박해 항복을 받아내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막무가내 재추진 탓이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국 시·도당 위원장들이 지난 9일 모였을 때 대구경북 시·도당 위원장들이 어려운 지역 사정을 꺼내며 부울경의 행동 자제를 호소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제라도 부울경은 자신들 이익만 앞세우지 말고 큰 틀에서 경상도는 물론, 나라 남부지역을 고루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야 한다. 본디 울타리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때' 그랬던 흔적만이라도 되새기면 해법은 그리 멀리 있지만은 않을 듯하다.

2019-07-12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은 더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은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 아베 일본 총리가 "막다른 길로 계속 가면 어쩔건데…?"라고 되물으면 어쩌나.○…TK 정치권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정에 연일 강도 높은 공세 지속. 그게 바로 사후약방문이요, 사또 떠난 뒤에 나팔 부는 격…!○…음식업계, 대구시가 '따로국밥'을 '대구육개장'으로 표기한 데 대해 정체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발끈. '밥 따로 국 따로'라고 다 '따로국밥'이 아니라는 말씀?

2019-07-12 06:30:00

권성훈 디지털국 디지털뉴스부장

[청라언덕]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의 마음으로

전 국민을 경악게 한 잔인한 살인(전 남편)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 뉴스에 나올 때마다, 그 사실에 약간의 상상력만 더해도 정서가 메마르고 피폐해진다. 참혹하고, 비정하고, 살벌하고, 악마 같다는 생각마저 스친다.베트남 아내를 2살 아이 앞에서 무차별 폭행한 남편. 폭행 사유는 황당 그 자체. '맛도 없는 베트남 음식 하지 말라고 했는데 했다', '말귀를 못 알아 먹는다' 등 어이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반성의 기미라곤 찾아볼 수 없다.두 가지 사건뿐 아니라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 또는 방송에 등장하는 사건 사고(고액의 보험금 타려고 가족 계획 살해 등)는 무섭기도 하고, 황당무계하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국민 정서도 이를 데 없이 황폐해진다.'이전투구' 정치판도 한 번 돌아보자. 여야의 싸움, 끝이 없다. 오로지 소모적 정쟁만이 계속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더 심해진 것은 권력 실세나 고위 공직자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뻔뻔해졌다는 점이다. '야당(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는 이유로 특정지역(대구경북)의 핍박·홀대도 심해졌다. 고령의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은 건강이 악화되어도, 여전히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쳐다본다'는 말이 떠오른다. 현 집권 세력은 수많은 악재(드루킹, 김태우 전 수사관과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 손혜원의 목포 투기 의혹,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 일본과의 외교 마찰 등)가 터질 때마다, 사건의 본질이나 진실에 접근하기보다 메신저(폭로한 장본인)를 공격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현재 진행 중인 '윤석열 정국'(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아마도 국회 인사청문회 청문보고서 채택은 불발되고,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의 극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타협이나 양보는 현 정치권에서 기대하기 힘든가 보다.우리 사회의 끔찍하고 황당한 사건 사고, 정치권의 아수라판 정쟁 등을 보면서 '참 해도 해도 너무한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의 마인드가 필요한데….'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스친다.요즘 "아~~~ 절마. 진짜 지밖에 모르네!"(경상도 사투리). 타인은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다. 마음속에는 자신만이 가득 차 있다. 99% 아니 100% 자신의 감정과 욕심, 악한 이기심만이 가득하다고 하는 편이 맞다. 그런 마음속에 국민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런 마음속에 국익은 언제나 후순위로 밀릴 뿐이다.청와대를 비롯한 현 집권 세력, 그리고 제1 야당도 마찬가지다. 국정 운영과 견제·대안 제시를 위해 '집단 지성'을 이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타협이나 배려, 양해, 양보 등의 단어는 잊은 지 오래다. 이익단체 같은 느낌마저 든다."마음속에 딱 절반, 50%만 자신으로 채우고 살자." 이것이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의 마음이다. 그래야 가족, 친구, 지인 그리고 타인이 내 속에 비집고 들어와 놀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다. 80% 이상 자신만이 가득 차 있어도, 삶의 넉넉함이 없다.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분노 조절 장애를 드러내기 십상이다.대통령부터 50%만 자신(집권 세력과 그 지지층)을 위하고, 50%는 국민과 야당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2019-07-11 14:26:05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착한 고무신

1960년대, 대구와 같은 대도시에도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아이들이 태반이었다.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간 아이들 시선은 온통 운동화에 쏠렸지만 막상 아이의 발을 차지한 것은 열에 예닐곱이 검정 고무신이거나 조금 더 깔끔해 보이는 흰 고무신이었다. 여름철, 고무신을 벗어 들고 학교 복도에 발을 내디디면서 햇볕에 그을린 발등과 묘한 대조를 이루던 발가락을 물끄러미 지켜본 기억이 생생하다.이런 결핍의 기억은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유년기의 맨발이 맞닥뜨렸던 따가운 햇볕과 땀으로 미끌거리던 발의 감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값싸고 질기며 간편했고, 때로는 반으로 접어 끼운 모래판의 장난감이 되기도 했던 고무신은 1960, 70년대라는 시대를 되짚어보는 기억의 연결고리라는 점에서 삶의 소중한 한 대목이다.요즘은 우리 주변에서 고무신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전히 공장에서는 고무신을 만들어내고 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도시에서 고무신을 구경하기는 힘들다. 이따금 여행 중 찾는 사찰의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인 흰 고무신 정도가 전부다.이런 고무신이 맨발의 아이들을 찾아 해외로 나간다는 보도다. 대구의 한 사회복지법인이 최근 고무신 1천여 켤레와 교육용품을 동티모르에 실어 보냈다는 뉴스다. 고무신만 덜렁 보낸 게 아니라 초중고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울긋불긋하게 장식한 고무신을 멀리 동남아 섬나라의 산골마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름하여 '착한 고무신'이다.이는 맨발로 2~4시간 험한 산길을 걸어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돕자는 캠페인의 결과다. 비록 한 켤레의 고무신에 불과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이 담겼다는 점에서 소중한 우호의 선물인 동시에 대구와 동티모르를 연결하고 정서적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접점 중 하나다.고무신을 계기로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현지에 초등학교를 짓고 교육개발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맨발로 커피콩을 줍는 아이들에게 고무신은 내일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간단하면서도 결코 간단하지 않다. '내일을 위한 신발'이라는 뜻을 가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탐스(TOMS) 스토리와 착한 고무신은 좋은 짝이다.

2019-07-11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대외 의존도 낮출 주요 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

○…문재인 대통령,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대외 의존도 낮출 주요 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 등 당부. 먼저 발등에 붙은 불부터 끄고 나서 할 이야기.○…여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뒤 적격성 두고 상반된 입장. 검경, 종일 거짓말해도 검찰총장 되면 향후 범법자들도 따라서 거짓말하면 어쩌나.○…일본 치벤학원 학생 58명, 한일 갈등 속 올해 45년째 '속죄'의 한국 수학여행. 대구경북인, 부디 예부터 나눈 이웃 정(情) 깨쳐 두 나라 평화 잇는 오작교 되기를!

2019-07-11 06:30:00

모현철 정치부장

[데스크칼럼] '비주류' 김부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구 수성갑)은 최근 매일신문이 실시한 '대구경북(TK)을 이끌어갈 대표 정치지도자' 여론조사에서 1위로 꼽혔다. 민주당 소속인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TK 정치인으로 시도민에게 각인된 듯하다.김 의원의 대구 입성은 입지전적이었다. 김 의원은 경기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한 뒤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2012년 19대 총선 때 수성갑으로 왔다. 김 의원이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에 출마한 것은 불가능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패했고, 2014년 대구시장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2016년 3선 의원과 경기지사를 역임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어 승리를 거뒀다.'험지'에서 승리하면서 그의 정치적 위상은 높아졌다. 김 의원은 대구경북에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인물로 첫손에 꼽혔다.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발탁돼 무난하게 잘 마무리했고, 여권의 대권주자 반열에도 올랐다.하지만 김 의원의 지역구에서 평가는 엇갈린다. 행안부 장관을 지내는 동안 지역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데다 문 정부에 대한 지역 정서가 좋지 않은 탓이다. 문 정부의 'TK 패싱'이 가장 큰 원인이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놓고 PK·TK 간 10여 년 갈등 끝에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놓고 타당성 조사를 하다가 기존의 김해공항을 확충하기로 5개 단체장 간에 합의가 이뤄졌는데도 김해신공항 재검토 결정이 나자,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이미 예산 삭감으로 위기감을 느낀 시도민은 김해신공항 재검토로 인해 '이제는 정말 올 게 왔구나' 하는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당연히 시도민의 원망 대상은 대구경북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다. 특히 영향력이 가장 큰 김 의원이 타깃이 됐다. 지역에서는 김 의원이 행안부 장관으로 재직 시 제기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가덕도 신공항 주장에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지역의 불만이 김 의원으로 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당신도 내년(총선)에 어렵지' 하는 질문을 받는다"고 썼다. TK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정부의 김해신공항 재검토로 인해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대선주자인 그는 이제 내년 총선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김 의원은 대구시민에 의해 큰 정치인으로 성장했지만, 많은 시도민이 김 의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왜 신공항 이슈에 대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 '왜 명성에 걸맞게 정부·여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일까?'라고 말이다. '4선 국회의원인 데다 행안부 장관까지 했으면 어느 누구보다 현 정부의 이 같은 흐름을 미리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지적도 나온다.김 의원을 보면서 결국 정치적인 힘은 다선이라는 경륜, 행안부 장관이라는 행정 경험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정치인은 권력의 주류가 아니면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주류 또는 실세가 아니면 화려한 경력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자조도 나온다.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주류 정치'에 의존하는 걸 보면 정권은 바뀌어도 정치는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대구에서는 걸출한 비주류 정치인보다 여권 실세 인사 한 명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여당 4선인 김 의원은 '비주류'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이제 정치적 생명을 걸고서라도 대구경북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2019-07-10 17:40:11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표류

조선 성종 때 깜짝 놀랄만한 표류 사건이 일어났다. 도망간 노비를 찾아 체포하는 추쇄경차관으로 제주도에 부임했던 최부(崔溥)라는 관원이 이듬해 부친상을 당하자 배를 타고 급히 육지로 향하다 풍랑을 만나면서 중국 저장성(浙江省) 연안까지 표류한 것이다. 수십 명의 일행과 함께 14일간이나 해류에 몸을 맡긴 채 천신만고 끝에 상륙한 곳이 중국 닝보(寧波) 해안이었다.해적을 만나고 왜구로 몰려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관직을 가진 조선의 선비임을 당당히 밝힌 그는 기어이 명나라 관원의 호송을 받게 되었다. 사오싱(紹興), 항저우(杭州), 양저우(揚州) 등 연안과 내륙의 주요 도시를 지나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황제까지 만났다. 조선인이 중국의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를 두루 여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산해관과 요동을 지나 압록강을 건너 6개월 만에 한양으로 돌아왔는데, 그 기나긴 여정의 기록이 바로 표해록(漂海錄)이다.1987년 정초를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 김만철 씨 일가의 탈북 사건도 목숨을 건 표류를 통해 이루어졌다. 북한의 청진의과대학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던 그가 처가 식구까지 포함한 일가 11명을 50t급 청진호에 태우고 북한을 탈출해 일본과 대만을 거쳐 25일 만에 남한으로 귀순한 사건이다. 청진항을 출발한 다음 날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닷새 만에 도착한 곳이 일본 후쿠이(福井) 외항이었다.김만철 일가는 불법 입국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따뜻한 남쪽 나라'를 귀착지로 밝혀 은연중 한국행 의사를 표명했으나, 문제가 복잡해졌다. 우리 정부가 공식 인도 요청을 했지만, 일본 조총련의 협박과 북한의 송환 요구에 입장이 곤란해진 일본 정부가 공해상 추방 방침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들은 제3국인 대만을 경유해 남한에 도착하게 되었다.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을 두고 정부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왼고개를 치는 국민이 숱하다. 애초에 북한 목선이 '표류'한 것처럼 브리핑한 것부터가 의문이다. 그리고 '삼척항 인근'이라고 한 표현과 '깨끗한 오징어 배'의 모습, '칼주름 인민복' 등 납득할 수 없는 의문점이 적잖다. 정부의 오락가락 대응에 이제는 민심이 표류할 판이다.

2019-07-10 06:30:00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서울 언론과 중앙 관료에 비친 지방

최근 서울에서 중견 언론인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화제가 5월 있었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삭발식으로 옮겨갔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이란 중간지주회사를 만들고, 본사 기능을 서울에 두는 것에 반대해 송 시장이 삭발 투쟁에 들어갔던 사건이다.갈등을 해결해야 할 광역자치단체장이 앞장서서 삭발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현대중공업은 그대로 울산에 남고 새로 만드는 지주회사만 경영 효율을 위해 서울에 두는 것인데 지역 경제 피폐를 말하는 것은 지나친 지역이기주의란 주장이었다. 지역 언론인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기자가 말문을 열었다. "시장의 삭발이란 행위엔 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서울 사람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동안 거대 기업 현대중공업이 울산에 기여한 건 상상을 초월한다. 본사가 울산에 있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령탑이 울산에 있어서다. 울산시장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현대중공업 수뇌부와 만날 수 있었다. 지주회사가 생기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대중공업 사장이 개발과 생산에 관해선 결정권이 있겠지만 이제부터 지역 상생에 관한 결정은 '서울의 지주'가 한다. 울산이 걱정하는 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도 참석자들의 분위기는 냉랭했다.조금 더 덧붙였다. 포스코의 본사는 포항에 있다. 그러나 포스코그룹의 모든 결정권은 서울사무소가 행사한다. 회장이 서울에 머물기 때문이다. 최근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스코의 대(對)포항 투자 확대 요청을 위해 서울에 왔다. 짧은 면담에서 성과가 있을 리 만무했다. 게다가 포항제철소장은 포항의 문제를 제철소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높으신 회장님'을 일개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만나게 했다고 상당한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본사가 지방에 있어도 이럴진대 지주회사가 서울에 있다면 아무리 특정 지역에 주력 기업이 있다고 해도 그 기업은 서울 기업이 된다. 자회사가 독립법인일지언정 사실상 생산공장화 되는 것이다. 지방에 있는 생산공장의 대표가 해당 지자체와의 협력체계를 이끌어내기는 불가능하다.조금 더 나갔다. 중앙 부처 관료들은 우리나라가 서울공화국이라는데 동의해도 서울 집중의 부작용에 대해선 무감각하다. 대부분 '그게 뭐 어때서?'이다. 사람과 돈이 모이는 서울과 수도권에 정부의 투자와 SOC가 집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도 경영 여건이 좋은 곳에 자리해야 우수 인력을 확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로 인해 수도권이 비대해지면 재원을 또 투입, 불편을 없애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사고다. 객관적일 것 같은 서울 언론인들도 관료들과 다르지 않다. 지방분권, 균형 발전에 대한 시각은 경직돼 있다. 서울 언론에서 분권과 균형 발전이란 단어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방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예타면제를 통해 지역 SOC를 확충하는 것도 이들에겐 불만이다. 필요도 없는 곳에 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냐는 것이다. 지난 4월 정부가 지자체의 건의를 받아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시도별 예타면제 사업을 발표하자 서울 언론 대부분은 '내년 총선용 선심행정'이라고 비판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지방이 몰락하면 결국 국가의 재앙으로 이어지는데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지주회사가 어디 있건, 대기업 본사가 어디에 있건 관심 밖이다. 이들에겐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지역민들이 갈등 유발 인자처럼 보일 뿐이다. 눈치 없이 열변을 토해 봤지만 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방은 서울 사람들에게 떼쓰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2019-07-1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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